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불교혼례식의 전형을 보는듯, 스리랑카 포루와(Poruwa) 세레모니

담마다사 이병욱 2011. 7. 13. 12:06

 

 

 

 

불교혼례식의 전형을 보는듯, 스리랑카 포루와(Poruwa) 세레모니

 

 

 

 

결혼식장의 풍경을 보면

 

우리나라 결혼식장의 풍경을 보면 마치 붕어빵을 찍어 내는 것 같다. 예식장에서불과 30분 이내에 치루어지는 혼례식은 정형화 되어 있어서 어디를 가나 다 똑 같은 모습이다.

 

좀 더 색다른 장소에서 이색적으로 결혼식이 치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서양식이 변형된 형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교인들은 교회나 성당에서 결혼식을 치루기도 한다.

 

종교시설에서 보는 혼례식은 더 의미가 있어 보인다. 같은 혼례를 치루더라도  시간제약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종교적 의미도 가미되기 때문에 모든 이들에게 더 신뢰를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불교식의 혼례는 보지 못하였다. 교회나 성당에서 치루어지는 혼례는 일상화 되었으나 절에서 치루어지는 혼례는 매우 희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불교식 혼례란 어떤 것일까.

 

불교식 혼례란 어떤 것일까

 

인터넷 검색에 따르면 불교식 혼례의 특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혼례식장은 불단 앞에 향로와 향촉을 놓고 그 뒤에 집전 스님의 자리를 마련한다. 집전스님 자리 뒤에 신랑·신부의 자리가 있고, 그 옆이 양측 부모의 자리이며 신랑·신부의 뒤에 내빈들의 자리가 마련된다. 일반적으로 신랑과 신부의 위치를 보면 부처를 바라보는 상태에서 왼쪽이 신랑의 자리가 되고 오른쪽이 신부의 자리가 된다.

 
의식이 시작되면 집전 스님은 향을 피운 다음 불전(
佛前)에 앉아 3번 절하고 독경을 한다. 이어서 경백문(敬白文)을 읽는데, 이것은 두 사람의 결혼을 불전에 고하고 가호를 비는 것이므로 신랑·신부는 공손히 경청하는 것이 예이다. 이 경백문을 고불문이라 하는데 헌화와 더불어 불교 혼례의식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부다피아, 불교식 혼례의 특성)

 

 

법당에서 치루어지는 혼례식에 관한 것이다. 불상을 바로 보고 앞에 스님이 있고, 그 뒤에 신랑과 신부가 있는 모습이다. 이 때 집전하는 스님은 고불문(告佛文)을 읽어주는 데 다음과 같다.

 

 

"주례 법사 ○○○은 삼가 부처님께 아뢰나이다.
 
하늘에 달이 밝고 땅 위에 물이 맑으면 물 있는 곳마다 달이 비추이듯이
 
우리들의 마음이 맑으면 부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청정한 몸과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선 청신사 ○○○과 청신녀 ○○○은 깊은 사랑과 보살심으로 부부되기를 부처님께 서원하오니 위없는 자비 광명을 드리워 주옵소서일곱 송이 꽃을 연등 부처님께 바쳤던 선혜보살과 구리선녀의 슬기로움이
이 부부에게도 항상하게 하소서.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물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부다피아, 불교식 혼례의 특성)

 

 

고불문이 끝나면 헌화를 하게 되는데, 신랑이 다섯송이의 꽃을 주례법사에게 드리면 이를 불전에 헌화하고, 신부가 두송이를 주면 같은 방법으로 헌화한다. 이런 의식은 본생담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스리랑카 전통혼례식, 포루와 세레모니(Poruwa ceremony)

 

그렇다면 불교국가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혼례를 치룰까. 테라와다불교의 종주국으로 자부하는 스리랑카의 전통혼례에 대한 의식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영문판 위키피디아에서도 스리랑카의 전통혼례(Poruwa ceremony)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혼례를 치룰까. 다음은 영문판 위키피디아의 내용과 유튜브동영상에서 캡처한 화면을 곁들여 설명하였다

 

스리랑카에서는 전통혼례에 대하여 포루와 세레모니(Poruwa ceremony)’라고 부른다. 이는 불교도들의 결혼의식에 관한 것이다. 혼례식은 포루와라고 하는 마루에서 치루어지는데, 아름답게 장식된 곳을 말한다. 이런 의식은 신랑과 신부, 그리고 가족을 위하여 거행되는 일련의 종교의식에 대한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포루와(Poruwa)

아름답게 장식된 일산과 나무마루로 이루어진 단으로서 신랑과 신부가 올라 서는 곳을 말한다.

 

 

 

세레모니 절차

 

신랑과 그의 친척들은 포루와의 왼편에 모여 있고, 신부가족들은 오른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신부와 신랑은 가장 먼저 오른 발을 들어 포루와에 올라 간다. 그들은 전통방식대로 손바닥을 마주 하여 합장한 상태로 서로 인사한다. 의식을 주관하는 사람은 베텔입사귀를 두 커플에게 선물하는데, 받고나서 포루와 위에 내려 놓아 다시 그에게 넘겨 준다.

 

 

 

  

세레모니를 주관하는 사람

비구가 아니고 일반인이다. 예불문을 낭송하기도 하고, 모든 예식절차를 진행한다.

 

 

 

 

신부의 아버지는 오른편에 위치하여 신부를 신랑에게 양도하는 상징적인 제스처를 취한다. 이때 신랑의 형제들은 동전을 담아 묶은 일곱개의 베텔잎사귀를 그릇에 담아 신부에게 건네준다. 신부는 신랑이 한 번에 한 잎씩 포루와 위에 내려 놓을 때까지 그릇을 들고 있는다. 여기서 베텔(betel) 잎사귀는 인도산 후추과의 상록수이다.

 

 

 

 

 

베텔(betel)잎사귀

동전이 들어간 일곱개의 베텔잎사귀. 베텔은 인도산 후추과의 상록수이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신랑의 형제들은 금목걸이를 신랑에게 전달해 준다. 이는 신부의 목에 걸어 주기 위한 것이다. 이때 어머니쪽의 삼촌이 포루와로 들어와 신랑신부의 손가락을 금색실로 묶고 거기에다 물을 붇는다.

 

 

 

 

금줄로 손가락묶기

신랑신부의 손가락을 금줄로 묶어주는 일을 어머니쪽의 삼촌이 한다

 

 

 

 

 

묶인 손가락에 물 붓기

금줄로 묶인 손가락에 물을 붓고 있다.

 

 

 

여섯명의 소녀가 축가로서 불교전통 게송인 자야망갈라가타(Jayamangala Gatha)를 불러준다.

 

 

 

축가

흰색 전통의상을 입은  소녀들이 축가로서 불교전통게송인 자야망갈라가타(Jayamangala Gatha)를 불러주고 있다.

 

 

 

 

신랑은 신부에게 하얀 천의 의상을 선물하는데, 이는 신부의 어머니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장모에 대한 신랑의 예절표현이라 볼 수 있다.

 

 

 

 

 

전통의상을 입어 보는 신부

 

 

 

그때 신랑의 어머니는 특별히 쌀과 우유로 만든 음식그릇을 선물하는데, 이는 신랑에게 한 조각 먹여 주고, 또 신부에게도 한 조각 먹여 주는 역할을 하는 특별한 음식이다.

 

 

 

 

베텔(betel)잎사귀 건네기

친척들에게 베텔 잎사귀를 주면서 합장으로 예를 표한다.

 

 

 

혼례를 치룬 신랑과 신부는 포루와를 내려가고, 신랑의 가족들은 신선한 코코넛을 두개로 가른다.

 

역사

 

포루와 세레모니는 B.C 3세기에 불교가 전래 되기 이전에도 스리랑카에서 존속하였던 의식이라고 한다. 이런 포루와 의식은 1870년 영국식 예법이 법으로서 효력을 인정되기 전까지 공식적인 예식이었다고 한다. 오늘 날 스리랑카에서 이와 같은 전통예식은 내륙은 물론 해안지방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불교혼례식의 전형을 보는듯

 

스리랑카의 전통예식을 보면 불교식으로 진행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원에서 식이 거행된다거나 비구가 주례를 보지 않는 것 같다. 단지 포루와라고 불리우는 단 위로 신랑과 신부 두사람만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의식을 주관하는 사람에 의하여 식이 진행되는데, 불교경전에 대한 독송을 하는 것으로 보아 포루와 세레모니가 불교예식임에 틀림없다.

 

한편 신랑신부가 입장할 때 스리랑카 민속무용단의 길놀이를 볼 수 있고, 또 축가로서 부처님의 여덞가지 승리의 행운에 관한 노래인 자야망갈라가타가 불려지고 있는 것도 스리랑카 결혼식장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광경이다.

 

비록 신랑 신부의 모습이 서구식의 복장일지라도 의식만큼은 철저하게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을 때 불교혼례식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다음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가져온 스리랑카 전통혼례식인 포루와 세레모니에 관한 것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흐믓하고, 더구나 웃음 소리가 가미된 흥겨운 음악은 더욱 더 사랑스럽다.

 

 

 

포루와 세레모니 동영상

스리랑카 전통혼례식으로서 불교식으로 진행된다.

 

 

 

 

2011-07-1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