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한번 하고 가시죠?”박제동화백 피켓팅
인과는 엄중한 것
인과는 엄중합니다. 잊혀질 뻔 했던 범죄행위가 새정부들어 적폐청산과 함께 다시 밝혀지고 있습니다. 적광스님 폭행사건입니다. 2013년 일어났던 사건이 만 4년 된 이 시점에서 다시 거론 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죄가 너무 중하기 때문입니다.
자비의 종교라는 불교에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것이 폭력입니다. 종단과 총무원장의 개인비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한 적광스님은 정신병원을 전전하다 지금은 한적한 곳에서 요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적광스님 폭행사건이 새롭게 조명된 것은 명진스님 제적과 관련이 있습니다.
명진스님이 지난 봄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자 종단에서는 제적 조치 했습니다. 그러나 악수이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를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명진스님은 안거기간동안에는 수행에 열중하지만 해제기간 때는 불우하고 소외 된 자들을 찾아 다니며 아픔을 함께 했습니다. 또 오랜 세월 동안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행동을 함께 했습니다.
종단의 폭거에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묵과 하지 않았습니다. 각계 사회원로 수 십명이 명진스님 구명 운동에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적광스님 폭행사건이 자연스럽게 조명된 것입니다.
일주문 앞에 도착하니
2017년 7월 13일은 적광스님 폭행사건에 대한 고소장이 검찰에 접수되는 날입니다. 불교단체와 시민사회단체에서 공동으로 법적조치 하는 날입니다. 접수에 앞서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이 예고 되어 있습니다. 오전 10시 30분에 열리기 때문에 참여하기 위하여 전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일주문 앞에 도착하니 천막이 설치 되어 있습니다. 기자회견 하는 날이면 늘 천막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인도에 설치 되어 있습니다. 공유지에 설치된 천막에는 옷을 팔고 있습니다. 조계사 경내에서 팔던 것을 이곳에 옮겨 놓은 것이라 합니다.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는 매일 피켓팅하고 있습니다. 자발적 참여자들에 의하여 많으면 열명 가까이 피켓팅 합니다. 그런데 옷을 파는 천막이 쳐져 있어서 방해를 받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일주문 앞 계단을 활용했으나 연꽃 화분을 놓아 인도로 내려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인도에 천막을 설치해 놓으니 인도마저 빼앗긴 것입니다.
공유지에 천막 치는 것은 불법입니다. 인도에 텐트를 쳐 놓으니 차도로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천막 안에는 옷을 파는 상인들과 피켓팅 하는 사람들과의 일시적인 공존 내지 동거가 시작 되었습니다.
기자회견 시간이 가까워 지자 참석자들과 기자들이 몰려 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기자회견 장소에는 텐트가 쳐져 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차도에서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날 처음 취재 나온 JTBC카메라 기자는 이광경을 촬영 했습니다.
기자 회견 날이면 꼭
어제 없던 텐트가 쳐지자 항의가 쏟아졌습니다. 항의 하니 어느 상인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 하며 위에서 시킨 것이라 합니다. 하필이면 기자 회견 날이면 꼭 텐트가 쳐집니다. 할 수 없이 자리 잡은 곳이 총무원 입구 주차장길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30여분만에 끝났습니다. 기자회견에 끝난후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자회견은 매우 스피디하고 격정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목소리로 무자비한 폭력사건을 규탄했습니다. 자비의 종교 불교에서, 자비문중이라는 종단에서 있을 수 없는 행위를 했다는 것입니다.
박제동화백의 포스에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박제동화백이 왔습니다. 백발에 장발을 특징으로 하는 박제동화백이 등장하자 회견장이 빛나는 것 같습니다. 명성만큼이나 관록도 있어 보입니다.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어서 포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박제동 화백은 현재 적광스님후원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후원회장 자격으로서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것입니다.
“인증샷한번 하고 가시죠?”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돋보인 사람은 박제동화백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잘 알려진 유명인입니다. 회견이 끝나고 가려 하기에 “인증샷한번 하고 가시죠?”라며 피켓이 있는 곳으로 유도 했습니다. 그 사이에 옷을 파는 텐트는 철거 되었습니다. 불법으로 설치 되었기 때문에 관청에 철거 요청을 한 것입니다. 피켓팅 장소가 탈환된 것입니다.
박제동 화백이 일주문 앞에 섰습니다. 박제동 화백도 피켓을 들었습니다. 이에 기자들이 우르르 달려와 촬영하기 시작 했습니다. 기자들은 ‘한번 더’를 외치며 좋은 화면을 잡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 JTBC도 있습니다. 뉴스에 나온다면 최고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이티비시화이팅!” “제이티비시 사랑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돋보인 것 중의 하나는 JTBC기자들이었습니다. 현재 가장 인기 있고 가장 공신력 있는 매체로 각광받고 있는 JTBC가 현장에 나타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텐트설치부터 기자회견, 그리고 피켓팅 하는 모습을 꼼꼼히 촬영해 갔습니다.
여러 방송 매체 중에서 JTBC의 신뢰도는 최고입니다. 이날 취재 나온 JTBC기자에게 법우님들은 아낌 없는 협조를 했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가는 기자들에게 박수를 쳐 주며 “제이티비시화이팅!” “제이티비시 사랑합니다”라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요 몇일 사이에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불과 한 두달전만 해도 해도 안된다는 패배주의가 만연 했습니다. 촛불법회를 하고 삼보일배를 해도 반응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명진스님 제적을 계기로 시민사회단체의 원로들이 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 되었습니다. 교계밖으로 이슈가 확산 된 것입니다.
변화는 5.9대선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는 마당에 불교만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언론탄압, 돈선거, 승려폭행 등 그동안 문제 되었던 것이 교계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적광스님 폭행에 대한 것입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적광스님 폭행사건에 대하여 명백한 범죄행위로 규정했습니다. 사안의 중대성이 비추어 볼 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검찰에 고소하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는 처벌 받아야 할 것입니다.
고의적 행위를 하면
이번 사건을 보면서 죄를 지으면 반드시 과보를 받는 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 같습니다. 앙굿따라니까야 ‘고의적인 것에 대한 경(A10.217)’에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있습니다.
“수행승들이여, 고의적으로 만들어지고 쌓여진 업들이 현세나 다음 생이 다른 생에 경험되지 않고 종식된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수행승들이여, 뿐만 아니라 고의적으로 만들어지고 쌓여진 업들이 현세나 다음 생이나 다른 생에 경험되지 않고 그것들과 관련된 괴로움의 종식이 이루어진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A10.217)
경의 제목이 말해 주듯이 고의적으로 저지른 행위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반드시 과보로 나타남을 말합니다. 고의적으로 만들어지고 쌓여진 업들이 현세나 내세, 다른 생에 반드시 경험되어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름 아닌 업이숙(業異熟)입니다.
행위를 하면 과보를 받습니다. 그러나 의도적 행위이어야 합니다. 무심코 벌레를 밟아 죽였다면 살생으로 볼 수 없습니다. 살생을 해야 겠다는 의도가 실렸을 때 의도적 행위라 합니다. 그래서 앙굿따라니까야 ‘꿰뚫음의 경(A6.63)’에서는 “수행승들이여, 나는 의도가 행위라고 말한다. 의도하고 나서 신체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행위를 한다.”(A6.63)이라 했습니다. 의도가 실리지 않으면 업으로서 성립하지 않음을 말합니다.
이번에 딱 걸렸다
한번 형성된 의도적인 또는 고의적인 업은 언젠가 과보로 나타납니다. 지금 당장 나타날 수도 있고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생이 아니면 다음생일 수 있고, 다른 생일수도 있습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경험이 과거 언젠가 지은 업에 대한 과보가 나타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적광스님 폭행사건은 조건이 무르익어 지금 과보로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악하고 불건전하거나 착하고 건전하거나 의도에서 생겨나는 고의적인 업의 결과는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번 적광스님폭행 고소사건을 보면서 인과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동안 무소불위로 안하무인격으로 오만하게 권력을 행사해 왔던 자승종권은 이제 사회법으로 처벌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번에 딱 걸린 것입니다. 영화대사 “너 오늘 나한테 딱걸렸어!”라는 말이 연상됩니다.
2017-07-1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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