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담마다사 이병욱 2023. 4. 13. 08:07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아참 오늘 할 일이 있지?" 오늘 일터에 가면 해야 할 일이 있다. 어제 메일로 받아 놓은 것이다. 갑자기 삶의 활력이 돋는다.

요즘 일감이 뜸하다. 예전 같지 않다. 이 일도 그만 해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일감이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는다.

일감이 없을 때는 시간부자가 된다. 남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서 무얼 해야 할지 모른다. 이럴때 글쓰기만한 것이 없다.

글을 쓰면 시간이 잘 간다. 한번 쓰기 시작하면 두세시간은 보통이다. 쓰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려 놓았을 때 일시적으로 강한 성취감이 밀려온다.

아침에 잠에서 깨었을 때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글을 쓴다. 경전을 읽고 논서도 읽는다. 그런데 일감이 있어서 일을 해야 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일감을 잡고 있으면 살아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생계가 유지된다. 일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오늘 아침 일감이 있는 것을 알았을 때 활력이 솟구쳤다. 빨리 일터로 달려 가고 싶어진다. 이런 일감을 준 고객사 담당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언제까지 이런 일을 하게 될까? 언젠가는 그만 둘 때가 있을 것이다. 사무실도 폐쇄될 때가 있을 것이다.

오로지 한개 업체만 바라보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 실패한 것이다. 어느날 일감이 끊어졌을 때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다.

사업생명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그럼에도 이렇게 연명하고 있는 것은 담당의 배려 때문으로 본다. 나이 든 자가 살아 보겠다고 발버둥치는 것이 가엽게 보여서 그러는 것일까? 일감은 끊어질 듯 하면서도 연결되고 있다. 사오년 된 것 같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2023-04-1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