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위하여, EBS ‘가족쇼크’ 단원고 세월호유가족

담마다사 이병욱 2014. 11. 20. 15:39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위하여, EBS ‘가족쇼크 단원고 세월호유가족

 

 

 

고정 채널이 있는데

 

거의 고정 채널이 있다. 그것은 EBS교육방송이다. 저녁을 먹고 잠들기 이전 까지 항상 함께 하는 방송이다. 그렇게 채널을 고정하는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또 꾸밈 없고 거짓 없는 자연다큐와 여행프로가 많기 때문이다. 더 좋은 것은 심야시간에 인문학강좌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시선은 항상 EBS교육방송에 고정 되어 있다.

 

EBS와 더불어 하나 더 즐겨보는 방송이 있다. 그것은 JTBC이다. 태생적으로 문제가 있는 종편방송이긴 하지만 그래도 볼만한 것은 뉴스시간이다. 손석희앵커가 진행하는 여덟 시 메인뉴스시간이다. 그러나 메인뉴스 이외에는 보지 않는다. 어느 종편방송이나 그렇듯이 잡담수준의 이야기 프로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 나서도 남는 것이 없다면 그다지 가치 있는 프로라고 보기 어렵다.

 

최근 EBS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가 방송되고 있다. 그것은 가족쇼크라는 이름의 다큐이다. 모두 9부작으로 현재 3부작까지 방영 되었다. 그 중에 1부와 2부는 세월호유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안산에 있는 단원고 유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4 4 16일 쇼크

 

2014 4 16일 대한민국은 쇼크를 받았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였던 대형참사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수 백명이 떼죽음당하는 사건이 일어 났을 때 국민들은 쇼크를 받았다. 이제까지 전례가 없었던 일로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들 대다수는 단지 교통사고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이 보통인 것 같다.

 

세월호침몰을 처음 접하였을 때 단지 사고 정도로만 알았다. 이제까지 크고 작은 사고가 수 없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추락하고, 배가 뒤집히고, 지하철에서 불이 나고, 다리가 끊어지고, 백화점이 무너지는 등 수 많은 대형사고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월호 역시 그런 대형사고 중의 하나인 줄 알았다.

 

세월호침몰사고에 대한 보도를 TV로 지켜 보았을 때 안타까웠다. 연일 계속 되는 보도로 인하여 피로감도 느꼈다. 그래서 하루 빨리 조속히 마무리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일부로 보지 않았다.

 

방송사 마다 경쟁적으로 현장상황을 거의 하루 종일 알려 주었지만 구조 하였다는 이야기를 보지 못하였다. 침몰과 동시에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왜 저렇게 호들갑 떨 듯이 방송하는지 못 마땅하였다. 그래서 세월호보도를 전혀 하지 않는 EBS에 채널을 고정시켰다.

 

인재형교통사고

 

세월호참사에 대하여 흔히 일어 날 수 있는 교통사고 정도로 알았다. 이제까지 그런 대형사고는 종종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접한 이야기에 따르면 이제까지 일어났던 대형참사와 성격이 다른 것이었다. 교통사고임에는 틀림 없으나 인재형교통사고이었다는 것이다. 충분히 구조 할 수 있었음에도 구조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연일 보도 되는 방송을 통해서 알았다. 특히 JTBC뉴스를 통하여 알았다.

 

JTBC에서는 세월호참사에 대하여 거의 매일 보도 하였다. 지상파방송사들이 보도 하는 방식과 달랐다. 유가족들의 입장에서 보도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진정성 있는 보도의 영향이어서일까 JTBC를 다시 보게 되었다. 단 뉴스에 한해서이다.

 

세월호사건이 빨리 마무리 되기를 바랬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미 벌어진 사건이다. 그렇다고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이런 사고가 다시는 벌아지지 않기를 바랬다. 대부분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특히 나이 어린 학생들이 희생당하였다는 것이 가슴 아팠다. 아마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모두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세월호는 우연한 피습일까 불운한 사고일까?

 

세월호참사에 대하여 수 많은 글을 올렸다. 그러나 초기에 올렸던 글과 나중에 올렸던 글의 이야기는 다르다.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그것은 세월호사건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세월호사건이 나고 처음 올린 글이 하필 시간 자리에? 재난에 대한 초기불교적 해법(2014-04-26)’라는 제목의 글이다. 사고가 일어난지 10일만에 작성된 글이다.

 

글을 쓰게 된 것은 매일 글쓰기를 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 모든 글이 그렇듯이 그날 가장 인상깊었던 것 위주로 작성되기 때문에 당연히 세월호사건에 대하여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느낌을 소감문 형식으로 작성한 것이다.

 

글에서 왜 이와 같은 대형참사가 일어 났는지에 대하여 불교적 시각으로 살펴 보았다. 기본적으로 인과에 따른 업보론으로 볼 수 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나 가혹하였다. 아무 죄 없는 소중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희생당한 것에 대하여 업보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린 글에서 세월호사건에 대하여 경전적 근거를 들어 우연에 의한 피습 (Opakkamikāni)’불운한 사건(Visamaparihārajāni)’으로 보았다. 하필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으로 보는 것이다. 마치 거리를 지나가다 오래되고 낡은 간판이 떨어져 죽는 사건과도 같이 본 것이다.

 

모든 사고가 다 그렇듯이 하필 그 자리 그 시간에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를 누군가는 필연이라 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우연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필연이라는 말은 운명론적이고 숙명론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사고는 예기치 못하게 순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사고는 우연론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고가 일어나면 불운한 것으로 본다.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는 우연에 의하여 피습당하는 것과 같고, 이런 피습은 사실상 불운하다고 밖에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사고가 아무리 우연에 의한 피습이나 불운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그것은 왜 하필 그 자리에 그 시간에 거기 있었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그 자리에 있게 된 것은 일차적으로 자신의 행위에 따른 것이다.

 

학생들이 배를 탄 것도 자신의 행위에 따른 것이다. 이것이 하필 그 자리에 있게 된 일차적 요인이다. 그런데 사고가 일어나면 이차적, 삼차적 요인이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렸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유가족들의 슬픔

 

두 번째 글을 쓴 것은 유가족들의 슬픔에 대한 것이다. 팽목항에서 하염 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우는 유가족들이 슬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대양보다 많이 흘린 눈물, 어떻게 해야 눈물을 멈추게 있을까?(2014-04-28)’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실종자가 아직도 배에 있는데 언제 구조 될지 마냥 바다만 바라보는 영상을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그 때 당시 실종자 유가족들은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발만 동동 구를 뿐 실종자를 위하여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흐르는 것은 눈물 뿐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서 흘리는 눈물의 양은 얼마나 될까? 시작을 알 수 없는 윤회의 과정에서 흘린 눈물의 양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하여 경을 인용하여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대들이 오랜 세월 유전하고 윤회해오는 동안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서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의 양과 사대양에 있는 물의 양과 어느 쪽이 더 많겠는가?(S15.3)”라 표현 하였다.

 

삶의 과정에서 흘린 눈물의 양도 많지만 윤회하는 과정에서 흘린 눈물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래서 오랜 세월 윤회해오는 동안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서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의 양이 사대양 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후 세월호 관련 이야기를 많이 썼다. 그것은 세월호유가족들만이 겪는 고통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마치 러시안룰렛 게임처럼,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처럼 재수 좋게 걸려 들지 않았을 뿐이다. 이렇게 남의 일 같지 않게 생각되자 세월호사건을 관심 있게 지켜 보았다.

 

처음에는 방관자적 입장이었는데

 

세월호사건에 대하여 처음에는 방관자적 입장이었다. 종종 일어나는 대형참사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특히 정치쟁점화 되면서 본질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사고원인이 곧바로 밝혀 질 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만 부풀려 졌다. 대형참사가 났다면 당연히 신속하게 조사가 이루어질 줄 알았으나 정치쟁점화 하면서 정쟁양상으로 전개 된 것이다. 정치적 사안이 아님에도 여와 야는 마치 사활을 건 듯 싸움만 하였다. 더구나 선거를 앞두고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하는 것이었다.

 

세월호사건은 처음부터 정치적 협상대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정치권이 개입하여 밀고 당기는 등 정치적 협상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간만 흘러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유가족들은 행동에 돌입하였다. 그것은 국민에게 직접호소하는 방식이었다.

 

세월호유가족들이 광장에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런 세월호 유가족들을 처음 본 것은 서울광장에서이었다. 정치인들이 밀당하는 협상대상물로 전락된 세월호법에 대하여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광장에서 요구한 것이다. 그것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특별법이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광장으로 나갔다. 방관자의 입장에서 적극적 참여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하여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서울광장 세월호특별법제정문화제(2014-07-20)’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서울광장은 익숙한 곳이다. 이전에도 종종 광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처음 참석한 문화제에서 문화예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집회의 성격이 단지 특별법을 관철시키기 위한 팔뚝질만 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한마당이자 한풀이 성격이 짙었기 때문이다.

 

노래와 공연으로 이루어진 이날 문화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 그것은 잊지 않을게라는 노래이다.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일년이 가도

십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 놓을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세월호유가족들이 가장 염려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국민들이 이 사건을 잊어 버리는 것이다. 아직 아무것도 밝혀 진 것이 없는데 세월이 지난다고 하여 잊혀지는 것을 염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노래가사를 보면 일년이 가도 십년이 가도절대로 잊지 않을 것임을 말한다.

 

그러나 결국 잊혀지고 말 것이다. 처음에는 추도분위기이었으나 몇 개월이 지난 후 세상은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 갔기 때문이다.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어서

 

세월이 지나가면 아무리 슬픈 일도 잊혀 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세월이 약이라 하였다. 그러나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는 죽는 그 순간 까지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자식이 죽은 그 순간 사실상 부모도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엄마 아빠들이 단 한가지 공통적인 바램이 있다. 그것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존한 학생들은 친구들이 왜 죽었는지 알고 싶어요라 하였다. 또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사는 부모들은 내새끼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아직 까지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하여 정확하게 밝혀 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백일 째 되는 날

 

광장에 두 번째로 나간 것은 그로부터 5일후인 7 24일이다. 이 날은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딱 100일 째 되는 날이다. 참사가 일어난지 백일이 되었건만 여와 야 정치권은 마치 정치협상하듯이 틀별법의 내용을 두고 밀당을 거듭하고 있을 때 이었다.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 왜 그 많은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 갔는지에 대한 법을 만드는데 밀당의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정치적 흥정대상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밀당하는 것은 수사권과 기소권 때문이다. 그래서 주네 마네 하며 싸움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이 협상의 대상이 된 것은 기득권층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말한다. 세월호와 같은 사건에 특별법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백일 째 되는 날 역시 문화제 형식으로 열렸다. 주제는 ‘네 눈물을 기억하라’이다. ‘내 눈물이 아니라 네 눈물이다. 눈물을 흘려 가면서 까지 국민에게 약속하였건만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되어 버린 특별법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주제어로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 사진에 발걸음을 멈추고

 

이 백일 콘서트에 대하여 '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죽은 자와 자의 듀엣 김장훈의 ‘거위의 꿈’(2014-07-25)’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이날 추모제는 저녁 일곱시에 시작되었다. 더구나 평일이었다. 그럼에도 백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듯이 광장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일찍 출발하여 광장 곳곳을 돌아 보았다. 전시된 사진과 그림이 있었는데 한 사진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들여다 보았다. 그것은 빈교실 사진 이었다.

 

 

 

 

빈교실에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그런데 교실 책상 대부분에 놓여 있다. 꽃다발이 놓여 있는 책상은 돌아 오지 못한 학생들의 자리이다. 어느 교실의 경우 불과 몇 명을 빼고 거의 대부분 돌아 오지 못하였다고 한다.

 

죽은 자와 산 자의 영혼듀엣

 

백일추모공연에서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부른 노래이었다. 가수 김장훈과 고이보미양이 듀엣으로 부른 거위의 꿈이다. 이를 영혼듀엣이라고 한다. 그래서 글의 제목을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라고 하였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듀엣)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이보미)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김장훈)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듀엣)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수 없죠 (김장훈)

 

내 삶의 끝에서.(이보미)

나 웃을 그 날을 함께해요. (듀엣)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러나 남겨 놓은 동영상을 복원하여 노래로 만들었다. 비록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지만 목소리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 잘난 국회의원들은

 

백일추모제를 기점으로 양상이 바뀌었다. 정치권을 불신하게 된 것이다. 사고가 나자 마자 곧바로 진상규명이 시작 되어야 함에도 그 잘난 국회의원들은 밀고 당기는 정치를 하고 있었다. 그럼에 따라 평범한 유가족들은 점차 투사가 되어 가는 듯하였다. 아니 투사가 되었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제 기댈 수 있는 곳이라는 국민들 밖에 없었다. 그래서 서명운동을 벌인 것이다. 당연히 정부에서 해야 할 임에도 정치적 협상의 대상으로 전락하자 유가족 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리고 단식에 돌입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평범한 국민이 투사로 변한 것이다.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기립박수를 받은 유민아빠

 

교황방한을 앞두고 또 한번 광장에 사람들이 모였다. 8 15일 광복절이다. 이에 대하여 자식이 죽으면 상을 치루어야 할까? 세월호 힐링콘서트 김장훈의 ‘내사랑 내곁에’(2014-08-16)’라는 제목으로 올린 바 있다.

 

특별법은 정치적 협상으로 전락하였고 유가족들은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지만 나아 진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관심 있게 본 것은 유민아빠 김영오씨이다. 이날 유민아빠는 33일째 이었는데 기력이 없어서 엠블런스를 타고 무대에 올랐다. 그러자 놀랍게도 광장의 수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로 환영하였다 

 

 

 

 

 

 

평범한 사람들이 투사가 되고

 

몇 차례 광장으로 나가자 세월호 유가족들의 얼굴이 익숙해졌다. 특히 지도부의 얼굴이 익숙하다. 유민아빠 역시 익숙한 얼굴이 되었다. 이렇게 지도부와 단식참가자의 얼굴이 세상이 많이 졌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그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나서지 않아도 될 일에 나섰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정치권에 책임이 있다. 더 크게는 국정을 이끌어 가는 최고책임자이다. 그럼에도 지루한 공방만 이어진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네 마네 하며 정치적 협상만 하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투사로 변신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되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그것은 전에 보지 못하던 중상과 모략이다. 왜 그런가? 투사에서 이제 유명인으로 바뀐 일부유가족 지도자들에 대한 견제가 시작 되었기 때문이다. 단식으로 유명인이 된 유민아빠에 대한 견제가 그 신호탄이 되었다.

 

눈물 날 것 같은 교황과의 만남

 

유민아빠를 처음 본 것은 광복절날이다. 이날 유민아빠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으로 인사하였다. 무엇이 그토록 목숨을 건 단식을 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단 한가지이었다. 사랑하는 딸이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다.

 

매스컴에서는 종종 일어날 수 있는 교통사고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생각하는 것은 달랐다. 충분히 구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단 한사람도 구해 내지 못한 것에 대하여 의문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수백만명의 서명을 받고 목숨을 건 단식을 하는 것이다.

 

유민아빠는 단식으로 유명인이 되었다. 그것은 그렇게 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 더구나 교황까지 만나게 되어 더욱 더 유명인이 되었다.

 

 

 

 

유민아빠가 유명인이 되자 그 영향력 또한 커지기 시작하였다. 정치인들은 그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는 등 무시못할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런데 유민아빠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반비례 하여 이를 견제 하는 세력도 커져 갔다. 대표적으로 종편방송을 들 수 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방송

 

종편방송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방송이었다. 일종의 사생아와 같은 방송이다. MB정권 당시 국민들 대다수가 반대하였지만 힘으로 밀어 붙여서 날치기로 통과한 법에 따라 탄생된 것이다. 이처럼 태생적으로 문제점이 있는 방송이어서일까 유민아빠에 대한 견제가 극에 달했다. 특히 TV조선이 그랬다. 이런 점을 보고서 나쁜 아빠 만들기, TV조선 ‘악마의 편집’을 보고(2014-08-27)’하이에나가 된 TV조선(2014-08-30)’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종편방송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유민아빠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를 보면서 특별법이 왜 정치적 협상의 대상으로 전락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수사권과 기소권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국민적 영웅이 된 유민아빠를 깍아 내릴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는 시작에 불과하였다.

 

보수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종편방송을 유심히 지켜 보았다. 보수기득권층을 옹호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방송답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에 대하여 도전으로 간주 하는 것 같았다. 보수라는 말이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유지하고 지킨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현재 가지고 있는 지위와 재산 등 기득권을 지켜 내려는 경향이 강하다.

 

본래 보수의 의미와 먼 것이다. 단지 기득권을 지켜 내기 위한 보수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세력을 불온시 하는 것이다. 변화라는 말 자체를 도전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득권을 지켜 내기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래서 특별법에 대하여 정치적 흥정으로 생각하며 결사 수사권과 기소권이 들어 가는 특별법을 결사 반대하였을 것이다.

 

종편방송에서 보수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소위 대리기사폭행사건일 것이다. 단순한 사건을 침소봉대하여 연일 방송한 것이다. 그것도 시도 때도 없이 장기간 방송하였다.

 

대리기사사건에 대한 종편방송을 보면서 참으로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득권 수호를 위해서는 인정사정도 없고 피도 눈물도 없는 집단처럼 보였다. 기득권에 도전하는 세력에 대하여 무력화작업을 한 것이다.

 

일본TV프로를 보고 글을 하나 썼는데

 

세월호사건은 날이 지날수록 정치적 사건이 되었다. 그래서 여러 달이 지나도 법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일본에서 하나의 프로가 방송되었다. 그것은 한국의 세월호사건을 드라마형식으로 만든 것이다. 이 프로를 인터넷으로 접하고 삼등항해사가 무엇을 보았길래, 세월호급변침을 보도한 후지TV(2014-09-24)’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런데 몇 일 후에 이 글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조회수 급증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만명이 조회하고 1800여개에 달하는 공감, 그리고 54군데에서 퍼간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후지TV에서 만든 세월호침몰의 진실

 

후지tv에서 드라마형식으로 방영한 날은 9 23일이다. 그 때 까지 한국에서는 특별법 조차 만들어지지 않았고 협상으로 밀당하고 있을 뿐이었다. 더구나 한국의 방송에서는 이제 세월호사건 이야기는 뉴스에도 보도가 되지 않아 마치 금기시 하는 분위기이었다. 더구나 종편에서는 유민아빠 흠집내기에 열을 올렸고 대리기사사건을 연일 보도함으로서 무력화를 시도하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본에서 드라마형식의 특별 프로가 만들어진 것이다.

 

후지tv에서 만들어진 프로는 세월호침몰의 진실이다. 드라마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날의 비극적인 상황에 대하여 생생하게 화면에 담았다. 비록 드라마로 만든 것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물속에 잠겨서 죽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까웠다.

 

아직 까지 한국의 방송에서는 드라마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드라마가 만들어진 것은 어떤 이유일까?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특별한 상황으로 인식하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도저히 이해 되지 않은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후지tv에서는 생존학생과 유가족들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생존학생은 친구들이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라고 하였다. 이런 내용으로 보아 세월호사건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인터뷰에는 희생학생들의 부모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인터뷰는 국내방송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일본방송을 통하여 처음 접한 것이다.

 

왜 한국방송사는 침묵하는가?

 

국내방송에서는 생존학생과 유가족들의 인터뷰를 보여 주지 않았다. 특히 지상파방송사들이 그랬다. 그래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더구나 종편채널에서는 악의적 보도로 인하여 유가족을 위로 하기는커녕 깍아 내리기에 바빴다. 이럴 때 이웃나라 일본에서 후지tv세월호침몰의 진실이라는 프로가 방영된 것이다.

 

세월호의 진실에 대하여 이웃나라 tv프로를 접하여 일부 알았다. 이런 일은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실제로 일본프로를 보면 한국에 대하여 경멸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한국정부의 무능에 대하여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장면도 보인다. 이렇게 일본에서 먼저 진상을 알리려 하는 동안 우리방송사들은 침묵하고 있었다.

 

EBS에서 처음으로 방영된 가족충격

 

세월호특별법이 타결 되었다. 그러나 유가족과 국민들이 바라는 특별법이 아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던 날 이를 유가족들은 침묵하였다고 한다. 다만 소기의 성과를 이루어낸 여당의 국회의원들만이 서로 악수를 하며 등을 토닥이는 등 기뻐했다고 한다.

 

특별법이 타결 되어서일까 그동안 세월호에 대하여 침묵하였던 방송사에서도 이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아직 까지 다른 방송사에서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EBS에서 가족충격이라는 다큐 프로를 1부와 2부를 방영하였다.

 

EBS의 가족다큐 프로는 1부가 니다이고, 2부는 까?이다. 주로 평범한 엄마와 아빠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누나와 동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느 엄마는 “4 16일 이전으로 돌아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또 어떤 엄마는 이제 삼개월 되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갈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한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EBS의 가족충격 까?

 

 

다큐프로를 보면 엄마의 눈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아이가 돌아 오지 않는 것을 알지만 흔적을 그대로 남겨 두고자 한다. 이렇게 평범한 부모와 형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EBS에소 방영된 가족쇼크라는 프로이다.

 

부모가 죽으면 산에,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세월호유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방송사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세월호라는 말이 이제는 금기가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해서는 안될 말, 다루어서는 안될 이야기로 보는 것 같다. 그럼에도 단편적으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프로가 있기는 하였다. 하지만 이번 EBS에서 처럼 특집형식으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본다.

 

EBS에서 다룬 프로를 보면 평범한 엄마와 아빠들의 이야기이다. 이 땅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 가던 사람들이 어느 날 날벼락을 맞듯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친 것이다. 이런 충격을 아직까지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 그것은 자식을 잃었기 때문이다.

 

같은 죽음이라도 부모형제가 죽은 것과 자식이 죽은 것은 다르다고 한다.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으면 되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죽는 그 순간까지 안고 간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세월호사건에서 똑같이 희생당한 일반유가족이 엇박자를 내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일본방송에서 세월호진상에 대한 프로를 방영한 이래 한국에서는 EBS가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본다. 그러나 가족쇼크라는 프로의 제목이 말하듯 부모와 자식간의 슬픔에 대한 것이 주요내용이다. 사랑하는 자식이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며 노숙을 하며 때로는 경찰들과 몸싸움 하는 장면은 없다. 아마 때가 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억울한 느낌이 풀리지 않는 한

 

세월호유가족들은 평범한 이웃들이다. 하필 아이가 그 배를 탔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누구나 안심할 일이 아니다. 언제든지 이와 같은 일이 또 일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공감하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하는 것이다.

 

아이는 하필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배에 있었다. 그래서 사고를 당했다. 사고는 순간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는 우연의 피습과 불운한 사건이 겹쳐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은 일차적으로 본인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본인이 그 배를 자신의 발로 탔다고는 하지만 제2, 3의 요인이 없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제2, 3, 4의 원인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사고는 순간적으로 발생한다고 하였다. 자동차사고를 보면 알 수 있다. 항공기나 열차사고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세월호의 경우 이와 다르다. 순간적으로 발생하여 손을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충분히 구조가 가능함에도 이를 구조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특별법이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세월호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억울하다고 한다. 죽지 않을 수 있는데 죽어야만 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에 대하여 분노하는 것이다. 그런 분노가 하늘을 찔러 집단으로 움직이게 되었고 노천에서 170여일을 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또 목숨을 건 단식을 하게 되었다.

 

이처럼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기 때문에 가족들은 왜 내 새끼가 죽었는지 알고 싶습니다라 말하고, 생존학생들은 왜 친구들이 죽었는지 알려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힘 있는 자들은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협상을 하여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그들의 뜻대로 되었지만 특별법이 결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특별법이 정치인들의 협상의 대상으로 되는 순간 평범한 엄마와 아빠들은 투사가 되었다. 그리고 갖은 서러움을 겪었다. 자식을 어이없게 잃은 것도 억울한데 범죄인 취급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랬다. 종편채널에서 유민아빠에 대한 악의적 보도와 대리기사사건으로 지도부를 무력화 시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이웃에게

 

처음 세월호사건을 접하였을 때 단순한 사고인줄 알았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 일어나서도 안되고 일어 날 수도 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단순한 방관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문화제에 참석하고 글로서 남겼다.

 

세월호유가족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물론 진상규명이다. 그러나 그것 못지 않게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식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잊지 말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이번 EBS에서 만든 가족쇼크다큐 프로는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이웃의 아픔을 일깨워 주었다.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일년이 가도

십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 놓을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2014-11-2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