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보름날 밤에

담마다사 이병욱 2015. 8. 30. 09:26

 

 

보름날 밤에

 

 

 

 

 

 

 

요즘 EBS에서는 다큐영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EIDF라 합니다. 아마추어들이 만든 기록물로서 약 한시간 반 분량의 영화 입니다.

 

다양한 소재로 만든 영화 중에 내 나이가 어때서가 있습니다. 노르웨이 노인 배구단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화면에서는 팔십줄의 노인이 등장 합니다. 그런데 대단히 낙천적 입니다. 그래서일까 영화의 영문제목도 ‘The Optimists’ 입니다.

 

학의천에 보름달이 떴습니다. 이전 날이 음력으로 15일 이었으니 보름날이었습니다. 보름에서 하루 더 지났지만 밤에 보는 달의 형태는 완전한 만월입니다.

 

보름달을 보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교과서에서는 쟁반 같이 둥근 달이라 하였습니다. 어느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굶주리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커다란 빵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보름달이 뜬 학의천에 사람들이 산책 나와 있습니다. 쉼터에 앉아 있는데 저편에서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주를 마시고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말 합니다.

 

 

내 나이가 올해 73세야.

이거 말이나 되?

제대 한지가 엇그제 같은데.

난 너무 억울해!”

 

 

늙어 가는 것에 대하여 한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나이가 73세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 합니다. 60줄에 접어 드는가 싶었는데 금방 칠십줄이라 합니다.

 

신세한탄을 하는 노인은 자조적으로 앞으로 살날에 대하여 이야기 합니다. 13년 남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에 대하여 86세로 보아서 일 것 입니다.

 

73세의 노인은 보름밤에 나이 든 것에 대하여 억울해 합니다. 자신에게는 늙음이라는 것이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73세가 된 것에 대하여 믿기지 않은 듯 합니다.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합니다. 부자나 가난한자, 귀하고 천한자를 가리지 않습니다. 인정사정 없이 흘러 가는 것이 세월 입니다. 아니 세월이 흐른다기 보다 달이 찼다 기울었다를 반복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학의천 보름밤에 늙음을 한탄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달도 차면 기울어집니다. 모든 것은 변합니다. 어제의 소년이 노인이 되어 있습니다. 무상하게 변화는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두 개의 게송이 있습니다.

 

 

[세존]

“카라반이 나그네의 벗이며,

어머니가 자기 집의 벗이고,

친구가 일이 생겼을 때

언제라도 자신의 벗이지만,

스스로 지은 공덕이야말로

다가올 앞날의 벗이네. (S1.53)

 

 

일이 일어났을 때는 벗이 행복이고

어떠한 것에든 만족하는 것이 행복이고

목숨이 다할 때는 공덕이 행복이고

일체의 괴로움을 버리는 것이 행복이다.” (Dhp331)

 

 

기대수명이 80세 대라 합니다. 과연 기대수명대로 살 수 있을까요? 기대수명은 기대수명일 뿐 입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목숨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사람 목숨 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우리에겐 내일은 없다.”라고 말 합니다. 하루를 일생처럼 사는 것 입니다.

 

73세의 노인은 앞으로 13년 더 살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완전한 착각 입니다. 마치 젊은이가 지금 이 젊음과 청춘이 영원히 지속 될 것 같은 느낌 입니다. 어느 누구도 73세의 노인이 86세까지 살도록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고령화 시대에 나이만 먹은 노인들을 많이 봅니다. 아무 하는 일 없이 숨만 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신만은 영원히 살 것 같다는 착각으로, 자신만은 죽지 않을 것 같다는 착각으로 살아 온 사람들이 대다수 입니다. 그래서 인지 사람들은 대부분 즐기는 삶을 사는 것 같습니다.

 

나이만 먹게 되어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 노인이 있습니다. 지난날을 회상하는 가엾은 늙은이가 되어 갑니다. 마치 말라버린 호숫가에 날개 부러진 늙은 백로와 같은 신세 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가르침에 답이 있습니다. 법구경에서는 목숨이 다할 때는 공덕이 행복이고.”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공덕 보다 더 큰 행복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체의 괴로움을 버리는 것이 행복이다.”라는 가르침 입니다.

 

 

2015-08-3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