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생활속의 소욕지족

담마다사 이병욱 2024. 6. 5. 04:11

생활속의 소욕지족

 


글을 쓰다 보면 종종 접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실천에 대한 것이다. 글만 쓰지 말고 수행도 하라는 것이다.

매일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쓰고 있다. 가능하면 경전 문구를 곁들인 글쓰기이다. 이런 글쓰기에 대해서 어떤 이는 남의 소나 세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늘을 나는 새는 두 날개로 날아간다. 불교 수행자는 교학과 수행을 겸비해서 목적지에 이르고자 한다. 둘 중에 하나라도 결핍되면 불완전한 것이 된다. 한쪽 날개로 날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글을 썼다. 그것도 장문의 글이다. 글이 너무 길어서일까 제발 짧게 쓰라고 말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스타일대로 쓴다.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다 보니 글이 길어진 것이다.

수행이라 하여 반드시 좌선만을 말하지 않는다. 생활 속에서도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소욕지족이다.

소욕지족은 어떤 것인가? 이는 "어떠한 것이든 만족하는 것이 행복이다.”(Dhp.331)라는 법구경 게송에서 확인 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만족한다는 것은 '주어진 조건에 만족한다'라는 말과 같다.

주어진 조건에 만족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온통 작은 것 투성이다. 집도 작고 차도 작다.

아파트는 스물두 평이다. 차는 구백구십구씨씨 경차이다. 그러나 사는데 불편함 없고 타는데 불편함 없다. 사람 사이즈가 작은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아끼고 절약하는 생활을 한다. 새 것보다 중고품을 활용한다. 차도 중고차이다. 아직까지 새 차를 가져 본 적이 없다. 이렇게 살다 보니 빚이 없다.

살다 보면 고장 날 때가 있다. 심각한 것은 전문가를 부른다. 하수도가 막히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그 외 것은 직접 고친다.

며칠전 식탁이 망가졌다. 빌트인 식탁이다. 아파트 평수가 좁다 보니 바퀴식 미닫이 식탁이다. 식탁을 지지 하는 철제 다리가 무너진 것이다.

 


아파트는 이십년 되었다. 이사 온지는 오년 되었다. 연식이 있다 보니 하나 둘 고장이 난다. 몇 달 전에는 주방 서랍장을 고쳤다.

바퀴식 지지대는 오래 되어서 파손된 것이다. 스크류에 녹이 슬어 제기능 하지 못한 것이다. 일은 벌어졌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사람을 부르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다.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식탁을 새로 장만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식탁 놓을 공간이 없는 것이다. 바퀴식 지지대를 부착하는 것 외 다른 방법은 없다.

강력한 파워로 고정시켜야 한다. 전동드라이버가 필요 했다. 창동에서 가져 왔다. 장인이 작고 하기 전에 쓰던 것이다.

 


식탁은 손쉽게 원상복구 되었다. 전동드라이버를 이용해서 강력하게 고정한 것이다. 이런 것도 일종의 디아이와이(DIY)라고 볼 수 있다.

아나바다, 아껴쓰고 나누어 쓰고 바꾸어 쓰고 다시 쓰는 것이다. 새것을 사기 보다는 있는 것을 활용 하는 것이다. 이런 것도 소욕지족일 것이다.

 


소욕지족은 수행자에게 요청되는 덕목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만족하는 삶을 산다면 하루 한끼 먹어도 얼굴은 맑고 깨끗할 것이다.

수행한다고 하여 반드시 좌선이나 행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 속에서 소욕지족을 실천하는 것도 수행이다.

2024-06-04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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