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한 봉사
9년 째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06년 부터 쓰기 시작 하였으니 햇수로 10년 되었습니다. 매일 쓰다시피 하다 보니 3,100여개 됩니다. 책으로 따지면 수 십권 될 것 입니다.
글을 처음 쓸 때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글을 쓰긴 쓰되 제대로 써 보자는 것 입니다. 2006년 시점이라면 인터넷시대가 본격화 되어서 카페와 블로그가 활성화 된 때 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올려진 글이 그다지 가치 있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말 하듯이 뱉어 버린 말이 대부분 입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심지어 욕설도 많습니다. 마치 욕망과 분노의 배설구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인터넷에 글쓰기는 모두 구업(口業)입니다. 필업(筆業)은 구업에 속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형식을 갖춘 제대로 된 글을 써 보기로 하였습니다. 나중에 책을 낼 것을 염두에 둔 것 입니다.
이전에 글을 배운 적도 없고 글을 쓴 적도 없습니다. 공학도 출신으로서 전자제품 개발에 전념하였습니다. 2005년 사오정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나오게 되었을 때 시간은 무한정 남았습니다. 남는 시간을 주체 하지 못하여 불교 관련 글을 보고 책을 보았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연결 되었습니다.
요즘은 새벽 또는 이른 아침에 글을 씁니다. 스마트폰 메모 기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똑똑 쳐 나가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 갑니다. 떠오르는 생각, 흘러 가는 생각을 글로서 표현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이것도 일종의 집중이겠지요. 글쓰기 삼매라 봅니다.
글쓰기도 하나의 수행이라 봅니다. 좌선이나 경행만이 수행은 아닐 겁니다. 염불, 간경, 절하기 등 자신에 맞는 다양한 수행방법이 있습니다. 모두 집중 입니다. 마음을 한 곳에 모으면 잡념이 일어나지 않아 편안 해 집니다.
마음이 집중 되었을 때 엄청난 힘을 발휘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돋보기로 햇빛을 한곳에 모이면 연기가 나는 것처럼 상상을 초월한 힘이 나올 수 있습니다. 경전에 나오는 신통도 선정에서 나옵니다. 사선정에서 가능하다고 합니다. 어떤 수행이든지 오래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경지에 올라갈 수 있고 경지를 맛 볼 수 있을 것 입니다.
글쓰기를 신행으로 또 수행의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경전에 근거한 스토리전개 입니다. 그렇다면 왜 매일 글을 쓸까요? 하나는 존재이유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세상에 대한 봉사 입니다. 특히 후자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EBS에서 영화제가 방영 되었습니다. 이름하여 EIDF라 합니다. 다큐 영화제 입니다. 한 프로에서 불문학울 번역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불문학교수로 재임하다 정년 퇴임한 여교수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다큐에서 딸이 묻습니다. 왜 환갑이 넘은 나이에 힘들게 번역하는지에 대한 것 입니다. 이에 ‘봉사’라 하였습니다. 세상사람들에 대하여 봉사 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수 많은 책을 번역하였다고 합니다. 이 말에 격하게 공감 하였습니다.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존재감 입니다. 어느 철학자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 하였습니다. 이를 패러디 하면 “나는 글을 쓴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가 될 것 입니다. 그러나 존재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에 대한 봉사 입니다. 글쓰기도 일종의 봉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전에서 접하는 가슴 울리는 문구를 공유하는 것 입니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 입니다.
2015-09-0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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