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물었을 때 힘을 받아요?”양이빨로 식사하는 행복

담마다사 이병욱 2015. 3. 6. 08:17

 

 

물었을 때 힘을 받아요?”양이빨로 식사하는 행복

 

 

 

 

 

 

 

 

몇 일전 친구들 모임이 있었다. 한 친구가 이빨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임플란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기간이 무려 6개월 걸린다고 하였다. 빠진 이빨 부위에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데 단계적으로 하기 때문에 반년이나 되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빨이 아프면 씹지를 못한다. 그럴 경우 한쪽으로만 씹어야 한다. 불과 6개월에 그랬다. 왼쪽이빨로만 씹은 것이다. 그러기를 무려 2년간이나 지속하였다. 그래서 한쪽 이빨로만 씹는 고통을 알 수 있다. 친구가 임플란트 한다길레 한쪽 이빨로만 씹는 고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6개월 전에 치과에 갔다. 그 동안 방치하였던 오른쪽 이빨을 치료 받기 위해서이다. 병원에 가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오로지 치과만은 예외이다. 일인사업자로 일하면서 건강검진을 안받은지도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건강보험료는 꼬박꼬박 내고 있다. 보험료가 아까워서라도 병원에 가야 하나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습성 때문에 아직까지 치과를 제외 하고, 또 감기가 걸렸을 때 약을 타기 위하여 병원에 가지 않는 한 병원에 가지 않고 있다. 그다지 자랑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일종의 두려움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2년 반 전에 치과에 갔었다. 왼쪽 이빨이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왼쪽이빨이 힘을 못쓰니 오른쪽으로만 몇 년 보낸 것 같다. 그러다 오른쪽 마저 힘을 못쓰게 되니 왼쪽 이빨부터 치료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왼쪽 이빨을 고쳐 놓고 보니 이제 왼쪽만 사용하게 되었다. 오른쪽도 불안전 하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렇게 2년을 보냈다. 오로지 왼쪽으로만 씹고 오른쪽은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언젠가 TV를 보니 어떤 출연자가 고기가 듬뿍 들어 있는 빵을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보았다. 그 사람은 입에 한입 가득 물고 양이빨로 우적우적 씹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이제까지 왼쪽 이빨로만 식사 하다 보니 무리가 갔을 뿐만 아니라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화면을 보자 결심하였다. 오른쪽 이빨을 고쳐 저 사람처럼 양이빨로 먹어 보자고.

 

지난해 92년만에 치과를 다시 찾았다. 예전에 치료 해주었던 치과 의사가 이것저것 물어 본다. 그 중에 인상적이었던 말이 물었을 때 힘을 받아요?”라는 말이다. 사실 힘을 받지 못하였다. 빵조각 하나 물어도 아팠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파요?”라는 말 대신 힘을 받아요?”라고 묻는 것이다. 아마 이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 본다.

 

6개월 전에 오른쪽 아래 이빨 한 개를 씌우고, 윗 이빨 한 개는 때웠다. 한달 조금 걸렸다. 마침내 모든 치료가 끝났을 때 드디어 양이빨로 씹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치료를 받고 나자 지난 2년간 한쪽 이빨로만 버틴 것이 참으로 어리석었다고 생각한다.

 

양이빨로 씹으니 너무나 행복하다. 예전에 TV에서 보았던 그 사람처럼 음식을 입에 가득 물고 양이빨로 씹었을 때 씹는 맛이 났다. 한쪽이 고장 났었을 때는 전혀 힘을 받지 못하였으나 지금은 힘을 받는다. 그래서 음식 맛도 나고 삶의 질도 좋아 진 것 같다. 이렇게 이빨 하나 온전한 것만 해도 행복이다. 친구도 임플란트가 잘 되어 양이빨로 씹는 행복을 만끽 하기 바란다.

 

 

 

20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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