진흙속의연꽃

“한국불교 큰일 났다!” J 대선사의 ‘자연재해와 인과응보론’

담마다사 이병욱 2012. 2. 8. 12:07

 

 

한국불교 큰일 났다!” J 대선사의 자연재해와 인과응보론

 

 

 

 

팔만대장경에 진리가 없다?

 

팔만대장경은 골동품일 뿐 그 속에 진리 없다이 말은 일간신문 종교전문기자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올려 놓은 제목( 다”)이다. 이 제목은 동안거 해제시 OO스님이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거두절미하고 제목부터 대장경안에 진리가 없다는 말은 불교를 모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해하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종교전문기자가 운영하는 사이트는 불교뿐만아니라 개신교와 천주교, 원불교 등의 종교전문 필진이 포진하고 있어서 수 많은 독자층을 확보 하고 있는데, 대장경에 진리가 없다는 말은 결국 불교에 진리가 없다는 말과 동일시 된다.

 

선사들은 이렇게 오해 받기에 충분한 말을 해도 되는 것일까.

 

수다원과에 이르려면

 

선사들의 법문을 주로 불교TV사이트에서 듣는다. 현재 방영중인 프로에서부터 종영된 프로에 이르기까지 수 백편의 법문이 등재 되어 있는데, 그 중 일부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내용이 많다.

 

교학적으로 보았을 때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내용이 허다한데, 그런 것 중의 하나를 들라면 W스님의 수다원과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법문중의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수다원과 이르려면 무엇을 믿으면 될까? 행복도 불행도 내작품이다. 이 것만 확실히 믿어도 수다원과에는 진입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 것만 확실히 믿어도 더 이상 살생, 투도, 사음, 망어, 이 네가지는 안하는 것입니다.

 

(W스님의 행복창조 10, 제7 모든 것은 때다 걱정할 시간에 기도하자, 불교TV 2009-11-30)

 

 

W스님은 자신이 만든 행복창조 10만 확실히 믿어도 수다원이 된다고 말하였다. 스님이 신도들을 위한 방편으로 한 말일지 모르지만, 교학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아는 불자들이 보았을 때 어이없게 만드는 발언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입자가속기와 진공묘유

 

종정 후보로 올랐던 K스님은 불교TV법문에서 입자가속기의 예를 들어 진공묘유를 설명하였다.

 

현재 과학자들이 입자가속기를 이용하여 곧 연구성과를 발표 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불교에서 말하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진공묘유가 과학적으로 증명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기대 섞인 전망을 하였다. 이른바 과학과 불교와의 접목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처럼 과학에서의 양자론과 불교, 특히 대승불교에 있어서의 공사상과 유사성을 증명해 보이려는 시도는 스님들 뿐만 아니라 불교를 믿는 교수들의 강의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동타지옥(同墮地獄)의 변란

 

지난 2008 5월 중국 쓰촨성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 진도8.0의 대지진에 약 69,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여 전세계적으로 구호활동이 벌어 졌는데, 이런 자연재해에 대하여 어느 대선사는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다.

 

 

- 미얀마 사이클론에 이어 중국 지진으로 무수한 희생자가 났습니다.

과거 전생의 악업으로 동타지옥(同墮地獄. 함께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의 변란을 맞는다. 항시 선한 마음을 닦아 착한 행동을 해야 동타지옥을 면한다. 이번 사태는 비참하고 안타깝다. 유정 무정이 한 몸이다. 대자대비심으로 이들의 아픔을 함께 해야 한다.

(J대선사, 금당선원에서 수좌들과 무자년 하안거에 들어간 J 스님, 불교닷컴2008) 

 

금당선원에서 수좌들과 무자년 하안거에 들.docx 금당선원에서 수좌들과 무자년 하안거에 들.pdf

 

 

 

하안거에 들어가기전 기자의 질문에 스님은 지진희생자들에 대하여 전생에 지은 악업때문이라 하였다. 대체 자연재해와 인간의 악업은 어떤 관계가 있길래 스님은 이와 같은 발언을 하였을까.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

 

지난 2004년 스리랑카,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쓰나미가 밀어 닥쳤을 때 목사들은 쓰나미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말하여 한 때 큰 논란거리를 제공하였다.

 

이와 같은 식의 목사들의 발언은 지난해 일본 동북부 지방에서 대지진이 발생하였을 때 역시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라고 말하였다. 이런 목사들의 발언을 보면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하여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 라는 발언이 주류를 이루는데, 과연 자연재해와 하나님의 분노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Tsunami

 

 

 

자연재해와 인과응보

 

자연재해는 자연현상일 뿐이다. 제행이 무상하듯이 지구 역시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용암이 꿈틀 거리는 것도 모든 현상이 무상함을 나타낸다. 용암이 분출하면 화산이 되고, 지각판이 충돌하면 지진이 발생하고 쓰나미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연현상에 불과한 지진, 쓰나미, 태풍 등 에 대하여 하나님을 믿지 않아 하나님이 분노하였다는 식의 목사들 발언은 종교적 맹신의 극치를 보는 듯 하다. 그런데 이에 못지 않은 무지한 발언이 J대선사의 자연재해에 대한 인과응보론식의 발언이다.

 

J대선사는 쓰촨성 대지진의 원인이 인간이 저지른 악업 때문이라 하였다. 그래서 선업을 쌓자고 인터뷰에서 강조하였다. 하지만 자연재해를 인과응보로 해석하는 것은 불교의 교리와 전혀 맞지 않는다.

 

인간에게 인과응보를 말할 수 있지만 자연에 인과응보를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비록 무분별한 자원개발과 환경오염 등으로 인하여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그 에 따라 극지방의 빙산이 녹는다든가 일부 지역에서 엘니뇨현상등이 발생되긴 하지만 이는 국부적인 현상이다. 근본적으로 자연재해와 인과응보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자연 역시 제행무상의 법칙에 따른 하나의 현상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의 악업에 의하여 지진과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하였다는 식의 발언은 기독교의 목사들이 신의 뜻을 내세워 자연재해가 발생하였다는 것과 같은 무지의 극치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인과의 법칙을 무시해서 나온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선사들의 법문이나 발언을 들어 보면 황당하거나 어이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교학적 바탕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서 일 것이다.

 

 

책을 보지말라는 스님의 말을 곧이 믿고..

 

그렇다면 왜 한국의 선사들은 교학에 대하여 무지할까. 그것은 선불교의 전통때문일 것이다. 선종에서 말하는 교외별전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선종의 전통에 따르면 부처님의 진정한 가르침이라는 것이 부처님이 설한 경전이나 말에 의존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불립문자를 내세우게 되었고 교학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런 좋은 예를 서광스님의 댓글에서 보았다.

 

 

그러고 보니..해인사의 주지이신 OO스님의 말이 생각난다.
자신의 평생 후회되는 일이...책을 보지말라는 S스님의 말을 곧이 믿고..강원을 거치지않고 선방에 직행한 것이라고 했다
.
불교에 대한 아무런 지혜도 없이 선방에서 다리를 틀고 앉았으니...십년을 앉아있은들 무엇하랴
...
그런 의미에서..OO스님의 저간의 행태가 평화선언의 와중에서 논란이 되는 것이 한결 이해가 된다
.
한마디로...머리가 빈 탓이다
.

(서광스님, 불교닷컴 댓글에서)

 

 

서광스님이 작성한 댓글을 보면 한국불교에 있어서 출가수행자들의 교학에 대한 무지를 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책을 보지 말라고 말한 것을 곧이 곧대로 믿은 것이 후회된다는 어느 스님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이처럼 책을 보지 않고, 교학에 대하여 공부하지 않아서 일까 선사들의 법문을 들어보면 참나에 대한 이야기 만 있을 뿐 교리적 설명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W  스님의 수다원론, K스님의 입자가속기론, J대선사의 자연재해론과 같은 발언이 나왔을 것이다.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만날 수 없었어요

 

선가에서는 책을 보면 알음알이만 늘 뿐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책을 보면 알음알이만 늘기 때문에 분별하지 말라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이는 조사스님들의 영향이 매우 크다. 그래서일까 강원에서 교과과정을 보면 조사스님들의 선어록이 대부분이다. 이러다보니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무지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의 저자 일아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불교의 선사들이 왜 교학에 대하여 무지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불교TV사이트에서 일아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운문승가대학에서 초기불교를 가르치지 않았어요. 그게 도저히 제 상식으로는 이해 납득이 안됐죠.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만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부처님을 만날 수 있고 부처님의 초기경전을 가르치는 그 남방불교권으로 가자. 거기가서 직접 내가 체험하고 배우고자. 그래서 제가 버마도 갔고 태국으로도 갔고 거기서 위빠사나를 공부하게 됐고, 그리고 미국으로 가서 계속 초기불교를 공부하면서 남방불교에서 2년동안 수행했던 것이 그대로 제가 번역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아스님, 불교TV 열린마당, 일아스님' 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저자, 2008-12-25)

 

 

 

일아스님은 수녀출신이다. 늦은 나이에 불문에 입문하여 승가대학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가장 의아하게 생각한 것은 강원에서 부처님을 만나 뵐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붕어빵에 붕어가 없고, 포대기는 있는데 아이가 없는 것과 같다.

 

이처럼 강원에서 부처님과 부처님의 일생에 대하여 교육을 하지 않으니 일아스님은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매우 궁금하였고, 그런 강원교육에 대하여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처님을 알기 위하여 남방불교권 국가로 공부하러 떠나게 된 것이 오늘날 보는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을 내 놓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부처님의 일생부터 공부를

 

이런 이야기를 들어 보면 승가에서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르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스님이 되어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것인데, 부처님과 교리에 대하여 모르다 보니 불자들에게 교학적인 법문을 할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한국불교의 사찰에서 법문듣는 것이 희유한 일이 되고 만 것이다.

 

설령 선사들이 법문을 한다고 해도 강원에서 배운 선어록에 기반한 조사스님들의 가르침에 대한 것이대부분이어서 상근기의 출가수행자들에게 적합할지 모르지만, 일반 불자들에게 있어서 팔만대장경은 골동품일 뿐 그 속에 진리 없다”는 식과 같이 삶과 동떨어진 법문이 되기 쉽다.

 

그런 법문중의 일부를 들어 보면 종종 교리와 맞지 않거나 정반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 눈의 띄는데, 이는 교학을 따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본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선사들은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공부하여야 한다가장 좋은 방법은 부처님의 일생부터 공부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일생에 대하여 공부하다 보면 부처님이 하신 말씀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불교의 교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 생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성제, 팔정도, 십이연기 등 불교의 근본교리에 기반을 둔 법문을 하고 경전적 근거를 들어 이야기하게 된다면 한국불교는 한단계 더 업그레드 될 것임에 틀림없다.

 

한국불교 큰일 났다!”

 

하지만 W  스님의 수다원론’, K스님의 입자가속기론’, J스님의 자연재해론’, O스님의 팔만대장경 골동품론등과 같은 이야기를 보면 한국불교의 미래는 암담하다.  

 

더구나 자연재해를 인간의 업보와 연관하여 동타지옥 운운한 J대선사에 대한 기사를 보면 업과 인과, 연기법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 분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정이 되었다.  

 

그런 스님의 과거 행적을 보면 수행과 관련하여 간화선만이 궁극의 깨달음일 뿐이다. 위빠사나 수행법은 소승이기 때문에 궁극의 깨달음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또 최근에는 미국국가 조찬기도회에 참가하여 예수님의 가르침은 불가의 이상과 매우 흡사하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고 한다.

 

이런 분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데, 기독교에 대한 항복문서와 다름 없는 종교평화 본선언(21세기 아쇼카선언)’을 앞두고 한국불교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 매우 염려스럽다. 앞으로 한국불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한국불교 큰일 났다!”

 

 

 

2012-02-08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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