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소신공양과 바베큐파티, 수경스님! 다시 돌아와 주십시요.

담마다사 이병욱 2010. 6. 15. 11:01

 

소신공양과 바베큐파티, 수경스님! 다시 돌아와 주십시요.

 

 

자기 이름을 걸고 사업 하는 사람들의 최대 과제는 안정적인물량의 확보이다. 일거리가 많아서 할 일이 많다면 그 것 같이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 하고 있는 일에다 앞으로 할 일이 새로 생겨 난다면 가장 이상적으로 굴러 가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24시간 속도전 하는

 

일이 없으면 놀 수 밖에 없다. 수주 활동을 위하여 열심히 뛰어 보지만 생각 되로 되지 않는다. 그럴 때 일감이 터지면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를 맞는 것 같이 반갑다. 그런 일감이 몇 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년간 보장 된다면 사업은 매우 안정적으로 굴러 갈 것이다. 더구나 정부에서 보증 해 주는 사업이라면 돈을 떼일염려도 없다.

 

그런 알짜 사업이 있다. 현 정권에서 야심차게 추진 하는 ‘4대강 사업이바로 그것이다. 무려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 수년간 지속 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참여 하는 기업은 가뭄에 단비를 넘어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일까 최근 4대강 사업의 공사 현장에는 24시간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밀어 붙이는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방에 큰 건물을 짓고 있는 분이 있는데, 건물이 완공 되어 감에 따라, 도로등 주변 환경정비를 지방정부에서 정비 해주어야 하는데 차일 피일 미룬다고 한다. 담당 공무원에 따져 보니 예산이 없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예산이 없는 것일까. 그 공무원이 실토 하기를 대부분의 예산이 4대강 사업으로 배정 되다 보니, 지방정부의 예산이 대폭 삭감 되어서 도로 정비와 같이 기초환경에 투입할 예산이 턱 없이 부족해서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현 정권은 밀어 붙이고 있다. 4대강을 이슈로 한 지방선거에서 참패 하였음에도 불구 하고 미래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이야기와 함께 가까이는 청계천의 사례와 멀게는 경부고속도로 사례를 들어서 설명 하고 있다. 그 것도 월드컵의 승전보를 틈타 허를 찌르는 수법을 사용 하고 있다.

 

6 2일을 기점으로

 

4대강 사업에 대하여 가장 반대를 많이 하는 곳이 불교계이다. 사찰과 문화재가 주로 자연과 함께 있다 보니 반대 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 일 것이다. 이렇게 환경파괴의 직접적인 영향권하에 있는 불교계에서 극렬한 반대의 표시가 지난 5 31일에 있었던 문수스님의 소신공양 사건 일 것이다.

 

소신공양은 한국불교 1700년 역사에 있어서 최초로 벌어진 사건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조계종 총무원은 이를 평가절하 하였다. 장례식도 종단에서 주관 하는 것이 아니라 스님이 주석 하였던 지보사에 알게 모르게 조촐하게 치루어졌다. 그런 이유는 아마도 6 2일의 지방선거에서 현 장로정권이 압도적으로 이길 것으로 예상해서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지방선거에서 장로정권이 참패 하자 태도를 바꾸었다. 이제는 범 불교적으로 치루자는 것이다. 그래서 49재가 끝나는 시점에 서울광장에 모여서 대규모로 추모 하자는 것이다. 그 이전에 4대강의 4자도 꺼내지 못하였던 조계종 총무원이 이제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 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단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립서비스인지는 좀 더 두고 보면 알 것이다.

 

수경스님이 잠적 하였는데

 

이런 기회주의적인 총무원 분위기에 대하여 누구보다 강력하게 질타한 스님이 있는데 그 분이 바로 수경스님이다. 그런 수경스님이 잠적했다고 한다.

 

이유는 두가지로 본다. 하나는 현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의 무능과 부패이고, 또 하나는 4대강 사업과 같이 현 장로정권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대하여 절망해서 일 것이다.

 

수경스님은 일반인들의 뇌리에 31배스님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환경문제와 관련된 새만금이나 4대강 반대 31배는 유명하다. 그런 스님이 최근 가장 충격을 받은 사건이 문수스님의 소신 공양이었다고 한다. 스님이 잠적하기 전에 남긴 서신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보면서 제 자신의 문제가 더욱 명료해졌습니다.

‘한 생각’에 몸을 던져 생멸을 아우르는 모습에서,

지금의 제 모습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을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환경운동을 한답시고 대접받는 중노릇을 해 온 자신에 대하여 반성하고, 이제 더 이상 감당 할 수 없어서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다고 고백하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

 

누구나 초심은 있다. 특히 불교에서 초심은 매우 중요하다. 처음 발심을 하게 되는 그 마음이 바로 바른 깨달음(正覺)’이라는 법성게의 초발심시변정각이나 금강경의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은 모두 초심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

 

그런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스님은 모든 것을 내려 놓겠다고 말 하였다. 환경단체나 NGO의 감투뿐만 아니라 조계종의 승적도 내려 놓겠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스님은 특정 종단에 속하기 보다 하나의 수행자로서 삶을 살아 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서신의 말미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번다했습니다.

이제 저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어느 따뜻한 겨울,

바위 옆에서 졸다 죽고 싶습니다.

 

 

이렇게 한 분의 활동가가 사라졌다. 그러나 너무 아쉽다. 이제까지 스님의 역할이 너무 컷기 때문이다. 또 그런 기대를 많이 하였기 때문이다.

 

아직도 쟁쟁한 스님의 사자후

 

스님과 일면식도 없지만 스님을 최초로 본 것은 지난 2008 7.4 시국법회때 이다. 그 때 당시 광우병쇠고기 수입에 따른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불교계는 종교편향에 시달리고 있었다.

 

7.4시국법회는 장로정권이 들어서면서 알게 모르게 당한 불교계의 울분이 표출된 최초의 대규모 집회로 기록 되고 있다. 이 법회를 주관 한 분이 수경스님이다.

 

 

 

 

7.4 시국법회의 수경스님

2008년 쇠고기수입반대와 불교차별 정책에 대한 불교계 최초의 야외규탄대회

 

 

 

이 법회에서 수경스님은 쩌렁 쩌렁한 목소리로 사자후를 토했다.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수경스님의 사자후는 듣는 이들의 모든 마음을 후련하게 하였다. 그런 스님의 사자후는 불교역사상 가장 많이 모였다는 8.27범 불교도 대회에서도 유감 없이 들을 수 있었다.

 

스님이 마지막 사자후를 토한 곳이 문수스님의 국민추모제에서 있었다고 교계신문은 전한다.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에 대한 종단 집행부의 비협조적인 장례절차와 평가절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통렬하게 비판하였다.

 

 

조계종단 수뇌부에 호소한다.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 그만 하라!”

 

 

현 조계종의 총무원을 장로정권의 하수인으로 규정 한 것이다. 그러자 참석 하였던 수천명의 사부대중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는데 자승 총무원장을 끌어내자!”, “재가자들이 앞장서 끌어내!” 등의 구호가 터지면서 적극적으로 호응 했었다고 전한다.

 

다시 돌아와 주었으면

 

스님은 떠났다. 그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는 수행자의 길로 떠난 것이다. 그러나 스님이 다시 돌아와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리고 예전의 그 사자후를 다시 듣고 싶다.

 

스님이 떠난 공백을 메울 수 없다면 문수스님의 소신공양도 4대강 사업을 밀어 붙이는 장로정권에게 있어서 하나의 바베큐파티쯤으로 생각 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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