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2013 안양시민축제를 보고

담마다사 이병욱 2013. 10. 6. 11:36

 

2013 안양시민축제를 보고

 

 

즐길거리를 찾아서

 

하늘은 맑고 태양은 눈부신 좋은 날씨이다. 더구나 덥지도 춥지도 않아 쾌적하다. 이런 좋은 날씨는 오래 가지 않는다. 조금만 지나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찬바람이 불고 추위가 몰아 닥칠 것이다. 추위가 오기 전에 이 좋은 날을 만끽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즐길거리를 찾아 떠난다.

 

사는 곳에 시민축제가 열리고 있다. 시에서 주관하는 관제축제인 셈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축제를 알리는 플레카드가 도로 곳곳에 붙어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았을 것이고, 또 예전에 보았던 사람이라면 기억을 살려 흥미를 가지게 될지 모른다.

 

시민축제가 열리는 곳은 중앙공원이다. 신도시 중앙에 있다고 하여 중앙공원이라 한다. 불과 20여년전 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으나 신도시 건설로 인하여 상전벽해로 변한 곳에 있다.

 

 

 

 

 

이른 오후 중앙공원에는 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주로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다. 신도시에서 중앙공원은 마치 허파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어서 사람들에게는 쉼터와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시민축제는

 

도시에서 시민축제는 국적불명의 관제축제와 같다. 지난 90년대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난 이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것이 갖가지 이름을 가진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도시이건 하나 이상의 축제가 열린다. 주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을 이용한 축제가 보통이다.

 

그러나 수도권 도시에서는 특산품이 없다. 그럼에도 시민축제라는 이름으로 매년 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자체장의 재선 또는 삼선과 관련이 있다. 축제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표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 가는 것이 정치인의 생리이기 때문에 자신의 재임기간 중에 축제를 여는 것은 어느 도시이건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되어 있다.

 

시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시민이 낸 세금으로 축제를 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자신의 홍보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에서 시민축제는 지자체장에게 있어서는 누이좋고 매부좋고이고 꿩먹고 알먹고이다. 그래서 축제 개막식에 항상 시장의 인사말이 있고 도지사의 영상메세지를 빠뜨리지 않는다.

 

 

 

 

 

개념이 들어가고

 

시민축제도 날로 발전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주로 먹거리 위주이었으나 몇 해전 부터는 그야말로 시민을 위한 봉사가 돋보인다. ‘민주당출신의 시장이 뽑혔서일까 이른바 시민축제에 개념이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도시에서 시민축제가 단지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음식축제가 아니라는 무언가 색다른 것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수지침을 무료로 가르쳐 준다거나 지역의 큰 병원에서 무료 진료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3일간 열리는 시민축제 기간 중에 중앙공원 전체가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각종 부스가 공원양옆에 빼곡히 들어 찬 것을 보면 축제의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특산물도 없고 지역적 특징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살아 가는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특히 어린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시민축제를 보면 매년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려는 것 같다. 지난해 다른 또다른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볼거리 위주가 아니라 참여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활기가 넘치는 먹거리 축제

 

시민축제가 열리는 공원에는 볼거리로 넘쳐 난다. 특산품축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통을 가진 축제도 아닌 축제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찾는다. 그래서 지역위주의 축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먹거리 축제이다. 지역의 유명 식당에서 부스를 이용한 먹거리를 홍보하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활기가 넘치는 곳은 작은 운동장에 마련된 먹거리촌이다.

 

 

 

 

 

 

 

 

 

 

 

 

 

 

 

 

 

 

 

 

 

 

 

 

 

 

 

 

 

 

 

 

 

 

 

 

 

 

 

 

 

먹거리가 있는 부스에는 사람들로 넘쳐 난다. 여유롭고 자신만만해 보이는 도시의 중산층들의 모습이다. 평소에 늘 먹는 것이지만 이렇게 야외에서 먹는 것도 하나의 색다름이기 때문에 찾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일까 공원 잔디밭은 졸지에 야외 식당으로 변한다. 그것도 상까지 차려진 노천식당이다.

 

 

 

 

 

 

 

 

 

 

 

 

 

 

 

 

 

러브인 아시아에 출연한 사람들

 

이렇게 도시에서 축제는 주로 먹고 마시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래서 이곳 저곳에서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하고 사람들은 진기한 먹거리를 찾아 기웃거린다. 그런데 예전에 보지 못하던 먹거리를 보았다. 다문화 가정에서 주최하는 다문화 먹거리에 대한 것이다.

 

 

 

 

 

 

다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농촌에는 있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 시민축제에서는 시대상황을 반영해서일까 다문화에 대한 것이 많았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배려 차원이라 보여진다. 그래서 전통의상을 입은 부스도 볼 수 있었다.

 

 

 

 

 

 

먹거리촌에서 본 부스에는 태국,러시아, 베트탐, 일본, 중국 등 각국의 음식이 소개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각국의 사람들도 보였다. 한국말을 잘하는 스리랑카인의 설명에 따르면 러브인 아시아에 출연한 사람들이라 한다.

 

얼굴은 다르지만 대부분 한국말을 잘한다. 그 중 대장격인 거무잡잡한 스리랑카여인이 매우 적극적이다. 유창한 한국말로 손님을 유도한다. 술이나 고기는 전혀 팔지 않고 각국의 전통음식을 팔고 있는데 체험 해 보고 싶었다.

 

다문화 가정에 팔고 있는 음식을 맛 보았다. 그 중에 태국의 전통음식과 러시아의 과자가 있었다.

 

 

 

 

 

 

짜이의 독특한 맛

 

다문화 가정에서 주도하는 먹거리 중에 짜이가 보였다. 짜이는 인도사람들이 주로 마시는 것이다. TV에서 다큐 프로를 보면 인도사람이 노동을 한 후에 짜이 한잔 마시며 피로를 푸는 장면을 보았는데 이번 기회에 짜이 체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 컵 주문하였다. 커다란 컵에 담긴 짜이 한컵은 이천원이다.

 

 

 

 

 

짜이는 어떤 맛일까? 짜이에 대하여 많이 들어 보았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짜이를 먹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궁금하였다. 그런 짜이에 대하여 스리랑카 출신의 여인은 밀크티(Milk Tea)’라 하였다. 우유로 만든 차라는 뜻이다.

 

짜이 맛은 부드럽고 달콤 하였다. 아마도 우유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처음 맛 본것인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것 같다. 이런 차 한잔이면 요즘 유행하는 커피전문점의 달콤한 커피가 부럽지 않아 보인다. 그런 이유는 짜이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부드럽고 달콤함 뒤에 오는 쏴아~”하는 느낌이다. 어떤 첨가제가 들어 갔는지 알 수 없지만 뒤끝을 개운하게 해주는 청량한 느낌이 매우 독특하다. 항상 이럴 때 하는 말은 직접 맛을 보아야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특산품 코너의 단골아이템 된장

 

TV다큐프로나 책에서 본 짜이는 인도사람들의 주식과 같다. 화덕에 구은 둥그런 빵에 항상 짜이가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밥에 된장국을 먹는 것처럼 인도사람들에게 있어서 짜이는 마치 된장국과도 같은 음식이라 볼 수 있다.

 

인도에 짜이가 있다면 한국에는 된장이 있다. 이번 시민축제 기간 중에도 어김없이 특산물판매 부스가 마련되었다. 그래서 지방의 특산물을 소개 하고 있다.

 

 

 

 

 

 

 

 

 

 

 

 

 

 

 

 

 

 

 

 

 

 

 

특산물 부스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은 된장이다. 이런 현상은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된장은 한국인 먹는 일상적인 음식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수성찬을 먹었어도 물리지만 된장국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식당에서는 김치찌개와 함께 된장찌개는 항상 기본 메뉴이다. 그런 된장을 특산품 코너에서 항상 볼 수 있다.

 

용천골된장

 

된장을 하나 샀다. 용천골된장이다. 용천골된장을 산 것은 먹어 보았기 때문이다. 벌써 세 번째이다. 작년에는 조계사에서 국화전시회가 열릴 때 하나 샀었다. 그 때 당시 기록해 놓은 글을 찾아 보니 10 19일자에 작성한 조계사와 함평의 아름다운 인연, 조계사는 지금 국화축제중이다. 국화축제가 열린 조계사에 함평군의 특산품 부스가 마련 되어 있었는데 그곳에서 용천골이라는 브랜드가 붙은 된장을 산 것이다. 기록을 보니 그 때 당시도 1키로그램에 만오천원 하였는데, 이번 시민축제 기간 중에도 역시 만오천원이다.

 

 

 

 

 

 

 

 

 

이렇게 용천골 된장에 맛을 들이게 된 것은 독특한 감칠맛 때문이다. ‘밀크티라고 불리우는 짜이가 부드럽고 달콤 하지만 다른 밀크티와 다른 것은 마시고 난 다음 개운하게 해주는 독특한 쏴아~”하는 개운한 맛이라 하였다. 그런데 용천골된장도 독특한 뒷맛이 있다는 것이다. 그 맛을 못 잊어 부스를 보자 주저 없이 사게 된 것이다. 그래서 된장국을 끓여 맛을 보았더니 역시 그 맛이었다.

 

분노로 음식을 먹을 때

 

부처님은 맛에 대한 갈애를 경계하였다. 그래서 초기경전 도처에서 음식에 대한 절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 음식은 어떤 마음으로 먹어야 할까?

 

음식을 먹을 때 분노로 먹을 때가 있다. 그런 분노는 명확한 대상이 없다. 그래서 대상이 있는 분노의 뜻인 ‘빠띠가(paigha, 분노)’라기 보다, 대상이 없는 알 수 없는 분노의 뜻인 ‘뱌빠다(byāpāda, 악의 또는 적개심)’인 경우가 많다.

 

뱌빠다는 일종의 적개심이다. 그런 적개임은 악한 마음에서 근거한다. 그래서 악의라 한다. 분노의 대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적개심이나 악의를 가지고 음식을 먹다 보면 폭식하기 쉽다. 그리고 알코올을 가까이 하기 쉽다. 그래서 음식이 절제가 되지 않는다. 폭식을 하여 살이 쩠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아마도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적개심과 분노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분노로 음식을 먹다 보면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된다. 그리고 맛을 찾게 된다. 또 술을 가까이 하게 된다. 그것도 알코올 도수가 높은 것이다. 그래서 그래서 분노로 음식을 먹게 되면 기름지고 맛있고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어 폭식과 폭음을 하게 된다. 음식을 통하여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폭식과 폭음은 항상 고통을 수반한다. 폭식에 따른 소화불량, 폭음에 따른 속쓰림 등이다. 그 결과 다음 날 컨디션이 엉망으로 된다. 그래서 일을 하는데 있어서 생산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폭식과 폭음에 따라 돈의 낭비, 정력의 낭비. 시간의 낭비 이렇게 삼박자의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면서 후회한다. 하지만 그런 후회는 오래 가지 못한다. 다시 맛있는 것을 찾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노의 식사를 하여 또 다시 고통을 겪게 된다. 이것이 보통사람들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이다.

 

음식에 대한 갈애는 오욕락의 근원

 

초기경전에서는 음식에 대하여 경계하였다. 그래서 법구경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있다.

 

 

아름다움에 탐닉하여

감관을 수호하지 않고

식사에 알맞은 분량을 모르고

게을러 정진이 없으면

바람이 연약한 나무를 꺽어 버리듯,

악마가 그를 쓰러뜨리리.

 

(Dhp 7, 전재성님역)

 

 

초기경 도처에서 음식을 경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음식이 오욕락의 근원이라 보기 때문이다.

 

맛을 탐한다는 것은 눈과 귀, , , 몸 등 다섯 가지 감각기관이 총동원 된다. 음식은 눈으로 보아서 즐겁고, 지글지글 타는 고기 소리를 들어도 즐겁고, 더구나 코로 고기 타는 냄새를 맡고 혀로는 맛을 즐기고 목구멍을 넘기는 순간이 즐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에 대한 갈애는 성행위와 똑같이 오감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맛에 대한 갈애를 경계하였다. 그렇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들은 음식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불자들의 공양게

 

점심시간에 수백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넓은 카페테리아가 있다. 가격이 싸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그러나 맛은 별로 없다. 그런데 식사를 하다 보면 식사전에 기도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개신교나 천주교인이다.

 

식사전에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경건해 보인다. 비록 맛 없는 카페테리아의 음식일지라도 일용할 양식을 대함에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도하는 사람들은 드믈다. 대부분 식탁에 앉자 마자 밥을 퍼먹기 때문이다. 이는 불자들도 마찬가지라 본다.

 

불자들이 밥먹기 전에 어떤 행위나 말을 하는 경우는 드믈다. 다만 신심 있는 불자라면 다음과 같은 공양게를 할지 모른다.

 

 

오관게(공양게송)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나무석가모니불,나무석가모니불,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이것이 전형적인 공양게이다. 핵심은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라는 대목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맛에 대한 갈애를 일으키지 말라는 것이다. 단지 몸을 지탱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만족하라는 말이다. 이는 부처님의 근본가르침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청정한 삶을 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빠알리니까야에 표현된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이를 잘 말해 준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수행승이 어떻게 음식을 먹을 때에 알맞은 분량을 먹어야 하는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수행승은 ‘이것은  놀이나 사치로나 장식이나 치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몸이 살아 있는 한 그 몸을 유지하고 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청정한 삶을 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예전의 불편했던 경험을 제거하고 새로운 고통을 초래하지 않겠다. 이것으로 나는 허물없이 안온하게 살리라.’라고 이치에 맞게 성찰해서 음식을 취한다.

 

(라투빠마경-Rathūpamasutta- 수레의 비유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35:239, 전재성님역)

 

 

음식을 즐기기 위하여 먹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몸을 유지하기 위하여 먹으라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해야할까? 그것은 청정한 삶을 살기 위해서라 한다.

 

만일 음식에 대한 갈애를 일으켜 맛에 대하여 탐착하면 이는 결국 오욕락을 만족시키는 것이 된다. 식욕은 성욕처럼 오욕락에 대한 갈애를 수반하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탐착이 있는 한 청정한 삶을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행자들은 탁발에 의존하였다. 그래서 주는 대로 먹었다. 만일 수행자가 음식을 조리해 먹는다면 맛에 대한 갈애를 일으킬 것이다. 맛에 대한 갈애는 결국 오욕락으로 귀결 되기 때문에 청정한 삶을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왜 출가수행자들이 탁발에 의존하는지에 대한 이유라 본다.

 

매일 잔칫날이고 날마다 파티 하는 날인데

 

한국불교에서 말하는 공양게의 핵심은 음식에 대하여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아는 것이다. 이런 가르침은 명백히 빠알리니까에 근거한다. 빠알리니까에서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치료가 될 때까지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또한 예를 들어 짐을 옮길 수 있도록 수레바퀴에 기름을 치듯, 수행승들이여, 수행승은 ‘이것은  놀이나 사치로나 장식이나 치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몸이 살아있는 한 그 몸을 유지하고 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청정한 삶을 살기 위한 것이다. (S35:239)”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수레바퀴에 기름을 치듯이 죽지 않을 정도로만 음식을 수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음식에 대한 태도는 유일신교에서처럼 일용할 양식을 준 것에 감사하는 것과 다르다. 청정한 삶을 살아 고통으로 벗어 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을 보면 기름진 음식으로 넘쳐 난다. 카페테리아의 음식을 보면 매일 잔칫날이고 날마다 파티하는 날처럼 보인다.

 

된장만한 것이 없다

 

매일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식상하기 쉽다. 그리고 탈나기 쉽다. 더구나 분노로 음식을 먹었을 때 폭식과 폭음을 하게 된다. 그 결과 돈낭비, 정력낭비, 시간낭비가 되기 쉽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르침대로 음식을 대하는 것이다. 기계에 기름칠을 하는 정도의 식사를 말한다. 그것이 공양게 표현된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라는 문구이다.

 

육신을 지탱하는데 있어서 된장만한 것이 없다고 본다. 된장 하나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식에 대한 갈애, 맛에 대한 탐착을 없애 주는데 있어서 된장만한 것이 없다고 본다.

 

 

 

2013-10-0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