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어떻게 인내바라밀 할 것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21. 4. 9. 14:47
어떻게 인내바라밀 할 것인가?

금강경에 인욕바라밀이 있다. 부처님이 과거생에서 바라밀행을 할 때에 대한 것이다. 인욕선인이라 하여 몸을 칼로 갈기갈기 난도질해도 참고 견딤을 말한다. 비슷한 얘기가 청정도론 자애수행편에도 있다.

인욕바라밀은 인내바라밀(khanti-pāramī)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인내하는가? 이는 "예를 들어 아내들, 아이들, 재물들과 같은 외적인 대상을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에 직면하여 인내하는 것이 일반적 초월의 길의 인내이고, 그들의 손이나 발 등과 같은 신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에 직면하여 인내하는 것이 우월적 초월의 길의 인내이고, 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에 직면하여 인내하는 것이 승의적 초월의 길의 인내이다."(테리가타 주석)라는 설명으로 알 수 있다.

인내바라밀은 가장 아끼는 것의 손실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승의적 초월의 길은 생명과 관련이 있다.

약자는 인내할 수밖에 없다. 인내는 약자가 하는 것일까? 갈등이 생겼을 때 약자에게만 인내를 강요한다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누가 인내 해야 하는가?

"참으로 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힘 없는 자에게 인내하네.
그것을 최상의 인내라 부르네.
힘 있는 자는 항상 참아내네.” (S11.4)

힘 있는 자는 언제나 힘을 행사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힘으로 제압할 수 있다. 조직폭력배는 말보다 주먹이 앞선다. 독재정권은 철권으로 다스린다.

힘이 있으면 힘을 행사하려 한다. 거의 본능에 가깝다. 힘 있는 자에게 인내를 기대하기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인내는 힘 있는 자가 해야 한다. 폭력을 자제 했을 때 진짜 힘 있는 자가 된다.

몽둥이로 다스리려고 한다면 아수라의 리더십이 된다. 그러나 힘이 있어도 인내로 다스리려고 한다면 제석천의 리더십이 된다. 이 세상에서 자비만큼 힘 있는 것은 없다.

인내는 힘 있는 자가 해야 한다. 힘 있는 자가 자비의 마음으로 인내하면 최상의 인내가 될 뿐만 아니라, 최상의 힘을 갖춘 자가 된다. 그래서 인내바라밀에 대하여 "뭇삶들의 여러 다양한 허물에 대하여 인욕한다."(Vism.9.124)라고 했다.

2021-04-09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