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왜 출가 하셨나요?
여기 모범생이 있습니다. 부모 말씀 잘 듣고 선생이 말한 대로 따라 한다면 범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범생이에게는 모든 것이 순조롭습니다. 공부만 잘 하면 만사 오케이입니다.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 가고, 가고 싶은 직장을 잡고, 예쁜 아내를 얻습니다. 엘리베이터 타는 것처럼 인생이 순조롭습니다.
여기 관습과 인습과 제도에 저항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세상의 흐름과는 별개로 가는 괴짜들입니다. 범생이 입장에서는 이상한 사람들이고 별종들입니다. 범생이들은 이들의 삶의 방식을 무시하고 더 나아가 혐오하고 경멸하기까지 합니다.
세상에는 범생이와 별종이라는 양극단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입니다.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을 때 인생의 대차대조표를 비교해 보면 크게 차이 없습니다. 한없이 상승만 할 것 같은 범생이에게도 인생의 좌절이 있고, 망나니 같은 삶을 산 자에게도 기회는 있습니다. 분명한것은 모두 늙어 병들어 죽어 간다는 사실입니다.
별종 중의 별종은 출가자일 겁니다. 모든 감각적 욕망을 포기하고 젊은 나이에 출가한 사람은 세상의 흐름과는 반대로 사는 자입니다.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을 때 인생대차대조표를 비교해 보면 범생이나 망나니나 별반 다름 없음을 알게 됩니다. 세속인 보다 더 세속화한 승이 있습니다. 그들을 보면 머리깍은 처사로 보입니다. 그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스님은 왜 출가 하셨나요?”라고.
출가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유 없이 머리 깍지는 않았을 것이라 봅니다. 불자들은 “스님은 왜 출가 허셨나요?”라며 매우 궁금해 합니다. 이에 수 많은 출가이유를 듣습니다. 그러나 공감하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나도 머리나 깍을까?’라며 출가사회를 동경합니다. 그러나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설령 들어 갔다고 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옵니다. 출가동기가 매 십년마다 반씩 줄어 든다 하니 세상의 흐름과는 반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꿋꿋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재가자와 다름 없는 삶입니다. 그럴 경우 "스님은 왜 출가 하셨나요?"라 묻고 싶습니다.
직업인으로서 승려가 있습니다. 생계형 승려라 볼 수 있습니다. 개인사찰을 갖고 자급자족의 태세를 갖추었을 때 직업적 성직자로 분류될 것입니다. 사실상 재가의 삶이나 다름 없습니다. 반승반속은 승려가 아니라 재가에 속합니다. 마치 소떼의 뒤를 따르는 당나귀와 같습니다. 출가이유가 불분명하면 직업인으로서 승려가 됩니다. 수행자가 아닌 직업인이 되었을 때 재가자의 삶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스님들이 출가한 것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른바 출가이유입니다. 출가이유에 대해서는 맛지마니까야 ‘랏타팔라의 경(M82)’에서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네 가지 이유 입니다.
1) 이 세계는 불안정 하여 사라진다.
2) 이 세계는 피난처가 없고 보호자가 없다.
3) 세상에는 나의 것이 없고 모든 것은 버려져야 한다.
4) 이 세계는 불완전하며 불만족하고 갈애의 노예상태이다.(M82)
이 것이 부처님 당시 수행승들의 출가 이유 입니다. 출가이유가 분명하기에 무소유와 청정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제 출가이유가 불분명한 직업인으로서 스님들께 묻습니다.“스님은 왜 출가 하셨나요?”라고.
2017-07-11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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