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없는 삶, 시간에 매이지 않는 삶
사람들은 늘 바삐 움직인다. 자동차가 있다면 기동력이 있어서 더 빨리 움직인다. 더 빨리 더 먼저 보고 더 많이 알아야 생존 경쟁에서 이기는 사회이다.
잡아 먹으려 하는 치타는 늘 기회를 포착한다. 사정권내에 들어 오면 폭발적 스피드로 덮쳐서 단번에 숨통을 끊어 놓는다. 먹히려 하는 가젤영양은 필사적으로 도주 한다.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내며 생존하고자 한다.
쫓고 쫓기는 생존게임이 매일 벌어진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좀처럼 한곳에 머물려 하지 않는다. 늘 두리번 거리며 안테나를 켜고 촉각을 곤두세운다.
수행자에게는 일이 없다. 굳이 일을 만들어 하지 않는다.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삶이다. 욕망을 버린 수행자에게는 더 이상 일이 필요치 않다. 일 없는 삶, 일하지 않는 즐거움이 수행자의 삶이다.
휴가기간이 찾아 왔다. 사실상 전국민의 휴가기간이다. 쫓고 쫓기는 생존의 현장에서 벗어나는 시간이다. 그러나 질주본능에 가득 차 있는 현대인 들은 잠시도 가만 있지 않는다. 무료해서 반나절도 버티지 못한다. 어딘가로 이동한다. 계곡으로 바다로 즐길거리를 찾아서 이동한다.
현실은 일없는 삶을 잠시도 허용하지 않는다. 현실의 삶에 매인 삶이다. 시간에 매인 삶이다. 수행자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악마의 유혹에서 알 수 있다.
“존자들은 젊고 머리카락이 아주 검고 행복한 청춘을 부여 받았으나
인생의 꽃다운 시절에 감각적 쾌락을 즐기지 않고 출가했습니다.
존자들은 인간의 감각적 쾌락의 욕망을 즐기십시오.
시간에 메인 것을 좇기 위해 현재를 버리지 마십시오.(S4.21)”
현대인들은 감각적 쾌락의 욕망을 추구한다. 그래서 일을 해야 하고 일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일없는 삶을 추구하는 수행자는 시간에 매이지 않는다. 그래서 현재를 버리지 않는다. 이번 국민휴가기간에는 일 없는 삶, 시간에 매이지 않는 삶을 체험 해보자.
2015-08-01
진흙속의연꽃
'진흙속의연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뜨거운 물을 물쓰듯 하는 세상에서 (0) | 2015.08.04 |
---|---|
비주류비급삼류정신으로, 인터넷에 글쓰기 십년 (0) | 2015.08.02 |
련(蓮)의 바다에서 (0) | 2015.08.01 |
절을 바꾸어야 불교가 산다, 바람직한 도심사찰의 모습은 (0) | 2015.07.29 |
뒤에서 남말하는 당신, 정말로 비열하고 어리석은 사람 입니다 (0) | 2015.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