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나이브 아트작가 김반석의 ‘글그림’ 눈코입귀

담마다사 이병욱 2012. 6. 22. 11:55

 

나이브 아트작가 김반석의 글그림눈코입귀

 

 

세상에는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제도와 관습과 인습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 가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사람을 지난 경주 12일 순례에서 만났다.

 

자유롭게 사는 사람

 

경주 12일 순례에서 첫째날 경주남산과 황룡사터를 보고 난 다음 저녁식사를 하였다. 전에 경주를 와 본 법우님의 제안에 따라 찾아 간 식당은 외곽에 있었다. 외곽에 있어서일까 식당은 온갖 꽃이 만발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보문단지 리조트 숙소로 돌아 간 다음 자유시간을 갖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법우님 중의 한 분이 좋은 곳이 있다고 제안을 하였다. 그곳은 글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갤러리라는 것이다.

 

법우님은 몇 년 전 한 번 가 본 곳이라 하고 특히 작가의 친절에 대하여 극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날은 어두워 졌고 더구나 차로 사오십분 거리에 있는 울산이라 하니 그 시간까지 갤러리 문을 여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 시간까지 갤러리 주인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법우님들이 흔쾌히 갤러러 가는 것에 동의 하였다.

 

어두운 밤에 산길을 굽이 굽이 돌아 사오십 정도 꽤 긴 거리를 달린 결과 저녁 9시 경에 갤러리에 도달 하였다. 미리 연락을 하였기 때문에 갤러리 주인은 우리 일행을 매우 반갑게 맞이 해 주었다. 그 시간 까지 우리 일행을 위하여 기다리고 있었고 무언가 보여 주기 위하여 준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작가는 밀집모자를 쓰고 수염을 기른 중년으로서 자유롭게 사는 예술가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갤러리는 울산시내에 있지 않고 도로가 지나 가는 바로 옆 산중에 있었다. 인터넷의 검색해 보니 어느 블로가가 올린 글그림에 대한 포스팅이 있었다. 작가의 이름은 김반석이고 갤러리 소재지는 울산 울주군 두동면 구미리 4번지로 되어 있다.

 

프로필을 보니

 

더 검색을 해 보니 작가의 블로그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한글그림(글그림) 미술관이라는 블로그 명이 있고 프로필을 보니 거람 김반석이라 되어 있다. 작가의 프로필을 보았다.

 

 

거람 김반석(金磻石)

 

Banseog Kim (guram) 

1955 15일생
부산상고 졸업(1974)
제일은행 24년 근무

2003-여름 /   반석Gallery.미술관 개관(울산)

/반석갤러리에서 글그림작업중

 

개인전 9

첫 개인전 그림전(1996) 부산

두 번째 개인전/ 산중전시(1999) 주왕산

세 번째 개인전하늘 땅 사람(2000)부산

네 번째 개인전글그림발표회(2004 5)울산

다섯번째 개인전글그림 도예전(2004 11)

여섯번째 개인전글그림발표회(2005 5)울산

일곱번째 개인전글그림초대전(2005 9) 강원도진부령미술관

여덟번째 개인전/ 글그림종합전(2006. 4.15-4.19) 울산문화예술회관

 아홉번째개인전/글그림부채이야기(2009.10.10-10.24)울산 

 

딘체전참석

진부령미술관개관12주년신축기념초대전(2010.11.1.2011.2.10)강원도진부령미술관

 

아트페어참석

첫번째통영아트페어(2009.811-17)통영 

두번째통영아트페어(2010.719-25)통영

 

시집 3권 발간

 

 - 글그림수상경력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주최
1/한글 문화상품·아이디어 공모전/ 좋은상수상(2005.10.9)
(
작품명 - 강강수월래, 치마저고리, 소리, 오리

2/한글 문화상품·아이디어 공모전/ 좋은상수상(2006.10.9)

(작품명 - 3인다기.소리)

2007경주세계문화엑스포포스타공모전/장려상입상(2007.3.23)

(천년의빛 글그림)

민주평화통일추진협의회주최

20071회평화색채공모전/동상수상(2007.12.13)

(작품명/우리글우리나라)

20081회부경대벽화공모전/우수상수상(2008.10.5)

(작품명/ 젊음,자유,,희망,사랑)

2011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그림엽서공모전/천년마음상(2011.8.31)

(작품명/ , 코 입 귀)

 

작품 기증

천주교성지  절두산순교박물관(2010.1.20) 작품명/순교 60

대한불교 조계종불교미술박물관(2010.12.1)작품명/눈코입귀100

                                               

발간시집           

1999- / 사람속에 산이있다 
2000-
/ 당신이 오심은 우연이지만 마음을 나눔은 영원입니다 
2003 -
/ 지금 당신의 생각이 당신의 얼굴이 됩니다

 

 

 

 

블로그 프로필란을 보니 작가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작가의 이력을 보니 특이 하다. 부산출신으로서 은행에서 24년간 근무 하다 2003년 반석갤러리를 열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만의 독특한 글그림이라는 영역을 개척 하였는데, 그런 그림 중에 눈코입귀라는 100호 짜리 작품을 조계종불교미술박물관에 기증 하였다는 것이다. 그런 눈코입귀는 어떤 작품일까.

 

눈코입귀 글그림

 

작가의 작업공간이자 전시공간인 갤러리 안으로 들어 갔다. 들어가서 본 그림들은 마치 추상화 처럼 보이지만 그다지 난해 하지 않았다. 사람의 얼굴이라든가 강강수월래 등 누구나 한 눈에 알 수 있는 소재들이다. 이중 갤러리에 전시 되어 있는 눈코입귀라는 작품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이 그림을 보면 사람의 얼굴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한글의 이 보이고, 또 자세히 보면 가 보이고 ’‘가 보인다. 이렇게 한글 눈코입귀라는 문자를 이용하여 실제로 눈코입귀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런 작품이 조계종 불교미술박물관에 전시 되었다는 것이다.

 

조계종 불교미술박물관이라면 현재 총무원건물의 지하에 있는 공간을 말한다. 2010년 기부한 100호 짜리 작품이라 하니 조계종 불교미술박물관에 가면 관람 가능하리라 본다.

 

글그림이란?

 

이렇게 글그림이라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글그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해 놓았다. 그렇다면 글그림이란 무엇일까.

 

 

글그림이란?

 

 

글그림이란 순수한 우리말과 한글로 된 단어를 서예의 필순에 따라 글씨를 쓰면서, 화면 전체가 하나의 그림으로 보이게 하여, 순수한 소리글인 우리글을 그림으로 표현을 가능케 하는, 글씨이면서 그림이 되고, 그림이면서 글씨가 되는, ()의 표현방법을 말합니다.

 

글그림의 구성과 표현에는 다음과 같은 질서가 있습니다.

 

1) 우리글이 나타나고

2) 나타난 글씨가 모양을 갖추며

3) 글씨를 쓰듯 서예의 필순에 따랐습니다.

 

이러한 질서에는 첫째, 우리글은 우리 민족 고유한 언어의 표현방법이며,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편히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정서를 가장잘 간직하고 있는 우리말이기에 이것을 소재로 함으로써, 글자가 갖는 뜻과 자신의 경험에 따라 변화되어 가는 의미를 더하여 표현 할 수있어, 우리글을 사랑하고 우리 정신을 더욱 키워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나타내는 글씨가 구체적 회화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는 회화적 표현을 위한 생각의 공간감을 키워 가기 위함입니다. 소리글이 갖는 추상성을 회화로 표현함으로서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개발하고 서구적 미학에 바탕을 둔 미감의 표현 방법이 아닌, 우리 풍토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미감의 세계를 창조해 보고자 함입니다.

 

셋째, 글씨로서의 의미를 갖게 하기 위해 서예의 필순을 지켜야 합니다. 이것은 서예의 일획의 정신 즉, 다시금 돌이킬 수 없는 절제와 긴장감 그리고 반복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행위(일획), 결코 수정 보완할 수 없고, 행위 그 자체가 곧 결과가 되며, 그것이 감상자의 공감을 불러올 수 있드시, 그림의 창조적 행위에서만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기쁨 즉, 화열(畵悅)을 얻고자 함입니다.

 

(글그림 이란?   첫번째 이야기, 김반석작가의 블로그)

 

 

작가는 글그림에 대하여 순수한 한글을 이용하여 글이 그림이 되고, 그림이 글이 되는 표현방법을 사용 하였다고 하였다.

 

나는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

 

이런 독특한 방법은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장르라 하는데, 은행원 출신으로서의 작가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그림 세계를 표현 하였다.

 

 

 

 

 

 

갤러리에 붙여 있는 작품설명에 대한 것이다. 글에서 작가는 나는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라고 하였다. 그렇다고 하여 단 한번도 비굴해 진 적이 없다고 한다.  또 작가는 또 미술계에서 어떤 그룹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자신은 더욱 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 수 있었다고 써 놓고 있다.

 

노래까지 들려 주고

 

이처럼 자유롭게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해 가는 작가는 모든 것이 자유스러워 보였다. 늦은 밤에 찾아 온 20명에 달하는 법우님들에게 일일이 차를 따라 주고 작품설명을 해주고 더구나 노래까지 들려 주었다.

 

 

 

 

 

노래를 들려 주고 있는 김반석작가

 

 

 

작가는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들려 주었다. 잘 아는 송학사와 그외 2곡을 더 들려 주었는데 마치 가수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아파트 한평 값이 될지도

 

작가는 이어서 더욱 더 서비스를 해 주었는데 그것은 여기 온 모든 이들에게 선물을 하나 주었다. 그것은 부채에다 눈코입귀를 그린 그림이었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난 다음 낙관까지 찍어 주었다. 모두에게 자신의 친필로 직접 그려 주었는데, 앞으로 좀 더 지나면 그 부채 그림이 아파트 한평 값이 될지 모른다는 농담도 하였다. 작가가 즉석에서 그려 준 친필그림과 낙관은 다음과 같다.

 

 

 

 

 

 

눈코입귀라는 글과 실제 눈코입귀의 이미지가 조화된 그림이다. 4345라는 숫자는 단기를 말하고 좋은 날에 거람이라는 문구가 써 있다. ‘거람은 김반석 작가의 를 말한다.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렇게 20명에 달하는 부채그림을 그리는 동안 갤러리에서는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갤러리 무대 바로 앞에 피아노가 있는데, 피아노를 칠 줄 아는 법우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채그림을 모두 그리고 나자 작가와 기념 촬영을 하였다. 작가를 중심으로 작가가 그려 준 부채 그림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은 것이다.

 

 

 

 

 

 

자꾸만 주기만 하는

 

이렇게 1시간 여를 갤러리에서 보냈다. 그림 설명을 듣고, 차를 대접받고, 노래를 들려 주고, 부채그림을 그려 주었는데 자꾸만 주기만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자꾸 주려고 만 하는 작가는 12일 순례팀이 보문단지 리조트에서 머문다고 하자 이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쌀까지 퍼주는 것이었다.

 

오곡이 섞인 쌀인데 남김 없이 퍼 주었다. 이렇게 쌀을 퍼주고 나서 문 밖을 나서자 다음으로 또 준 것이 있었는데 상추이었다. 갤러리 한쪽 켠 텃밭에 상추등 야채밭이 있는데 먹을 만큼 따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마구 퍼주는 작가의 덕분에 다음날 아침 리조트에서 아침은 오곡밥에 싱싱한 상추쌈을 먹을 수 있었다.

 

‘보살행을 보는 듯

 

12일 순례에서 예상하지 못하게 색다른 경험을 하였다. 작가의 예술세계도 독특하지만 마구 퍼주려고 하는 마음이 아름다워 보였다. 늦은 밤 찾아 온 사람들에게 문밖에 까지 나가 배웅하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더구나 마구 퍼주는 듯한 모습을 보자 마치 보살행을 보는 듯 하다.

 

‘나이브 아트작가 김반석

 

작가의 작품은 아지까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미술계에서도 비주류에 속하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나이브 아트(naïve art, 순진한 예술)’라 하는 작가는 문자 그대로 순진해 보인다. 그러나 12일 순례팀이 보기에 작가는 예술가라기 보다 뭐든지 퍼주는 듯한 보살로서 보여 졌다.

 

 

 

 

 

 

 

 

 

 

 

 

 

 

 

 

 

 

 

 

 

 

 

 

 

 

 

 

 

 

 

 

 

 

 

 

 

 

 

 

2012-06-2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