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들기

114권 독후기, 책을 읽으면 후기를 작성한다

담마다사 이병욱 2023. 12. 17. 09:35

114권 독후기, 책을 읽으면 후기를 작성한다
 
 
영하 11도, 올 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 날이다. 미세먼지는 좋고 바람은 약하고 습도는 50%이고 강수확률은 0%이다. 스마트폰 첫화면이 전해주는 메시지이다.
 
어떤 이의 포스팅을 보면 항상 날씨부터 전한다. 산골 온도는 빠지지 않는다. 시시콜콜 전하는 날씨는 보는 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쓰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아마도 날씨이야기가 가장 무난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화할 때 물꼬를 트는 것은 날씨이다.
 
체감온도는 영하 16도이다. 이쯤 되면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그럼에도 집을 나섰다.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일인사업자, 원맨사장, 블로거, 재가수행자에게는 주말이 없다. 일요일임에도 이부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오늘은 자동차를 타고 왔다. 너무 추워서 걷다가 도중에 포기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를 타고 오니 추운 줄 모른다.
 
백권당에 도착했다. 평상일과 다름없는 일상이다. 아침을 먹기 위해서 꿀물을 타고 샌드위치 한쪽을 토스터기기에 구웠다. 삶은 계란과 고구마를 곁들여 먹었다.
 
아침을 먹고 나면 커피를 마셔야 한다. 이번에는 분쇄된 커피를 마셨다. 근처 있는 동서식품 대리점에서 산 것이다. 헤이즐넛향으로 맥심 원두분쇄커피이다. 용량은 100그램이고 가격은 4,700원이다. 카페에서 커피한잔 가격이다. 20잔 이상 만들어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써야 한다. 무엇이든지 하나 써야 한다. 글을 써야 오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하는 것이다.
 
책의 서문을 쓰기로 했다. 이번에는 책을 읽고 소감을 쓴 것에 대한 책이다. 이를 ‘독후기’라고 했다.
 
책 제목은 ‘114 독후기’로 했다. 114번째 책이다. 매우 간단한 제목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동안 기록이다. 총 46개의 글에 323페이지에 달한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현존에 대하여, 어느 무신론자의 고백
2. 움직임과 관찰하는 마음만 있을 뿐, 위빳사나 수행 28일
3. 수행의 의미로 본 사띠, 11일간의 특별한 수업
4. 빠라맛타를 관찰하면, 위빳사나 수행 28일
5. 무엇이든지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위빳사나 수행 28일
6. 사견과 의심이 사라지면, 11일간의 특별한 수업
7. 보살과 아라한의 갈림길, 11일간의 특별한 수업
8. 계간지 청암(靑巖)
9. 가혹한 운명에 대한 삶의 의지, 아모르파티
10. 여법한 부의 창출과 나누는 삶, 붓다의 경제코칭
11. 담마에 의한 정복, 아소까
12. 불교를 유물론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생명과학과 불교
13, 수행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 마음의 지도
14. 바로 하나 전 찰나를 기억해야, 반야심경의 바른이해
15. 공과 공성은 어떻게 다른가, 반야심경의 바른 이해
16. 세간적 정견과 출세간적 정견, 반야심경의 바른 이해 
17. 다산이 진짜 사랑했던 사람은, 다산의 사랑
18. 이데올로기 제까짓 게 뭔데,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19. 인민공화국 치하의 서울이야기,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
20. 산 자들의 부끄러움과 부채의식, 광주 아리랑
21. 무명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것인가, 순룬시야도 전기
22. 삶이 힘들 때마다 글을, 히말라야바위취
23. 존재 이유가 있어도 살고 없어도, 히말라야바위취
24. 인생은 결말을 알기 힘든 연극, 광주 아리랑
25. 누가 이 군인들을 미치게 했는가? 광주 아리랑
26. 광주는 대동세상(大同世上)이었다! 광주 아리랑
27. 사람은 죽어서 이야기를 남긴다, 붓다 연대기
28. 부서져 가는 몸을 바라보면서, 동의보감
29. 학살의 역사는 반복되고, 광주 아리랑
30. 그들이 그토록 지켜 내고자 했던 것은, 광주 아리랑
31. 주어서 좋고 받아서 좋은 선물, 나홀로 읽는 도덕경
32.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녹두서점의 오월
33. 이제는 건너가야, 대한민국읽기
34.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이념의 노예, 나홀로 읽는 도덕경
35. 광주민중항쟁의 주체는 누구인가, 녹두서점의 오월
36. 결사항전 의미를 되새기며, 윤상원 평전

37. 무장투쟁의 합법성에 대하여, 윤상원 평전
38. 내 피는 더럽다, 숨
39. 작가의 윤회관에 의문을 제기하며, 숨
40.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지도, 1402 강리도
41. 머리는 잘라버리고 몸으로 의심하라, 시간이 없다
42. 지하철노선도 같은 해체주의, 1402 강리도
43. 개념놀음에 속지말아야,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44.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 새로 쓰는 광개토왕과 장수왕
45. 물질과 정신을 끊임없이 새겼을 때,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46. 후대 사람들이 기억해 준다면, 브로크공 오월 시민군 이정모
 

114 독후기_23121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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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다양하다. 주로 선물 받은 것이 많다. 선물한 책에 대하여 읽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읽었으면 후기를 써야 할 것이다. 책을 읽을 때 후기 쓸 것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
 
책 장르도 다양하다. 소설, 기록, 수행, 시사 등 갖가지 장르가 있다. 후기 쓸 것을 염두에 두고 밑줄 치며 읽었다.
 
목차 1번에 ‘현존에 대하여, 어느 무신론자의 고백’ (2019-03-09)이 있다. 한국에서 출가한 경험이 있는 ‘스티븐 배철러’가 쓴 것이다. 작가에 대하여 ‘현존(現存)을 주장하는 어느 불가지론자(不可知論者)’라고 규정해 보았다.
 

 
스티븐 배철러는 영국에서 태어났다. 그는 열아홉살 되던 해에 삶의 따분함으로 인하여 일단의 히피무리들과 함께 동쪽으로 여행을 했는데 70년대 초반 다람살라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승려로서 6년을 보내고 한국 송광사에서 구산스님의 지도하에 3년을 보냈다.
 
스티븐 배철러는 책에서 자신은 무신론자라고 했다. 그러나 책을 읽어 보면 불가지론자에 가깝다.
 
스티븐 배철러는 자신의 감각으로 포착된 것만 믿는다. 오로지 지금 현존하는 것만이 의미 있는 것이라 보는 것이다.
 
스티븐 배철론자는 왜 현존론자이고 불가지론자인가? 이는 “도대체 왜 아무것도 없기보다는 뭔가가 있는 것일까?”라고 의문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환생과 업의 형이상학을 고집하기보다는 이 세상이 정말로 유일한 것 일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스티븐 배철러에 대하여 현존을 주장하는 불가지론자로 본 것이다.
 
목차 19에 ‘인민공화국 치하의 서울이야기,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2020-12-28)가 있다. 박완서 작가가 쓴 자전전 소설이다. 소설에서는 인공치하의 서울에 대하여 가감없이 적나라하게 표현 했다. 또한 미군에 대해서도 믿기 힘든 기록을 남겼다.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는 소설‘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의 후속편에 해당된다. 1.4후퇴 때 서울에 남겨진 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민공화국 치하의 서울에서 어떤 일이 있었을까? 작가는 텅 빈 서울에서 먹을 것을 구해야 했다. 피난 간 빈 집을 털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하여 “나도 식량과의 전쟁을 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이런 행위에 대하여 도둑질이라고 하지 않고 ‘보급투쟁’이라고 했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은 업치락 뒤치락 했다. 하루밤 자고 나면 주인이 바뀌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데올로기의 세상에서 살아 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몸은 비록 인민공화국의 하늘 아래 있지만 마음은 일편단심 대한민국에게 밉보이는 것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듯이 조심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세상이 바뀔 때마다 책 잡히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함을 말한다.
 
오늘날 선거에 의해서 세상이 바뀐다. 그러나 한국전쟁 당시에는 무력으로 세상이 바뀌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뀔 때는 민중의 의지와 관계 없었다는 것이다. 이럴 때 민중은 어떤 태도를 취할까?
 
작가는 “오로지 배가 고픈 것만이 진실”이라고 했다. 그 밖의 것은 모조리 엄살이고 가짜라고 했다. 이념은 단지 구호에 지나지 않고 먹고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 그때 당시 서울대학생이 빈 집을 털면서 느낀 생각을 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소설을 보면 양진영을 비교한 대목도 있다. 이는 어머니가 딸에게 “나도 그 사람이 인민군이 아니고, 국군이나 미군이었으면 너 안 내놨다.”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다. 국군과 미군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미군에 대한 불신이 컸던 것 같다. 이는 “문밖에 깜둥이가 색시 서리를 하러 왔다는 것보다 더 끔찍했다.”라고 표현된 것에서 알 수 있다.
 
목차 20번에 ‘산 자들의 부끄러움과 부채의식, 광주 아리랑’ (2021-02-23)이 있다. 정찬주 선생이 선물한 책이다. 광주민중항쟁에 대하여 소설적으로 구성한 일종의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 있다.
 
소설 광주아리랑에서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누가 주인공인지 알 수 없다. 이는 소설 속에서 “그래도 도청 안팍에서 몸 사리지 않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민군들은 김원갑처럼 재수생이거나 고등학생, 식당종업원, 영업사원, 공장노동자, 넝마주이, 구두닦이 등이었다.”(광주 아리랑 2권, 129쪽)라고 표현된 것에서 알 수 있다.
 

 
소설 속에서 진각스님이 있다. 소설은 실명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공인물이 아니다. 소설에서는 천주교 신부와 개신교 목사도 있지만 불교에서는 진각스님이 있었던 것이다.
 
소설을 읽고 5.18묘역을 참배 했다. 진각스님 묘역도 참배하고자 했다. 정문에서 안내인에게 물어 보니 그런 이름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만 등장하는 인물인줄 알았다. 나중에 작가에게 물어 보니 최근에 사망했다고 한다. 착각한 것이다.
 
왜 착각하게 되었을까? 이는 소설에서 진각스님이 총을 맞은 것으로 묘사 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절 옆 토굴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죽고 잪소. 나 죽으믄 독경이나 해주씨요. 인간 몸으로 태어나 부처님 제자로서 멋지게 수행을 한번 해야 겄소.” (광주 아리랑 2권, 134쪽)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책을 보니 “중상을 당한 진각스님은 증심사로 옮겨졌다.”라는 구절도 있다. 진각스님은 중상을 당했을 뿐 사망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5.18당시에 사망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여 5.18묘역에서 묘를 찾고자 했던 것이다.
 
목차 42번에 ‘지하철노선도 같은 해체주의, 1402 강리도’가 있다. 외교관 출신 김선홍 선생이 쓴 것이다.
 

 
김선홍 선생은 페이스북에서 인연 맺었다. 남산에서 열린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여한 바 있다.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즉각 구입했다.
 
백권당에 강리도가 있다. 디지털파일로 된 것을 복원한 것이다. 거의 1미터 이상 되는 대형 지도이다. 지도 전문제작 업체에 맡겨서 족자형태로 만들었다. 실사이즈보다는 작다.
 

 
강리도는 우리나라 최초 세계지도이다. 자랑스런 문화유산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없다. 원본도 없다. 일본 류코쿠 대학에 필사본만 존재한다.
 
김선홍 선생은 강리도에 그려져 있는 지명에 대하여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런데 강리도는 오늘날 기준으로 보았을 때 땅 크기에 대한 비율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강리도에서 한국은 지나치게 크게 묘사되어 있다. 이에 반해 아프리리카는 한국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럽은 서쪽 끝에 지명만 표기 되어 있다.
 
여기 지하철노선도가 있다. 노선도를 보면 실측이 아니다. 방향은 맞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한정된 사이즈에 역을 모두 표기하려다 보니 지명만 표기 되어 있다. 이런 개념은 강리도에도 적용되어 있다.
 
깅리도 저자 김선홍 선생은 강리도를 전철노선도와 같은 개념이라고 했다. 이는 “강리도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천하를 재구성한 것이므로 각 지역의 산술적 크기에 속박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면은 전근대적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수학적 정확성을 가치의 척도로 삼지 않은 포스트모더니즘 또는 해체주의와 상통하는 특징으로 볼 수 있다.”(1402 강리도, 105쪽)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저자는 강리도의 언밸런스에 대하여 일종의 포스트모더니즘 또는 해체주의로 보았다. 한정된 공간에 실측대로 표기할 수 없어서 지명 위주로 표시하다 보니 지하철이나 전철노선도를 표기한 것처럼 된 것이다.
 
집이나 사무실에 책은 많지 않다. 예전에는 많았지만 지속적으로 버렸다. 이제는 꼭 필요한 책만 남아 있다. 특히 경전은 필수품이나 다름 없다. 의자만 돌리면 이동하지 않고 꺼내 볼 수 있는 위치에 놓아 두었다.
 
경전이나 논서 이외에 다른 책은 잘 보지 않는다. 책 선물을 받지만 다 읽어 보지 않았다. 선물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읽어 보아야 하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읽은 책이 있다. 그리고 후기를 남겼다.
 
책을 읽을 때 정독하며 읽는다. 새기고 싶은 부분은 밑줄 친다. 나중에 후기를 작성할 때 필요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책을 읽은 다음에 후기를 작성했다. 글이 모이고 모여서 이제 하나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것도 재가수행자의 삶의 결실일 것이다.
 
 
2023-12-1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