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니까야모임

보시에도 타이밍이, 3공파일로 만든 니까야강독 요약서

담마다사 이병욱 2017. 11. 29. 11:24


보시에도 타이밍이, 3공파일로 만든 니까야강독 요약서

 

 

무언가 도움을 준다는 것은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자애와 연민의 마음이라 볼 수

있습니다. 넓게는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 즉 자애, 연민, 기뻐함, 평온이 함께 하는 마음입니다. 아낌 없이 주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기쁨으로 보시하는 것입니다.

 

보시에도 타이밍이

 

농사에도 때가 있듯이, 보시에도 타이밍이 있습니다. 보시할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어떤 이는 보시할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는 자가 있다고 합니다. 함께 식사를 할 때 계산할 기회를 잡는 것입니다. 다시 없는 기회라 생각하고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도현스님이 프린트를 요청했습니다. 스님은 전재성박사의 니까야강독모임 회원입니다. 남양주 정혜사 신도들과 함께 지난 2월부터 매달 두 차례에 열리는 강독모임에 참석해 왔습니다. 신도들과 스리랑카 순례간 것을 제외 하고 빠짐 없이 온 것입니다.

 

스님이 요청한 프린트는 인터넷에 올린 것입니다. 강독모임을 듣고 요약한 것입니다.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지만 글씨가 너무 작고 보기가 불편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 번 프린트를 시도해 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계에 익숙하지 않아 출력을 요청한 것입니다.

 

스님의 요청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무엇 보다 보통불자의 글을 읽어 주고 있다는 사실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읽어 주는 것만 해도 인정 받은 기분입니다.

 

강독모임에서 전재성박사가 말한 것을 노트에 빠짐 없이 기록합니다. 그리고 노트한 것을 바탕으로 관련 경전의 문구와 함께 글을 씁니다. 그러나 글은 자신이 생각이 반영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스님은 내용이 좋다며 칭찬과 격려를 했습니다. 이런 말에 한편으로 부끄럽고 창피하기도 합니다. 마구 갈겨 쓰다시피 한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또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타이밍이 있습니다. 인사할 때도 타이밍이 있습니다. 학업도 타이밍이 있습니다. 사업도 타이밍입니다. 시간 지나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스님이 프린트를 요청했을 때 타이밍인 것을 알았습니다.

 

18개의 글을 나열해 보니

 

전재성박사의 니까야강독모임은 2 11일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한달에 한번 전재성박사 아파트에서 모임이 있었지만, 2월 부터는 정혜사 도현스님과 신도들과 함께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매달 두 번 있는 모임에 지금까지 한번도 빠짐 없이 참석했습니다. 도현스님측과 블로그 지인 들이 주축이 된 모임입니다.

 

모임에 참석하면 반드시 글을 남깁니다. 들은 것을 요약한 후기형식의 글입니다. 일종의 일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것은 자료를 찾아 보고 경전을 인용하는 등 개인적인 견해도 밝힙니다. 그러나 들은 것을 다 쓸 수 없습니다. 약 한시간 반동안 이야기한 것을 다 적으려면 서 너 번에 걸쳐서 글을 써야 합니다. 그것도 한번 쓸 때 마다 7에서 10페이지 가량 됩니다. 들은 것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그렇게 작성된 글이 총 18개 입니다.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소라고동 불듯이 자비의 마음을 내어라              2017.02.11   2

2. 앙굿따라니까야가 주는 중요한 메시지               2017.02.25   9

3. 한국불교에 오계가 보이지 않는다                   2017.03.12   12

4. 즐거움에 마취된 삶에 부정(不淨)의 가르침          2017.03.26   19

5. 일체의 괴로움을 아는 자만이 열반을 본다            2017.04.18   24

6. 깨달음과 기연(機緣), 바구존자의 문지방깨달음      2017.05.02   32

7. 연민과 질투라는 양극단을 떠나                     2017.05.13   38

8. 왜 마음은 빛나는가? 본래마음과 존재지속심         2017.05.27   44

9. 물질문명시대에 천수념(天隨念)하는 이유            2017.07.17   50

10.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을 위하여               2017.07.29   55

11. 가족을 제도 하려거든                             2017.08.12   61

12. 진리의 세계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2017.08.26   64

13. 괴롭거든 세상을 버려라, 멈추면 행복해진다        2017.09.10   69

14. 이 세상을 버리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2017.09.23   73

15. 자신의 무지(無知)를 아는 것이 지혜(智慧)         2017.10.14   79

16. 희망이 없는 사람                                 2017.10.29   84

17. 번뇌를 부수기 위한 세 가지 원리                  2017.11.12   90

18 괴로움을 보는 자는 괴로움의 소멸을 본다           2017.11.25   98

 


3공 파일로 책을 만들고

 

강독모임의 글을 모두 출력했습니다. 책처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우선 3공파일을 샀습니다. 3공파일에 출력된 것을 끼워 넣으면 책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3공 파일에는 3공 펀치가 요청됩니다. 한번 사용 되고 말 것이지만 17,000원을 들여서 구입했습니다. 용지도 충분히 샀습니다. 모두 27,000원 가량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스님이 요청한 것이고 스님이 읽어 본다고 하기에 기쁨으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2월부터 11월까지 18개의 글의 양은 꽤 되었습니다. 스크랩하여 MS워드에서 작업했습니다. 사이즈 12폰트로는 150페이지 가량 되었습니다. 종이를 줄이기 위하여 사이즈 10폰트로 바꾸고 2단 배열 했습니다. 그 결과 50페이지 가량이 줄어 총 103페이지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비록 3공파일로 된 것이지만 최초로 발행된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출력 해 놓은 프린트를 보니 무게가 있어 보입니다. 글의 무게, 아니 생각의 무게라 볼 수 있습니다. 흰 것은 여백이고 검은 것은 글자에 불과하지만 한글자 한글자 쳐 넣을 때 마다 생각이 실린 것입니다. 그 생각이 쌓이고 쌓여서 문자화 되었을 때 단단한 실체로서 남아 있습니다. 생각이 도망 가지 못하도록 문자에 단단히 묶어 놓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돈 보다 글이 더 좋아

 

프린트를 하여 3공파일로 묶어 놓으니 책처럼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이런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종의 뿌듯함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보통불자의 생각도 활자화 되어 실체로서 남길 수 있음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쓴 모든 것을 프린트하여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록물로 남겨 놓으면 어떨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2006년부터 글을 썼습니다. 올해로 글 쓴지 만 11년 되었습니다. 그 동안 쓴 글이 약 3700개 가량 됩니다. 매일 하나씩 썼습니다. 글을 쓸 때는 미래 책을 낼 것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서론과 본론과 결론을 갖춘 형식 있는 글을 쓰고자 했습니다. 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글을 쓰고자 했습니다.

 

보통불자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초기경전을 근거로 하여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만일 자신의 일상이나 신변 이야기를 썼다면 소재의 고갈로 인하여 오래 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초기경전을 근거로 한 글쓰기는 사실상 무궁무진합니다. 부처님의 84천 법문을 모두 소재로 할 경우 평생 가도 다 못쓸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1년 동아 거의 매일 쓰다시피 한 글이 3,700개 가량 됩니다. 한 개당 보통 5페이지만 잡아도 18,500페이지 가량 됩니다. 책 한권을 3백페이지로 잡는다면 61권이 됩니다. 모두 프린트하여 파일화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치 상윳따니까야 처럼 주제별로 분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날자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일기 형식의 글로 책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매일매일 쓰다 보니 엄청나게 많아 졌습니다. 일이년이 아닌 십일년 된 글의 양은 흘러간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루 일과 중에 반나절은 글쓰기로 보냈는데 글에 세월이 녹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흘러 가는 시간을 붙들어 매 둔 것 같습니다. 돈은 아무리 벌어도 통장을 보면 남아 있지 않지만, 글은 아무리 써도 문자로 남아 있습니다. 돈보다 글이 더 좋은 이유입니다.

 

 

2017-11-2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