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조계사 일주문 앞 자발적 피켓팅을 보고

담마다사 이병욱 2017. 7. 6. 10:31

 

조계사 일주문 앞 자발적 피켓팅을 보고

 

 

식도락가에 있어서 최대 고민은 오늘 점심은 어디가서 먹을까?”입니다. 돈은 많고 할 일 없는 자들은 점심 한끼 먹기 위하여 차를 타고 몇 시간 달려 맛집에 갑니다. 하루 일과 중에 밥 먹는 것이 가장 큰 행사인 자들입니다.

 

오늘 하루 무엇을 쓸까? 글 쓰는 이에게 최대의 고민입니다. 그러나 쉽게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그날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쓰면 되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시간대별로 일어 났던 일을 다 쓸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그날 가장 감명 깊었던 것 한 가지만 쓰면 됩니다.

 

서울 나들이 했는데

 

서울 나들이 했습니다. 오랜 만에 나들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 보아야 일 주일 이내 입니다. 요즘은 종로 갈 일이 많아서 일이주마다 가게 됩니다. 조계종총무원장직선모임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지난 일년 여 활동하다 보니 이제 익숙해졌습니다. 무엇 보다 활동가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자주 만나면 친밀하게 된다는 맞는 것 같습니다. 얼굴을 자주 대하다 보니 친숙해졌습니다.

 

명학역에서 종각역까지는 50여분 걸립니다. 수도권 위성도시에서 한시간 이내로 도심에 접근 할 수 있다면 사실상 서울의 생활권이라 볼 수 있습니다. 먼 거리이긴 하지만 전철만큼 정확한 것은 없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전철시간을 확인하여 나가면 시간이 절약 되기도 합니다.

 

종각역에 도착하면 조계사로 가는 두 갈래의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조계사길을 따라 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면 도로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여러 번 다녀 본 결과 이면 도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그것은 에스컬레이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젊음이 넘친다는 것입니다. 높은 빌딩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젊은 청년들입니다. 그래서일까 두산위브빌딩과 연결된 이면 도로에는 활기가 넘칩니다. 이는 종로3가 노인들의 거리와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일주문 앞 자발적 피켓팅

 

서울나들이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미디어붓다 이학종 대표기자를 만나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오후 2시에 있는 종단개혁 연석회의에 참석하는 것입니다. 이학종기자를 만나기 전에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는 스님들과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카톡방에서 늘 보던 현장입니다.

 

 

 

 

 

 

일주문 앞에서는 매일 피켓팅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인으로 시작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제는 최하 다섯 명 이상 열명까지 늘어났습니다. 그것도 자발적인 참가자입니다. 아침부터 저녁때 까지 고정적으로 참여하는 활동가들입니다. 이외에도 부정기적 으로 시간이 날 때 마다 참여하는 불자님들도 많습니다. 이제는 점차 확대되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도 참여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람중에는 김병관님도 있습니다.

 

 

 

 

 

 

 

김병관님은 지리산 산장지기출신입니다. 지리산국립공원내에 케이블카 설치소식을 듣고 반대운동했다고 합니다. 북한산에서도 수 년간 케이블카 설치 반대 고공농성을 한바 있습니다. 이제는 조계사 일주문 앞에 서 있습니다. 피켓을 높이 치켜 들고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조계사일주문 피켓팅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참여자도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켓팅도 다양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지나가는 행인이나 조계사를 출입하는 불자들이 유심히 피켓의 내용을 읽어 봅니다. 이런 현상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난 5.9대선 이후 새정부의 출범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곳곳에서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는데 불자들도 이에 반응하는 듯 합니다.

 

 

 

 

 

일주문 앞 공유지 탈환하기

 

직선실현자승OUT’을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된 일인시위가 이제 한달 반 가량 되었습니다. 이에 맞서 총무원측에서는 일주문 앞 계단을 연꽃화분으로 가득 매웠습니다. 그리고 명진스님을 비난 하는 플레카드를 내걸었습니다. 이에 사부대중모임에서는 정말 그 땅이 조계사 사유지인지 측량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주문 앞 계단은 조계사 땅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번 측량으로 얻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일주문 출입도로의 절반이 공유지라는 것입니다. 출입구의 참도가 반은 조계사의 사유지가 맞지만, 나머지 반은 조계사 것이 아닌 공유지라는 것입니다.

 

 

 

(사진설명: 빨간선의 왼편이 공공도로오른편은 조계종  사유지이다. 불교닷컴제공)

 

 

 

공유지에서 피켓팅을 하고 일인시위를 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측량에서 절반이 공유지로 결론나자 마자 조계사와 총무원측에서는 재빨리 집회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것도 7 3일부터 30일까지 27일 동안입니다. 일주문 자리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몇 일이 지나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집회신고를 내고 집회를 하지 않으면 벌금 100만원에 달하는 과태료가 부과 된다고 합니다. 이런 부담이 있어서일까 파라솔이 설치 되었습니다. 그런데 파라솔안에서는 집회가 아니라 홍보물을 나누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홍보와 집회와는 다른 것입니다. 공유지를 선점하고 일주문 코 앞을 내주 않게 하기 위한 꼼수를 부린 것입니다. 피켓팅에 참여하는 불자들은 자발적 참여자입니다. 매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불자들이 있는 한 일주문공유지 탈환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사회적폐청산과 함께 우호적 분위기

 

불자들이 조계사 일주문 앞에 서게 된 것은 불교가 더 이상 쇠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만연해 있는 돈선거, 돈선거로 인한 매관매직 등 온갖 부정적 요인들로 가득찬 곳이 현재 한국불교 현실입니다. 정법이 파괴되고 계율이 무너진 현장에서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피켓을 들었습니다. 이제는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가들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님들도 종종 피켓팅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관심있게 지켜 보고 있습니다. 사회 적폐청산 분위기와 함께 대체로 우호적입니다.

 

 

2017-07-0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