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썩은 보리수는 뽑아내야

담마다사 이병욱 2015. 3. 6. 16:10

 

썩은 보리수는 뽑아내야

 

 

 

여기 보리수가 있다. 가지가 많고 잎이 무성한 큰 보리수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잎이 하나씩 둘씩 떨어지고 있다. 보리수 전체가 시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아직까지는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다.

 

뿌리가 썩은 보리수

 

보리수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다. 대지 위에 굳건히 뿌리 박고 있어서 보기에도 당당하다. 그러나 요즘 시드는 것 같아 걱정이다. 잎까지 변색 되며 노랗게 말라가다가 나중에는 맥없이 떨어진다.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조사를 해 보니 뿌리가 썩어 있다. 그것도 심하게 썩어서 살 가망성이 없어 보인다.

 

보리수뿌리가 썩어 있다 보니 수액이 공급되지 않는다. 뿌리에서 흡수된 수분과 영양분이 줄기와 가지를 통해서 잎파리까지 공급되어야 하지만 뿌리가 썩어 있다보니 수액이 차단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간다.

 

뿌리가 썩은 보리수를 어떻게 해야 할까? 물을 잘 주고 영양이 듬뿍 든 비료를 주어서 회생시켜야 할까? 뿌리가 조금 밖에 썩지 않은 경우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썩어 버렸다면 물이나 영양소를 주어 보았자 의미가 없다. 더욱더 썩기만 할 뿐이다.

 

뿌리가 썩은 보리수는 뽑아 내야 한다. 더 이상 가망성이 없는 나무는 흉물에 지나지 않는다. 썩은 보리수를 뽑아 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보리수를 심어야 한다.

 

한국불교는 썩은 보리수와 같다. 썩어도 너무 썩어 회생의 가능성이 없다. 그럼에도 썩은 보리수에 대하여 미련을 가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한국불교는 썩었다. 썩어도 악취가 날 정도로 썩었다.  썩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뿌리에 있다. 나무의 뿌리가 부실하면 태풍에 뿌리가 뽑혀 버릴 것이다. 뿌리가 썩으면 나무는 시들어 말라 붙게 될 것이다. 왜 뿌리인가?

 

지역적 기반이 없는 한국불교

 

한국불교는 뿌리가 부실하다. 왜 부실한가? 지역적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적 기반이 없다 보니 사람 사는 곳에 절이 보이지 않는다. 간판에 ()’자가 붙어 있는 절이 있긴 하지만 절집인지 점집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사람 사는 곳에 절이 없다. 이는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불교가 없다는 것과 다름 없다. 그렇다면 불교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산에 가야 있다. 그것도 깊은 산중에 꼭꼭 숨어 있다. 그곳에서 스님들이 산다.

 

스님들은 왜 산중에서만 사는 것일까? 저자거리에서 살면 안되는 것일까? 스님들은 심산유곡에서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살아 간다. 산 높고,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신선처럼 살아 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스님들을 친견하려면 산넘고 물넘어 첩첩산중까지 찾아 가야 한다.

 

한국불교는 산에 가야 볼 수 있다. 사람이 사는 지역에서는 불교를 볼 수 없다. 그래서 불자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산중으로 스님들을 찾아 불교를 찾아 떠난다. 이렇게 사는 지역에 불교가 없다 보니 전국의 산중이 찾아 가는 대상이 된다. ‘전국구불교가 된 것이다.

 

한국불교는 전국구와 같다. 지역적 기반이 없기 때문에 전국의 불자들이 전국의 산중에 있는 사찰을 대상으로 하여 순례를 하기 때문이다. 불자들이 산중에 사는 스님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는 타종교와 비교하였을 때 완전히 반대 되는 현상이다.

 

타종교에서는 철저하게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마치 지역구 국회의원을 보는 것 같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각종 대소사에 참여하고 지역민의 불편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지역에 기반을 둔 교회와 성당에서는 지역민들을 위하여 올인 한다. 지역민들을 위한 갖가지 강좌를 열과 갖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서는 교회끼리 경쟁한다.

 

타종교는 지역적 기반이 탄탄하다. 마치 뿌리가 깊은 나무와 같다. 어떤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불교는 지역적 기반이 없거나 있더라도 뿌리가 약한 나무와 같다. 강풍이 불면 쓰러질 수 있고, 태풍이 불면 뿌리 채 뽑혀 나갈 수 있다. 더구나 뿌리가 썩었다면 어떻게 될까?

 

조상이 물려준 막대한 재산

 

한국불교는 지역에서 뿌리도 약할 뿐만 아니라 뿌리도 썩었다. 그러다 보니 생장도 늦고 비실비실해 보인다. 그러나 산중에 가면 뿌리는 탄탄해 보인다. 왜 그럴까? 그것은 조상이 물려준 막대한 재산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불교의 승가에서는 조상들이 물려준 재산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주가 없어도 조상이 물려준 막대한 토지와 문화유산이 있어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어 보인다. 더구나 입장료 수입까지 챙긴다면 시간이 갈수록 재산은 축적되어 간다.

 

스님들이 산중에 머무는 이유가 여럿 있을 수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조상이 물려준 유산 때문일 것이다. 조상이 물려준 재산이 있어서 안정적으로 재원이 확보 되어 있다면 굳이 저자거리로 나올 이유가 없을 것이다. 저자거리에서 힘들게 포교 하고 개척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산 좋고 물 맑고 공기 좋은 심산유곡에서 신선처럼 세월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

 

한국불교는 뿌리가 없고 썩은 보리수와 같다. 뿌리가 없다는 것은 지역적 기반이 없음을 말하고, 뿌리가 썩었다는 것은 산중불교를 말한다. 특히 산중불교의 경우 조상이 물려준 토지와 문화유산으로 연명하는 불교를 말한다.

 

 

 

 

 

 

한국불교는 마치 봉건 영주시대처럼 이십여개의 교구 본사가 있어서 유력 문중이 할거 하고 있는 형태이다. 불국사와 석굴암에서 보는 것 처럼 문화재관람료라는 명목으로 입장료 수입을 챙겨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 그 축적된 부를 바탕으로 매관매직을 일삼아 요직을 독차지 한다. 막대한 부를 주체 하지 못하여서일까 음주, 도박, 은처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문화재를 국가에서 관리해야

 

한국불교에는 뿌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뿌리가 있어도 썩었다. 바람이 불면 휘청하고, 좀 더 세게 불면 넘어 가고, 태풍이라도 불면 뿌리가 뽑힐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한국불교는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뿌리가 썩은 보리수와 같다.

 

한국불교는 뿌리가 썩은 보리수와 같다. 여기서 한국불교라고 말하는 것은 기성종단을 말한다. 뿌리가 썩었다는 것은 승가가 썩었다는 말과 같다. 일부 힘 있는 권승들이 요직을 장악하고, 일부 문중에서 알짜배기 문화유산을 확보 하는 한 점점 썩어 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썩은 보리수는 뽑아 내는 것이다. 어떻게 뽑아 내야 할까? 권승들의 돈줄이라 볼 수 있는 전통사찰에 대하여 국가에서 관리 하는 것이다. 왜 국가에서 관리 해야 하는가? 문화재는 스님들만의 유산도 아니고 불자들만의 유산도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문화유산이다. 그래서 문화재를 국가에서 관리하면 더 체계적으로 관리가 될 뿐만 아니라  권승들이 돈을 만질 일이 없어질 것이다.

 

산중에 있는 스님들은 저자거리로 나와야 한다. 타종교인 처럼 지역에서 기반을 닦아야 한다. 그래서 지역을 기반을 둔 불교를 만들었을 때 뿌리가 탄탄해질 것이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는 다고 하였다. 아무리 강풍이 불어도 넘어지지 않는 불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그리고 뿌리가 썩지 않기 위해서는 문화재는 국가에서 관리를 해야 한다.

 

지금 코미디 하는 건가?

 

뿌리가 썩은 보리수는 뽑아내야 한다. 그 자리에 새로운 보리수를 심어 뿌리가 내리게 만들어야 한다. 그 일을 누가 해야 하는가? 스님들이 할 수 없다. ‘닭발’ ‘족발을 물었는지 수좌스님들 마저 침묵이다. 누가 해야 하는가? 재가불자들이 해야 한다.

 

재가불자단체에서 부패한 승단을 향하여 개혁을 외친다. 그러나 아무리 외쳐도 마이동풍이다. 이제 국민의 힘을 빌어야 한다. 팟캐스트 전국구 생선향기방송처럼 외부의 힘으로 개혁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대사태 등 일부 권승들의 코미디는 오늘도 내일도 계속되고 있다. 누군가 한국불교의 현실을 알게 된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코미디야, 코미디!(ㅋㅋ)”

 

 

2015-03-0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