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연(蓮)의 바다에 파도가 치면, 2016년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담마다사 이병욱 2016. 7. 25. 00:04

  

()의 바다에 파도가 치면, 2016년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늘 그 곳에 가면 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변화무쌍한 시대에 변치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면 고향에 온 것 같습니다. 해마다 철마다 가는 곳이 있습니다. 4월 둘 째 주 주말이 되면 서울대공원벚꽃을 보러 갑니다. 5월 네 째 주 주말이 되면 서울대공원장미원에 갑니다. 7월 네 째 주 주말이 되면 예외 없이 관곡지연꽃을 보러 갑니다. 오늘 관곡지에 갔습니다.

 

수도권 최대 연꽃테마파크

 

관곡지는 수도권 최대 연꽃테마파크입니다. ()과 관련된 모든 것이 다 있습니다. 연잎차, 연국수, 연비누, 연떡, 심지어 연막걸리까지 팝니다. 조계사나 봉은사, 봉원사, 봉선사 등에서 연꽃축제를 한다고하지만 이곳과 비할 바가 아닙니다. 논에 심어진 연의 바다를 보면 장쾌하기 그지 없습니다.

 

 

 

 

 

 

 

 

 

 

 

 

 

 

 

 

 

 

 

 

 

연꽃은 여름의 꽃

 

해마다 7월말에서 8월에 절정을 이루는 연꽃은 여름의 꽃 입니다. 백련화가 가장 많습니다. 논에 피는 산업용 연꽃은 거의 대부분 백련화 입니다. 홍련화는 관상용으로 심어져 있습니다. 경전에 나오는 청련화는 보기 힘듭니다. 청련화는 수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외 노랑, 보라 빛깔의 수련도 있습니다.

 

 

 

 

 

 

 

 

 

 

 

 

 

 

 

 

 

 

 

 

 

 

 

 

 

 

 

 

 

연꽃 중의 연꽃은?

 

연꽃 중의 연꽃은 무엇일까요? 초기경전에는 세 가지 연꽃이 등장 합니다. 청련을 웁빨라(uppalā)라 하고, 홍련을 빠두마(padumā), 백련을 뿐다리까(puṇḍarīkā)라 합니다. 세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 기장 수승할까요? 숫따니빠따에 이런 게송이 있습니다.

 

 

“마치 아름다운 흰 연꽃이 물에 오염되지 않듯이,

당신은 공덕과 죄악, 둘 다에 물들지 않습니다.

영웅이시여, 두 발을 뻗으십시오,

싸비야는 스승께 예배드립니다. (stn547)

 

 

 

 

 

 

 

부처님당시 사비야라는 유행자가 있었습니다. 사비야경 인연담에 따르면 사비야가 사비야라는 이름을 갖게 된 연유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사비야의 어머니는 귀족의 딸이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유행자의 손에 맡겼기 때문에 그녀는 많은 교리와 학문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행자가 그녀를 유혹해서 그녀가 아이를 갖자 그 유행자는 원하지 않는 아이를 가진 그녀를 버렸다고 합니다. 그녀는 홀로 방황하다가 한데에서(sabhayam)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그 아이 이름이 사비야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비야는 성장해서 어머니처럼 유행자가 되었고 논객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그의 아슈람은 성문 근처에 있었고 거기서 귀족이나 다른 사람들의 아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는 스무개의 질문을 준비해서 수행자나 성직자들에게 질문을 했는데 아무도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질문들은 지혜가 출중했던 그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건네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비야는 결국 라자가하의 벨루바나에 계시는 부처님을 찾아 토론하는 것으로 이 경이 성립되었다고 합니다. 토론 끝에 그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승단에 들어가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어 아라한이 됩니다.

 

사비야는 부처님에 대하여 백련과 같다고 찬탄합니다. 백련은 백색은 순결의 상징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순수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경에서는 “공덕과 죄악, 둘 다에 물들지 않습니다.”라 했습니다. 이렇게 말한 것은 사비야가 부처님에게 무엇 때문에 수행자라 불리웁니까라는 물음과 관련 있습니다. 부처님은 고요함을 얻어 선과 악을 버리고 티끌을 떠나, 이 세상과 자 세상을 알고 태어남과 죽음을 뛰어넘었다면, 그렇기 때문에 수행자라고 합니다.”(stn520) 라고 답해 주었습니다.

 

부처님은 선도 버리고 악도 버리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육조단경에서 불사선불사악이라는 말과 유사합니다. 선악의 사량, 즉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생각을 끊는다는 말입니다. 무문관 23칙이기도 합니다. 선도 악도 버리라는 것은 공덕도 짓지말고 죄악도 짓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모든 업은 윤회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악업은 물론 선업도 짓지말라는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업을 짓지 않을까요? 그것은 작용만하는 마음입니다. 과보를 생산해 내지 않는 마음으로 단지 작용만 하는 마음이라 하여 작용심(kiriya citta)’라 합니다. 이를 아라한의 마음이라고도 합니다.

 

작용심은 윤회의 원인이 되는 어떤 마음도 내지 않음을 말합니다. 그래서 악행(pāpa)은 물론 공덕행(puñña)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선행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선행을 하되 선행 했다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입니다.

 

대승불교 경전 중의 하나인 법화경의 산스크리트이름은 ‘삿다르마뿐다리까수뜨라(Saddarma Pundarika Sutra)’ 입니다. 이는 ‘정법백련경(正法白蓮經)’이라는 뜻입니다. 삿다르마 (Saddarma)정법(正法)’의 뜻이고, 뿐다리까(Pundarika)는 백련(白蓮)의 뜻이기 때문에 삿다르마뿐다리까수뜨라는 ‘정법백련경(正法白蓮經)’이 됩니다. 구마라집은 삿다르마를 묘법(妙法)으로 번역하여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줄여서 ‘법화경(法華經)’이라 합니다.

 

법화경에서 왜 정법이라는 말을 사용했을까요? 그것은 백색의 경우 오로지 한 가지 밖에 없기 때문일 것 입니다. 또한 순결하고 순수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백련을 정법의 상징로 본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청련, 홍련, 백련 중에서 가장 수승한 연꽃은 백련이라 봅니다.

 

베트남전통의상 아오자이의 여인들

 

관곡지를 알게 된 것은 2008년입니다. 수도권에 연꽃단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 가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본격적으로 접한 연꽃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이를 관곡지에서 보는 ‘진흙속의 연꽃’(2008-07-310)”라는 제목으로 처음 글을 올렸습니다. 이후 매년 이맘때쯤 찾고 있습니다.

 

관곡지는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매년 그 자리에서 연꽃이 피지만 이전의 연꽃은 아닙니다. 사람들 역시 이전의 사람들이 아닙니다. 처음 찾았을 때 스님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스님과 신도들이 연꽃구경 나온 것입니다. 요즘에는 스님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의 경우 특이하게도 베트남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에 베트남신부들이 많이 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에는 베트남신부가 5만명 가량 된다고 합니다. 자녀와 가족까지 합하면 베트남관련 인구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이는 베트남에 대하여 사돈나라라고 했습니다. 이날 관곡지에서는 예년에 볼 수 없었던 베트남전통의상을 입은 베트남여인들이 돋보였습니다.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은 여인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어느 나라이든지 전통의상이 있는데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들은 모두 아름답게 보입니다. 일본의 기모노, 중국의 치파오, 한국의 한복 역시 아름답습니다. 베트남의 아오자이 역시 아름답습니다. 평상복차림의 한국사람들 속에서 이국의 전통의상은 돋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두 소녀와 어머니로 보이는 세 모녀의 아오자이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에 사진촬영 나왔던 사람들은 마치 좋은 모델을 발견한듯 사진을 찍습니다. 어떤 이들은 아이들이 귀엽다고 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인 삶속에 녹아 있는 연꽃

 

서양의 꽃이 장미라면 동양의 꽃은 연꽃입니다. 특히 연꽃은 불교의 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의 국화가 연꽃이라는 사실입니다. ‘배한타임즈에 따르면 연꽃은 베트남 사람들의 문화와 삶 속에서 녹아 있고 베트남의 국화로 여겨지고 있다고 합니다. 베트남의 농촌 지역 어디에서나 쉽게 연못 가득 피어있는 연꽃을 볼 수 있는 것도 이유중의 하나라고 합나다.

 

베트남의 기후는 연꽃이 서식하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합니다. 부터 남부지방까지 전국에 걸쳐 퍼져있어서 모든 국민에게 친밀하고 익숙하다고 합니다.  더욱이 베트남은 국민의 80%가 불교를 믿는 불교국가입니다. 불교의 상징 연꽃과 관련하여 베트남 국민치고 다음과 같은 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 합니다.

 

 

깊은 연못 속 무엇이 연꽃보다 아름다운가.

푸른 잎과 흰 꽃잎 사이로 노란 술이 비집고 나오고

노란 술과 흰 꽃잎은 푸르다.

진흙 옆에 있지만 진흙의 악취가 베지 않는다.”

 

 

 

 

 

배한타임즈에 따르면 베트남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연꽃이 자리잡고 있는데 시에서 진흙 옆에 있지만 진흙의 악취가 베지 않는다.”라는 구절에 감동받는다고 합니다. 이는 연꽃의 질긴 생명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 어떤 역경도 이겨내는 베트남사람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고 합니다.

 

()의 바다에서 파도가 치면

 

매년 7월 말이 되면 관곡지에서는 축제가 열립니다. 연꽃을 테마로 한 연꽃축제입니다. 수도권 최대 연꽃테마파크에 주말이면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너른 들판에 연꽃을 보는 것도 좋지만 더 보기 좋은 것은 연의 바다입니다. 바람이 한번 불 때 마다 연잎이 뒤집어지는 것이 마치 하얀 속살을 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또 바람에 따라 차례로 속살을 내 보일 때 마치 바다에서 파도가 치는 것 같습니다. 연의 바다에서 연이 파도치는 모습을 보면 장쾌하기 그지 없습니다.

 

 

 

 

 

 

 

 

 

 

 

 

 

 

 

 

연꽃단지의 진귀한 식물들

 

연꽃단지 한켠에 작은 농장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진귀한 식물을 볼 수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철에 볼 수 있는 꽃들은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열대나 아열대 식물입니다.

 

 

 

 

 

 

 

 

 

 

 

 

 

 

 

 

 

 

 

자스민(jasmine)을 보고

 

여러 가지 진귀한 식물중에서 눈에 익은 꽃을 보았습니다. 한번도 본적이 없지만 글을 쓸 때 검색해서 보았던 자스민(jasmine)입니다. 하얀 꽃잎을 특징으로 하는데 진한 향기를 냅니다. 덩굴자스민입니다.

 

 

 

 

 

 

초기경전에 자스민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상윳따니까야 무상에 대한 지각의 경에서는 어떠한 꽃의 향이 있든지 그들 가운데 재스민 향을 최상이라고 한다.”(S22.102) 라 되어 있습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자스민향이 최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향기는 나는 꽃의 대명사와 같은 자스민은 지혜로운 여인을 상징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이는 상윳따니까야 말리까의 경에서 빠세나디왕이 말리까왕비에게 말리까여, 그대에게는 그대 자신보다 더 사랑스런 다른 사람이 있소?”라고 물어 보았을 때, 지혜로운 여인 말리까 왕비는 “대왕이시여, 나에게는 나 자신보다 더 사랑스러운 다른 사람은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그런데 전하께서는 자신보다 더 사랑스러운 다른 사람이 있습니까?(S3.8) 라고 답한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여인의 상징과도 같은 말리까부인은 자스민처럼 향기나는 여인입니다. 자스민은 빠알리어로 말리까(mallikā) 라 합니다. 중국어로는 말리화(茉莉花)라 합니다. 농장에 마침 자스민화분이 여러 개 있어서 그 중에 하나를 샀습니다. 철심 주변을 감아 돌고 있어서인지 덩굴자스민이라 합니다. 물만 주면 일년내내 꽃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자스민은 꽃보다 향기입니다. 지혜로운 여인의 상징이기도 한 이 꽃은 또한 불교의 꽃이기도 합니다. 자스민 꽃을 사무실에 가져다 놓았더니 특유의 향기를 발산합니다. 올해 관곡지연꽃축제에서 최대 수확물입니다.

 

 

2016-07-24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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