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미션스쿨의 추억2 – 기도

담마다사 이병욱 2006. 7. 22. 10:08

미션스쿨의 추억2 – 기도

 

 

고등학교를 배정 받고 처음 가는 소집일 이었다.   소집일날 제일 처음 접한 것이 찬송가 이었다. 나누어 주는 유인물에는 찬송가가 적혀 있었다. 처음이라 기억이 생생이 나는데 시온의 아침 이라는 찬송가 이었다.  소집일 첫날에 찬송가를 배우는 것으로 하여 고교생활이 시작 되었다.

 

3월 개교와 더불어 미션스쿨에서 생활이 시작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 선교사가 설립했다고 하고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됨을 무척 강조하는 전형적인 기독교계통의 사립학교 이었다.  1학년 커리큘럼을 보면 1주일에 성경시간이 2시간 할애 되고,  1주일에 3번 아침 방송예배, 1주일에 한번 반예배, 한달에 한번 전교생이 운동장에서 하는 전체예배, 1년에 3일간 수업전폐하고 대형교회에 가서 하는 특별예배등  모든것이 종교위주로 짜여진 느낌이었다. 

 

반에서는 공식적인 학급 대표이외에 종교활동을 전담하는 신심이 두터운 별도의 책임자를 두어 2원화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이 종교대표자는 학급에서 실시되는 자체 예배를 주관하고 교목과 연결 되어 있어서 최일선에서 선교하는 역할도 담당하였다.

 

1학년 성경시간은 교목이 직접들어 와서 교재를 중심으로 기독교 대하여 교육한다.  나에게 가장 큰 문제는 기도시간 이었다.   성경 수업전에 교목은 학생들에게 번호순으로 교단 앞으로 나와서 기도 하게 하고 수업에 임하는 것 이었다.  사실 여러명 속에 앉아 있으면 눈감고 못들은척 하고 딴 생각 이나 하면 그만 이었지만 교단 앞으로 나와서 기도 하는 것은 상황이 달랐다.  그야말로 꼼짝없이 앞으로 나와서 기도를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뒷번호라 나에게는 한참후에 일어날 이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른 것은 다 양보 할 수 있어도 이것만큼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른 친구들은 보고 들은대로 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미사여구와 찬양을 하면서 그럴싸 하게 멋지게 하는 친구도 있었고 어떤 친구는 몹시 서투르게 하는 친구도 있었는데 어쨌든 점점 시간은 다가 오는 것 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성경시간의 기도 시간 이었다.  어떤 한 친구가 자신의 순번이 되어서 교단 앞으로 나오게 되었다. 우렁찬 목소리로 다함께 기도 합시다 하고 두손을 마주 잡고 기도를 진행 하였다. 그 다음은 늘 듣던 대로 신의 이름을 부르고 찬양하고 주시옵서소 하고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기도 드립니다 라고 나와야 하는데 침묵이 길어졌다.  침묵이 길어지자 일순간 교실안은 긴장 되기 시작 하였다. 교목도 당황하는 눈치이었고 학생들도 무슨일 인가 하고 두리번 거렸다.  끝내 그 친구는 끝내 한마디도 하지 않고 맨 마지막에 단지 아멘 하고 상기된 표정으로 후다닥 내려 오는 것이었다.  다들 어안이 벙벙 해졌고 그다음이 어떤 일이 벌어 질 까 에 대하여 걱정 하고 있었다.  미션스쿨에서 그것도 신성한 기도시간에 매우 불경스러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교목의 표정 또한 매우 일그러져 있어서 과연 어떤 조치를 취할 까에 대하여 잔뜩 긴장된 분위기와 침묵만 흘렀다.

 

그러나 그후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그냥 넘어 간 것이다.  그 영향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후에 순번으로 하는 기도는 유야무야 뒤었다.  그 덕분에 나도 기도의 공포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지금도 고교시절을 회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도 사건이다.

요새도 그 미션스쿨에서는 과거와 동일하게 학생들을 꼼짝할 수 없게 만들

어 놓고 학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인 주입식 선교를 계속 하고 있을

?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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