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힘줄과 뼈가 바싹 마르고, 물러남이 없는 용맹정진

담마다사 이병욱 2018. 10. 26. 22:22

 

힘줄과 뼈가 바싹 마르고, 물러남이 없는 용맹정진

 

 

정진하세 정진하세 물러남이 없는 정진 우리도 부처님 같이 우리도 부처님 같이.” 찬불가 우리도 부처님 같이가사 중의 일부입니다. 팔정도에서 정진에 대한 것이라 합니다. 물러남이 없는 정진이라 했는데 이는 숫따니빠따 정진의 경’(Sn3.2)에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연상케 합니다.

 

 

코끼리 위에 올라탄 악마와 더불어,

주변에 깃발을 든 군대를 보았으니,

나는 그들을 맞아 싸우리라.

나로 하여금 이곳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리.”(Stn.442)

 

 

부처님이 정각을 이루기 전에 네란자라 강의 기슭에서 선정을 닦을 때 일어난 일입니다. 악마의 군대와 싸우는 비장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악마의 군대는 욕망, 혐오, 기갈, 군대라 불리는 사군입니다. 또한 권태와 수면, 공포, 의혹, 위선과 고집이라 불리우는 악마의 군대와도 싸우고 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이득과 명예와 칭송, 그리고 칭찬과 경멸과도 싸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악마의 군대와 싸움에 있어서 내게는 패해서 사는 것보다는 싸워서 죽는 편이 오히려 낫다.”(Stn.440)라 하여, 전장에 나가는 장수가 머리에 흰 끈을 동여 매듯이 문자풀을 걸칩니다.

 

부처님의 정진에 대한 이야기는 자야망갈라가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1번 게송을 보면 악마가 수천의 무기들을 가지고 기리메칼라라고 불리는 무서운 코끼리 위에 타고, 군대를 동원하였을 때, 성자들의 제왕 자비로운 가르침으로 섭수하셨네. 이 위대한 힘으로 승리의 행운 제게 임하길 바라옵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진하는 모습은 어땠을까?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잘 말해 줍니다.

 

 

몸에 피가 마르면,

쓸개도 가르침도 마르리라.

살이 빠지면, 마음은 더욱 더 맑아지고

나는 새김과 지혜, 그리고 삼매에 든다.”(Stn.434)

 

 



부처님은 정진에서 나오는 바람은 흐르는 강물조차 마르게 할 것이라 했습니다. 하물며 이러한 용맹을 기울이는 부처님에게 피가 마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피가 마르고 모든 것이 마르면 마음이 청정해져서 알아차림과 지혜가 있는 선정에 들것이라 합니다. 이는 감각적 욕망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말합니다.

 

신통제일 목갈라나가 부처님과 법담을 나누었습니다. 목갈라나가 부처님에게 세존이시여, 정진을 도모한다, 정진을 도모한다 하는데 세존이시여, 어떤 점에서 정진을 도모한다고 하는 것입니까?”(S21.3)라며 물어 보았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답하였습니다.

 

 

참으로 가죽과 힘줄과 뼈가 바싹 마르고 몸 안의 살과 피가 고갈되리라. 사람의 힘으로 사람의 정진력으로 사람의 용맹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것에 도달하지 못하면, 정진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S21.3)

 

 

부처님은 이와 같이 목갈라나에게 정진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숫따니빠따 정진의 경에 실려 있는 게송과 동일 합니다. 이는 다름 아닌 용맹정진을 뜻합니다. 피가 마르고 살이 마를 정도로 용맹정진 했을 때 성취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수행은 조금이라도 젊을 때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해야 함을 말합니다.

 

젊을 때 건강할 때 즐기는 삶을 살다가 수행은 노년에 해도 된다는 것은 착각입니다. 피가 마르고 살이 마르도록 수행하는 것이 용맹정진입니다. 이것이 찬불가 우리도 부처님 같이에서 물러남이 없는 정진의미일 것입니다.

 

 

20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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