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갈까? 장미와 칵테일의 나날

담마다사 이병욱 2015. 3. 7. 08:40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갈까? 장미와 칵테일의 나날

 

 

 

아침을 좋아한다. 하루 일과가 시작 되는 아침시간은 매우 차분하고 경건하기까지 하다. 창측에 여명이 비칠 때 특히 그렇다. 그럴 경우 라디오나 TV를 켜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을 방해 받지 않고 싶어서이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나 TV의 화면을 보면서 연상작용을 일으켜 망상이나 희론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급적 조용히 새벽을 맞는다.

 

잠을 자고 난 후에는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 이렇게 본다면 하루 일과는 일생과도 같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태어나는 것과 같고, 깨어 있을 때 활동 하는 것은 인생을 사는 것과 같고, 밤에 잠을 자는 것은 죽음과도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어쩌면 매생매생을 살아 가는 것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롭게 태어난다. 지난 밤에 잠 들었을 때 아침이 올지 내생이 시작될지 알 수 없지만 아침을 맞이 하였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만일 내생이 시작 되었지만 지금의 나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전혀 다른 몸과 마음의 존재로 살아 갈 것이기 때문이다. 아침을 맞이한 지금 이제 하루라는 일생을 살아가야 한다. 마치 하루살이처럼 하루를 일생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하루살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로지 오늘 하루밖에 없다. 하루살이처럼 하루를 일생처럼 살아간다면 주어진 시간은 매우 소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흔히 최선을 다하라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는 것 보다 더 좋은 말이 있다. 언제나 깨어 있어라는 말이다. 이 말의 뜻은 무엇일까? 대상에 휘둘리지 말라는 뜻이다. 눈으로 귀로 코로 혀로 몸으로 느끼는 대상에 갈애를 일으켜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다.

 

사람들은 오욕락(五慾樂)’으로 살아간다. , , 코 등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만족시키는 삶을 말한다. 그래서 눈으로는 끊임 없이 즐거운 형상을 찾고, 귀를 만족시키는 음악에 빠진다.

 

즐길 대상이 없으면 온종일 TV앞에 앉아 있다. 이는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다. 더구나 TV앞에서 맛있는 먹거리 프로를 보면 군침까지 흘린다. 그 먹거리 프로에 자극 받아 고기를 사먹을 수 있다. 요리하는 과정에서 고기에서 나는 냄새에 자극 받고 혀로는 맛을 느낀다.

 

고기를 팬에 구워 먹는 과정을 보면 오감이 총동원 된다. 눈으로는 고기가 익는 것을 보고, 귀로는 고기가 지글지글 타는 것을 듣고, 코로는 고기 타는 냄새를 맡고, 혀로는 고기의 맛을 느낀다. 최종적으로 목구멍을 느끼는 순간 일시적 행복감을 맛 본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다. 목구멍을 넘기는 순간 여러 시간 후에 모두 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술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귀한 술이라도 눈, , , , 몸으로 오감을 만족 시킨후 목구멍을 넘기는 순간, 일시적인 행복감을 맛보지만 결국 오줌으로 나온다.

 

사람들은 오욕락을 위하여 올인한다. 마치 먹기 위해 사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먹고 마시고 싸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눈으로는 아름다운 형상을 즐기고, 귀로는 감동적인 음악과 같은 소리, 코로는 향기로운 냄새, 혀로는 달콤한 , 몸으로는 이성과의 보드라운 잠자리와 같은 감촉을 즐긴다. 이런 삶의 연속이 보통사람들이 살아 가는 삶의 방식이다.

 

 

 

Cocktail & rose

 

 

장미와 칵테일의 나날, 즉 오욕락을 추구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이성과의 데이트하면 시간이 금새 지나가듯이 눈으로 형상을 즐긴다든가, 귀로 아름다운 음악을 즐겼을 때 시간이 매우 빨리 지나감을 느낀다. 이는 외부 대상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외부 대상에 마음을 빼앗기면 자신의 시간이 빼앗긴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살아 가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삶이라 생각한다.

 

즐겁게 살다 보면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하루도 빨리 지나갈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침이다 싶으면 저녁이고, 월요일이다 싶으면 금요일이다. 이런 논리를 적용한다면 1월이다 싶으면 12월이고, 아이이다 싶으면 노인이다. 결국 죽음의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죽음의 침대에 누웠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 세월이 매우 빨리 흘러 갔다고 여길 것이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 보면 마치 꿈과 같이 여겨질지 모른다. 이렇게 세월이 빨리 흘러 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해서 일 것이다. 항상 깨어 있는 삶을 살았다면 ()’()’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매일매일 살면서 자신을 향상(向上)’시키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자와 같다. 매일매일 오역락에 빠져 오욕락을 낙으로 산다면 그날이 그날과 같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은 매우 빨리 흘러 마치 쏘아져 버려진 화살처럼죽음의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잘 모른다. 만일 어리석은 자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면 어떻게 될까? 그 순간 현명한 자가 될 것이다. 현명한 자는 어리석은 자의 반대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리석은 자가 도리어 자신을 현명한 자로 여긴다면 어떻게 될까? 참으로 어리석은 자로 볼 수 있다. 그런 자에게 있어서 삶은 아득한 것이다.

 

 

잠 못 이루는 자에게 밤은 길고

피곤한 자에게 길은 멀다.

올바른 가르침을 모르는

어리석은 자에게 윤회는 아득하다.” (Dhp 60)

 

 

2015-03-0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