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선운사에서 본 꽃 보다 열매, 동백나무열매는 어떻게 생겼을까

담마다사 이병욱 2011. 10. 4. 16:14

 

 

선운사에서 본 꽃 보다 열매, 동백나무열매는 어떻게 생겼을까

 

 

 

하늘은 높고 온도와 습도는 적당하여 쾌적하다. 들판에 황금빛으로 점차 물들어가는 전형적인 가을날씨에 순례법회를 떠났다. 목적지는 고창에 위치한 선운사 한 곳이다.

 

선운사는 10년전 한 번 가 본적 있었다. 다른 법우님들도 한 두 번쯤 가 본 사찰이라고 한다. 그만큼 선운사는 불자들 뿐만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잘 알려진 사찰이다. 그래서일까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10 3일 선운사에 수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다.

 

동학농민혁명의 불꽃으로

 

가장 먼저 본 것은 도솔암이다. 선운사에서 산길을 걸어 30분 거리에 있는 도솔암은 놏치기 쉬운 암자인데 마애불로 유명하다.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

보물 제1200호이다. 고려시대 조성한 것으로서 높이가 15.6m에 달하고 미륵불로 추정된다.

 

 

 

 

암반에 새겨진 마애불의 명치 끝에 감실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비결록이 있었다고 한다. 이 비결록을 19세기 말 동학혁명당시 동학접주 손화중(孫華仲, 18611895)’이 가졌갔다고 한다. 그 비결록에는 어떤 내용이 쓰여져 있었을까.

 

그때 당시 그 비결이 세상이 나오면 조선이 망한다는 유언비어가 돌았는데, 비결록을 꺼내 본 주모자 세 명은 사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이 비결록을 지닌 손화중은 전봉준을 중심으로 한 갑오농민전쟁에서 김개남장군과 함께 총사령관에 추대 되어 농민혁명을 이끌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로 볼 때 도솔암의 마애불로 부터 동학농민혁명운동의 불꽃이 타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선운사는국민관광지

 

 

선운사는국민관광지화된 느낌이다. 대형관광버스 수십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사하촌에 먹거리타운이 발전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처럼 관광지화된 전통사찰은 관광객들로 넘쳐 나기 때문에 순례팀을 위한 점심공양이 허용 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현상은 몇 해 전 부석사 순례를 갔었을 때도 마찬가지이었다. 그래서 준비된 도시락을 이용하였다.

 

 

 

 

 

 

옛 백제권 사찰들의 특징은

 

옛 백제권 사찰들의 특징은 평지에 널직하게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의 전통사찰들이 깊은 산중 험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 달리 평지가 많은 백제권의 사찰들은 너른 대지에 이곳 저곳 듬성듬성 전각이 배치 되어 있어서 전반적으로 대찰다운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런면에 있어서 선운사도 전형적인 옛 백제권 사찰중의 하나이다.

 

 

 

 

선운사 대웅보전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창건되었다.

 

 

 

 

 

 

대웅보전 옆모습

대웅보전은 조선시대 광해군 5년(1613년) 건립되었고 보물 제209호로 지정되었다.

 

 

 

 

 

 

 

 

 

 

 

 

대웅보전 비로자나불

대웅보전에는 비로자나 부처님을 중심으로 약사여래부처님과 아미타부처님 3존불이 봉안 되어 있다,

 

 

 

 

 

 

 

 

 

 

 

 

 

 

서정주와 김용택

 

선운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무엇일까. 이구동성으로 동백나무를 들고 있다. 이런 동백나무는 중부지방에서 볼 수 없고 남부 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데,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한다.

 

 

 

 

 

대웅보전 앞의 동백나무

동백나무의 학명은 Camellia japonica이다.

높이가 약 15m정도 자라고  차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과이다.

 

 

 

 

 

 

동백나무 군락지

대웅보전 뒤에 있으며 약2,000여 구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선운사 동백나무군락은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 뒷편의 동백나무

동백나무는 차나무과 속하는 나무로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등 따뜻한 지방에 분포하고 있다. 

 

 

 

 

 

남쪽 지방 특히 남서 해안지방에는 동백나무가 지천으로 깔려 있는데, 유독 선운사 동백이 유명한 것은 아마도 서정주시인의 동백나무에관한 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선운사 동백과 관련된 시는 서정주 뿐만 아니라 김용택시인의 시도 유명한데 다음과 같다.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했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습니다

(서정주)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 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
그까짓 사랑때문에
그까짓 여자때문에
다시는 울지말자
다시는 울지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김용택)

 

 

 

꽃이 피면 열매를 맺듯이

 

이렇게 수 많은 사람들이 선운사 동백꽃의 아름다움에 시를 짓고 찬탄하였지만 10월에 동백꽃을 볼 수 없었다. 그 대신 짙푸른 잎사귀에 숨어 있는 열매를 발견하였다. 꽃이 피면 열매를 맺듯이 동백나무 역시 가을이어서일까 열매를 남겼다. 그것도 주렁주렁 달린 빨간 열매가 마치 아기주먹만하게 열렸는데, 어느 것은 밤이 벌어지듯이 터지기 일보직전의 것도 있었다.

 

 

 

 

 

 

동백나무 열매

 

 

 

 

 

열매는 삭과(蒴果)로, 가을에 구형(球形)으로 익으며 3갈래로 벌어지는데 그속에는 진한 갈색의 씨가 들어 있다.

 

 

 

 

 

 

동백나무 씨

 

 

 

 

차분하고 안은한

 

선운사는 관광지화된 고찰이지만 대체로 차분하고 안은한 느낌이 든다. 가람배치도 거슬리지 않게 적재적소에 잘 되어 있고 인공적인 냄새가 그다지 풍기지 않는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가람 중앙에 위치한 만세루이다.

 

 

 

 

 

선운사 만세루

조선 후기 건물로 전면 9칸, 측면 2칸의 강당건물이다.

 

 

 

 

 

 

만세루 내부

시화전이 열리고 있고, 관람객들이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만세루의 시주자명단 현판을 보고

 

만세루에는 시화전이 열리고 있었고 누구나 들어가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그런데 만세루의 처마 부근에 작은 글씨로 시주자명단이 적혀 있는 작은 현판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이런 점이 선운사가 친환경적이고 전통을 중시하는 사찰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될 것이다.

 

 

 

 

 

만세루에서 보는 시주자 명단 현판

시주자 명단을 만세루 내부의 천장과 거의 맞닿는 벽에 걸어 놓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찰들에서 볼 수 있는 현상중의 하나가 시주자 공덕비이다. 사찰이 중창되었을 때 시주한 사람들의 명단을 돌에 새겨 탑형식으로 세워 놓는 공덕비를 말한다.

 

 

 

 

 

시주자 공덕비

대부분의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누구나 돈만 내면 자신의 이름 석자를 새길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사찰의 잘 보이는 곳에 자손만대 천년 만년 그 공덕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비석형식도 언젠가 치워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아예 바위에 새겨 놓은 경우도 보았다.

 

 

 

 

 

 

바위에 새겨진 시주자 명단

북한산 국립공원내 암반에 조각된 S사의 시주자 명단 

 

 

 

 

국립공원내의 바위에다 시주자 명단을 새겨 놓은 것을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S에서 볼 수 있었는데, 았는데, 이 바위가 저절로 닳아 없어지지 않는 한 시주자의 이름은 반 영구적으로 남을 것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그런 방식되 전각의 주춧돌에 새겨진 것에 비교하면 경쟁이 되지 않는다.

 

강남에서 전통사찰이자 수사찰이라고 불리우는 ‘B에 가면 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시주자 명단이 적힌 주춧돌이다. 이처럼 주춧돌 시주자명단은 전각이 불에타 없어지지 않는 한 전각을 들락거리는 불자들의 눈에 이름 석자가 항상 보이게 되어 있어서 가장 많이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보여진다.

 

 

 

 

 

 

전각의 주춧돌에 새겨진 시주자 명단

강남에 위치한 전통사찰인 B사에서 볼 수 있다.

 시주자 명단이 주춧돌마다 빼곡히 음각되어 있다.

 

 

 

이에 반하여 선운사 경내에 일체 시주자의 공덕비가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만세루 처마에 작은 글씨로 쓴 현판이 걸려 있을 뿐이다. 이런 형식은 역사와 전통을 갖춘 품격있는 사찰에서 볼 수 있는 광경중의 하나이다.

 

여인의 치마처럼 촛농이 13년간

 

선운사는 고즈넉하고 넉넉한 기분이 드는 사찰이다. 그런 분위기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념품과 차를 파는 가게에서 느낄 수 있었다. 작은 공간이 이지만 갖가지 불교용품으로 가득히 진열되어 있어서 다른 곳과 다른 맛이 났다. 그런데 내부에서 발견한 것 중의 하나가 양촛불이었다.

 

 

 

 

 

차와 기념품을 파는 가게

 

 

 

 

 

 

기념품 가게 내부

 

 

 

 

 

13년된 초와 촛불

 

 

 

 

양촛불 밑에는 마치 여인의 치마처럼 촛농이 흘러내려 있는 것이 처음으로 본 사람들의 눈을 사라잡히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옆에 서서 이야기를 들으니 무려 13년이나 된 촛불이라 한다. 이처럼 기념품을 파는 가게조차도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황차라는 말을 듣고

 

사찰의 기념품 가게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차와 관련된 것이다. 찾집도 겸하고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각종 찾잔에서 부터 수제차까지 파는데, 특히 수제차에 대하여 황차(黃茶)’라고 하였다.

 

황차라는 말을 듣고 두 말 없이 차를 하나 샀다. 마침 마시고 있던 황차가 거의 바닥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황차라는 문구는 보이지 않았고 선운명차(禪雲茗茶)라는 글씨와 함께 발효차라고 표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차는 선운사에서 만든 녹차로서 스님들이 즐겨마신다고 하였다. 새로 산 찾잔과 함께 선운명차를 시음하여 보았다.

 

 

 

 

 

 

 

 

 

평소 마시던 황차와 일반녹차의 중간맛이 나는 것 같다.

 

선운사 이모저모

 

다음은 선운사와 관련된 사진들이다.

 

 

 

 

 

 

 

도솔암 장사송

수령 약 600년이다.

 

 

 

 

 

 

상사화

선운사에서 지천으로 볼 수 있다.

잎이 진 후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다시 잎이 난다.

잎과 꽃은 결국에는 만나지 못한 채 서로 그리워만 한다는 애틋한 사연을 지녀 `상사화(相思花)'로도 불린다.

 

 

 

 

 

 

진흥굴

 

 

 

 

 

 

도솔암 극락전

 

 

 

 

 

 

선운사 극락교

2010년 11월에 준공되었다.

 

 

 

 

 

 

극락교 옆의 나무뿌리

 

 

 

 

 

 

선운사 경내의 석탑

 

 

 

 

 

 

 

 

 

 

 

 

 

 

 

 

 

 

 

 

 

 

 

 

 

배롱나무

 

 

 

 

 

 

 

 

 

 

 

 

 

 

 

 

 

 

 

 

 

 

 

 

 

 

배롱나무 꽃

 

 

 

 

 

 

 

 

 

2011-10-0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