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제 어쪄죠?” “나도 모르겠소”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찬란한 태양이 떠 올랐다. 어제 보던 그 해이다. 쪽빛 하늘에 저 멀리 보이는 젊은 수리산의 초록이 가깝게 느껴진다. 건설현장에서는 망치소리가 우렁차고 사람들은 학교로 일터로 분주히 발걸음을 옮긴다.
어제 같은 오늘이고 내일 같은 오늘이다. 물론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이다. 그날이 그날 같지만 변화는 감지 된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움직임이 있기에 살아있다. 각자 지은 업(業)대로 살아 간다. 잘난 자는 잘난 맛에 살고 못난 자도 나름대로 삶의 방식이 있다.
삶이 팍팍하다고 한다. 삶이 기름칠 한 것처럼 원활한 것이 아니라 뻑뻑한 것이다. 더구나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닥터지바고에서 불륜을 저지른 남녀가 한이불 속에 있다. 여자가 불안해서 “우린 이제 어쩌죠?”라며 묻는다. 이에 남자는 체념하듯이 “나도 모르겠소.”라고 답한다.
불륜을 저지른 남녀에게 미래에 대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오직 모를 뿐이다. 현실이 팍팍할 때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하여 오늘도 내일도 눈먼 봉사처럼 한발한발 내딛는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현실은 “우린 이제 어쪄죠?” “나도 모르겠소.”라는 불륜대사와 같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에서 세월은 잘도 흘러간다. 모르는 채 살아도 살아는 간다. 이럴 때 길(道)을 알면 희망이 보인다. 마치 캄캄한 골방에 한줄기 빛이 들어 오는 것과 같다.
길을 알아 내마음이 행복해졌을 때 세상도 행복해진다. 내가 청정해졌을 때 세상도 청정해진다. 이럴 때 “우린 이제 어쪄죠?” “나도 모르겠소.”라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길을 알면 앞이 보인다.
2015-09-0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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