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서 차(茶)로, 부족한 2%를 채워주는 그 독특한 무엇 때문에
스님들이 좋아 하는 것
현재 최고로 인기를 누리고 대부분의 불자들이 긍정적으로 생각 하는 스님이 ‘금강스님’이 아닐까 생각 한다. 땅끝 마을 미황사를 일약 템플스테이의 명찰로 만든 장본인인 금강스님이 불교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준 적이 있었다.
그 때 인상 깊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차를 무척 좋아 한다는 것이었다. 하루에 마시는 차가 적게는 60잔, 많게는 80잔을 마신다고 하였다. 찾아 오는 손님들과 차담을 하다 보니 그렇게 많이 마시게 되었고 자신 또한 차를 무척 즐겨서 그렇게 많은 차를 마시고 나면 나중에 몽롱한 느낌이 들정도라고 하였다.
해남 땅끝 마을의 아름다운 절 미황사
지난 2월에 입적한 법정스님 또한 차를 무척 즐겨 마셨다고 한다. 홀로 강원도 원두막에 살면서 네가지 낙으로 살았다고 하는데 그것은 ‘차마시기’와 ‘채소밭가꾸기’와 ‘음악듣기’와 ‘독서’이었다 한다. 이렇게 불가의 스님들은 차를 무척 즐기고 좋아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법정스님이 머물던 오두막.
물이흐르고 꽃이 피는 움막집이라 해서 수류화개실(水流花開室)이라 한다.
사진 http://image.search.daum.net/dsa
빨리 빨리 문화의 산물
현대를 살아 가는 사람들은 바쁘다. 그리고 늘 여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무엇이든지 ‘빨리 빨리’ 해야 한다. 그런 빨리 빨리 문화의 산물이 자판기이고 인스턴트 식품일 것이다. 기호품도 마찬가지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 가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기호품은 ‘커피’이다. 그것도 자판기 커피와 같이 설탕과 프림이 잔뜩 들어간 매우 자극적인 커피이다.
달면서도 강렬한 자극을 주는 커피를 마시고 나면 들어 갈 때는 좋은 느낌이지만 항상 뒤끝이 좋지 않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마시는 자판기 커피나 1회용 봉지커피는 마치 독극물을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하루에 2잔 이상을 마시기 힘들다. 그러나 어떤이들은 믹스된 커피를 10잔 이상 마신다고 하니 그 위장은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언가 2% 부족한
설탕과 프림이 믹스된 1회용 봉지 커피를 마시다가 원두커피로 바꾸었다. 맛과 향이 있는 원두커피는 봉지커피에 비하면 밋밋하고 맹숭맹숭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프림이나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강렬한 자극이 없어서 마치 숭늉마시듯이 자주 마시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제 1회용 봉지커피는 더 이상 찾지 않게 되었다. 어쩌다가 마시긴 하지만 한번 원두커피 맛을 알고 난 이상 다시 자주 찾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원두커피를 애용하다 보니 슬슬 물리기 시작 한다. 원두 커피가 위에 부담이 없어서 좋긴 한데 무언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비록 향이 있긴 하지만 자극이 부족한 것이다. 그런 자극이 부족한 2%를 채워 주는 것이 차가 아닐까 생각 한다.
중국에서 맛본 차맛
차맛은 익히 알고 있었다. 특히 중국에서 맛보는 차맛은 매우 독특하였다. 상담중에 차가 나오고, 식사전에 차가 나오고 식사가 끝나도 차가 나오고, 그들은 온통 차와 함께 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차는 기름기가 있는 중국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듯 하였다. 우리와 달리 그들은 날 것으로 먹는 경우가 없다. 야채도 기름에 데쳐 먹기 때문에 뒤끝을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 항상 차를 마시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차를 마시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차맛을 알아 생활화 되어 있는 사람들도 있고, 차와 관련된 다도교육과정도 있다. 또 인터넷에서는 동호회도 있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접하는 차는 1회용 인스턴트 차이다. 티백이라 불리우는 종이봉지에 담겨져 있는 차를 뜨거운 물에 넣어서 마시는 것이다. 그런 차를 마시다 보면 중국에서 마셨던 그 맛을 느낄 수 없다. 차 맛이 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쓰고 무언가 20% 부족한 느낌이다.
차를 본격적으로 접하고
차를 본격적으로 접하고자 어느 블러거에 문의 하였다. 친절하게도 장문의 댓글을 달아 주어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하나씩 준비 하였다. 물을 다릴 수 있는 전기포트를 구입하였고, 차를 올려 놓고 물을 부으면 찻물이 떨어지게 만드는 ‘표일배’라는 병도 구입하였다.
차를 끓여 마실수 있는 도구들
가장 중요한 차는 할인점에서 샀는데 중국산이다. 중국 운남성에서 나온 보이차이다. 총 10개의 덩어리가 있는데 한 덩어리가 약 3~4g으로 동그란 환약모양으로 되어 있다. 설명을 보니 어린 차잎을 따서 ‘후발효’시킨 것이라 한다.
발효된 차잎이 딱딱하게 굳어져 낱개로 포장 되어 있다.
한 덩어리를 표일배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자 커피색깔의 차물이 우러나왔다. 겉으로 보기에 원두커피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색깔이 비슷 하였다. 마셔본 결과 중국에서 마시던 그 맛이었다. 그 차맛은 원두커피에서 부족한 2%가 채워져 있었다.
표일배에 발효된 찻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표일배의 꼭지를 누루면 찻물만 아래로 내려간다.
차의 색깔이 커피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커피에 없는 독특한 그 무엇인 2%를 채워 준다.
차의 세계로 들어 가고자
이제 차맛을 알았으니 커피는 관심에서 멀어진 듯한 느낌이다. 독극물 같은 1회용 믹스커피에서 시작하여 원두커피로 왔으나 거기에서도 무언가 부족한 2%를 채워준 것이 이제 막 접한 차 맛이다.
차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나는 수입차도 있지만 우리나라 산천에서 나는 차도 있을 것이고, 발효차 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어 본 감잎차, 뽕잎차등 다양한 대용차도 있을 것이다. 이런 차를 하나씩 접하면서 새로운 차의 세계로 들어 가고자 한다. 불가에서 왜 차를 좋아 하게 되었는지 알만하다.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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