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뿔난 시민들, 아르헨티나전에 대패 하던 날 붉은악마 뿔이 촛불처럼

담마다사 이병욱 2010. 6. 18. 12:55

 

뿔난 시민들, 아르헨티나전에 대패 하던 날 붉은악마 뿔이 촛불처럼

 

 

시민들이 뿔 났다. 그 것도 단단히 났다. 멍하니 서 있다 당한 자책골과 너무나 허술한 수비, 거기에다 운도 따라 주지 않아 대한민국은 아르헨티나전에서 1 4대패’ 하였다. 그 날 시민들은 저 마다 붉은 뿔 두개를 머리에 달고 있었다.

 

대패 하던 날

 

전국적으로 길거리 응원이 벌어진 날, 안양에서는 안양종합운동장에 모였다.

 

 

 

 

안양종합운동장

2만5천명을 수용 할 수 있다.

사진은 경기 한시간전 장면이다.

 

 

 

안양종합운동장은 예전에 LG축구단이 연고로 삼던 곳이었다. 프로축구단이창단 된 이래 1996년부터 안양LG치타스라는 이름으로 몇 차레 우승도 하였으나, 그들은 안양시민의 바램을 져 버리고 2004년부터 연고지를 서울로 옮겼다.

 

 

 

 

 안양은 LG프로축구단의 연고지(1996~2003) 이었다.

 

 

 

 

그런 안양종합운동장은 꽤 크다. 수용인원이 25천명인 축구장을 포함하여, 안양 KT&G가 연고로 하는 실내체육관이 있고, 국제규격의 빙상장과 실내 수영장이 있어서 야구장만 없을 뿐, 모든 경기장이 잘 갖추어져 있는 복합 스포츠 단지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에 안양종합운동장에서도 응원이 있었다. 그 때 당시 깜짝 놀랐던 것은 거의 대부분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구름 같이 몰려 왔다는 사실이다. “Be the Reds!” 라고 적힌 붉은 셔츠가 없으면, 빨간색 티라도 입고 나오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놀랐다.

 

 

 

 

 

축구장 가는 길목

붉은악마 티셔츠를 팔고 있다.

 

 

 

 

 

붉은악마 뿔과 같은 악세사리도 판다

 

 

 

 

 

 

노점상도 붉은악마 뿔을 착용 하고

 

 

 

 

 

 

응원전이 열리는 축구장 입구이다.

 

 

 

 

 

 

경기 한시간 전 장면이다. 

경기가 시작 되었을 때 잔디장만 빼고 거의 다 찼다.

 

 

 

 

이번에는 뿔인가

 

그런지 어언 8년 만에 다시 보는 응원전에 또 다시 놀란 것은 붉은 티셔츠의 물결 뿐만 아니라 대다수가 머리에 을 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머리에 뿔을 하는 것이 하나의 트랜드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뿔을 착용 하고 있다.

 

 

 

2006년도 독일월드컵 당시에는 중국에 단기출장을 가 있어서 그 때 당시의길거리 응원에 대한 상황을 잘 모른다. 그런 공백기간이 있었지만 8년 만에 다시 보는 길거리 응원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머리에 뿔달린 사람들이 많아 졌다는 사실이다.

 

머리에 뿔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은 주로 젊은 층이다. 대부분이 청소년이지만 아이들도 있고, 어른들도 많이 보인다. 왜 그들은 머리에 뿔을 달고 다니는 것일까. 마치 도깨비 뿔을 연상 시키는 빨간 뿔에다, 발광장치가 되어 있는지 밤에는 빨간 빛이 나온다.

 

 

 

 

 

뿔은 밤이 되면 위력을 발휘한다.

야광처리가 되어 있어서 붉게 빛난다.

 

 

 

문화현상인가

 

모두 머리뿔 촛불을 하나씩 켜 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면 하나의 트랜드 같다. 남이 하니 나도 따라 한다는 차원을 넘어 하나의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태극기를 두른 소녀들

 

 

 

 

 

 

그녀들의 뒷 모습

 

 

 

 

 

 

 

나이든 시람들도  태극기 패션을 하고 있다.

 

 

 

 

 

 

 태극기로 옷을 만들었다.

서로 함께 있으면 태극기 모습이 드러난다.

 

 

 

 

붉은악마 응원단을 싫어 하는 종교인이나 보수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민망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크게 게의치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뿔놀이를 즐기는 것 같다.  

 

아니 즐기는 것을 넘어 반항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일부도 아니고 대다수가 그런 차림이라면 하나의 거대한 물결 내지 운동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참여 한다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문화 현상일 것이다.

 

 

 

 

 

시민들이 경기장에 일찌감치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식사를 해결 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경기시작이 가까워 지자 응원이 열기를 더한다.

 

 

 

 

2008년도 촛불

 

지난 2008년도 광우병의심 쇠고기 파동 당시 촛불을 최초로 든 것은 소녀 들이었다. 그들이 주도한 촛불은 활활 타올라 전국으로 번졌고, 정국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촛불문화제라는 하나의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었다.

 

그들은 왜 촛불을 들었을까. 현 질서에 대한 일종의 저항 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순과 위선에 가득찬 기득권층에게 행동으로 보여 준 것이다.

 

말로만 이야기 할 뿐, 어느 누구도 행동으로 나서지 않은 현실에서 소녀들이 나섰다는 사실은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래서 탄생된 신조어가 촛불소녀이다. 그런 촛불소녀들의 용기 있는 행동은 또한 형상화되었는데 7.4시국 법회 당시 선 보였던 촛불소녀장엄등이 대표적인 예 일 것이다.

 

 

 

 

 

2008년 7.4시국법회 당시 등장한 촛불소녀 장엄연등

 

 

 

 

 

2010년 뿔놀이

 

이제 2010년 월드컵 길거리 응원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콘을 본다. 각자 머리에 뿔을 달고 다니는 모습이다. 일부 종교지도자들은 이를 악마의 유행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게의치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즐기는 모습이다. 그런 말을 해볼 테면 해 봐라 식이다. 자발적 참가자들의 대부분이 머리에 뿔을 달았다는 사실은 일종의 기득권층에 대한 저항의식의 발로로 보인다.

 

 

 

 

 

애국가가 울릴 때 태극기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이다. 특히 청소년이나 젊은 층이 더 그렇다. 보수정권이 들어 선 이래 정치가 후퇴하고, 사회의 법과 제도가 과거 20~30년 전으로 회귀 하는 듯한 시기에, 머리에 뿔을 달고 나오는 것도 일종의 저항의 산물 일 것이다. 그렇다면 촛불이 단지 뿔로 바뀐 것은 아닐까.

 

 

 

 

경기에 열중 하는 시민들

 

 

 

 

 

 

붉은악마뿔이 마치 촛불처럼 보인다.

 

 

 

 

운동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머리에 달린 두개의 뿔과 거기에서 뿜어 나오는 불빛이 마치 촛불처럼  보였다.

 

비록 우리 대표팀이 아르헨티나에 무려 1:4로 대패 하였지만, 다음 경기에서 선전 하여 반드시 16강에 진출 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화이팅!

 

 

 

 

 

201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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