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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 남쪽나라, 제주동암사와 성산일출봉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16. 5. 4. 16:18

 

이상하고 아름다운 남쪽나라, 제주동암사와 성산일출봉에서

 

 

비행기가 못 떴다는데

 

아침뉴스를 보니 기상악화로 제주에서 비행기가 못 떴다고 한다. 강풍과 난기류로 인하여 관광객들의 발이 묶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몇 주 전에도 있었다. 강풍과 비바람으로 인하여 주말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겨울에는 폭설로 인하여 역시 수 일 동안 발이 묶인 적이 있었다.

 

제주도 날씨는 예측할 수 없다. 갑자기 구름이 끼여 비바람이 오는 가 하면 금새 맑아지기도 한다. 특히 봄의 날씨는 매우 변덕스럽다. 그래서일까 운전기사겸 가이드에 따르면 제주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11월이라 했다. 태풍도 지나가고 날씨는 변덕스럽지 않아 결항될 확률이 적어서일 것이다.

 

12년 법우님들과 제주성지순례는 별탈 없이 다녀왔다. 지나고 보니 강풍과 난기류, 비바람을 용케 피해 간 것 같다. 비록 첫 째날 가는 비가 내렸으나 다음날은 매우 쾌청하였으므로 결항 등으로 지연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성산 동암사로

 

제주성례 두 번째 날이다. 어제와 달리 하늘은 청명하고 공기는 싱그럽다. 오전 첫 번째 순례지로 평화통일불사리탑을 참배한 순례팀은 성산 동암사로 이동하였다. 일출봉이 있는 곳이다. 평화통일불사리탑에서 동암사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지도를 찾아 보았다.

 

 

 

 

 

 

 

출발지 평화통일불사리탑에서 성산동암사까지는 36키로미터의 거리이다. 차로는 45분 거리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한편에는 바다가 보이고 또 한편에는 드넓은 평원이다.

 

버려진 황무지

 

평원은 개발되지 않고 버려져 있다. 어떤 이가 왜 제주도에서는 넓은 땅을 놀려 두느냐고 물었다.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비가 오면 물이 고이지 않고 땅속으로 스며 버린다. 그래서 논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한다. 다만 보리나 마늘 등은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제주에는 논을 볼 수 없다. 논이 없는 대신 밭은 많다. 밭에는 보리가 심어져 있는데 이곳에서는 청초 또는 말밥이라 한다.

 

 

 

 

 

 

 

 

바람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

 

제주도의 자연환경은 독특하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여 고구마처럼 생긴 화산도는 온통 돌 투성이다. 그래서일까 가수 혜은이의 노래에 바람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이라는 구절이 실렸을 것이다.

 

제주도를 삼다도라 한다. 바람, , 여자가 많다고 하여 삼다도라 한다. 특히 돌이 많다. 어디를 가나 용암이 식어서 생긴 시커먼 돌을 볼 수 있다. 척박한 대지의 농토를 보면 반드시 돌로 담을 쌓아 놓았다. 이런 광경은 육지에서 전혀 볼 수 없다.

 

 

 

 

 

 

 

 

막대기 세 개의 의미는

 

제주에서는 육지에서 볼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하다. 자연풍광부터 육지와 다르다. 기후도 다르고 풍습도 다르다. 언어도 다르다. 제주에서만 사용되는 감수광, 아방등의 방언은 알아 듣기 힘들다. 확실히 제주는 다른 나라처럼 보인다.

 

여러 가지 제주풍습중에 매우 독특한 것이 있다. 그것은 출입문이다. 육지에서 처럼 여닫는 문이 아니라 나무 막대기 세 개를 걸쳐 놓은 것이다. 문 대신 사용되는 막대기 세 개에는 의미가 있다. 이를 사진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제주도에 바람, , 여자의 삼다가 있는가 하면 삼무라 하여 거지, 도둑, 대문이 없다고 한다. 특히 대문이 없는데 이는 세 개의 막대기로 표현된다. 이를 정낭이라 한다.

 

사진에 설명된 정낭을 보면 모두 네 가지 방식이 소개 되어 있다. 막대기 세 개가 모두 가로로 쳐져 있으면 외출중이라 출입금지이다. 반대로 막대기 세 개가 모두 아래로 쳐져 있으면 사람이 있으므로 들어와도 좋다는 뜻이다.

 

막대기가 네 개인 경우도 있다. 과부댁을 말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넘보지 말라는 뜻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뜻도 있다고 한다.

 

왜 여자가 많을까?

 

제주도에는 왜 여자가 많다고 할까? 여자가 생활력이 강하여 밭농사와 수산물 채취를 여자가 도맡아 하다 보니 많아 보인 것이라 한다. 하지만 어떤 이에 따르면 4.3항쟁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4.3항쟁은 1948 3 1일 경찰의 발포로 시작되었다. 사건은 4 3일 민중봉기 형태로 발전하였다. 그로부터 1954년까지 제주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났는데 진압과정에서 양민들이 다수 희생당한 것이다.

 

4.3사건 진상조사에 따르면 희생자가 3만명에서 8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전체 제주도민의 8분의 1이 희생당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에 과부가 많고 여자가 많은 이유중의 하나라 한다.

 

육지것들 왔다

 

제주도의 역사는 매우 가혹하였다. 작은 섬나라 제주도는 옛날부터 육지로부터 침략과 수탈을 당했다. 멀리 몽고의 지배시기부터 시작하여 가까이는 4.3사건에 이르기 까지 수난의 역사이었다. 그래서일까 육지사람들에 대하여 무뚝뚝하다고 한다.

 

운전기사겸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제주원주민들은 육지에서 건너 온 사람들에 대하여 그다지 친철하지 않다고 했다. 육지사람들에 대하여 육지것들 왔다라 하여 일단 경계하고 본다는 것이다. 아마 역사적으로 육지사람들로부터 침략과 수탈을 당하고 심지어 가족의 목숨까지 잃은 트라우마가 있어서일 것이다.

 

동암사에 도착하니

 

순례팀을 실은 버스가 성산일출봉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오전임에도 주차장에는차량으로 가득하다. 대형관광버스가 대부분인데 아마 일출봉이 제주 최대의 관광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동암사는 성산일출봉입구에 있다. 주차장 바로 옆이 동암사이다. 성산일출봉은 동암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동암사는 작은 절이다. 제주성지순례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사찰은 동암사이다. 동암사는 어떤 절일까?

 

 

 

 

 

 

 

 

 

 

 

 

 

 

 

 

 

 

 

 

 

동암사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34 4월에 건립되었다. 현가람은 2002년 완공된 것이라 한다. 천년고찰도 아닌 동암사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2007년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된 영주십경 중의 최고인 성산일출봉 초입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수 많은 중국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사찰이라 한다.

 

니얼싼

 

어디를 가나 중국관광객들이다. 물반고기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제주에는 한국인반중국인반이다. 특히 성산일출봉이 그렇다. 이날 주차장의 수십대의 대형버스는 중국인관광객들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일출봉 매표소 입구에서부터 왁자지껄하다. 단체관광객들은 니얼싼하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일출봉으로

 

비 갠 후 다음날 아침은 쾌청하다. 제주에서 두 번째 날이 그랬다. 제주도착 첫날에 부슬비가 내렸으나 하루 밤 자고 났더니 세상은 빛나고 있었다. 하늘은 맑고 공기는 싱그럽고 바람은 부드러웠다. 더구나 초록의 성산일출봉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다섯 번째 순례지는 동암사이다. 그러나 성산일출봉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하여 뒷전이 되었다. 대충 둘러 보고 서둘로 일출봉으로 향하였다. 해발 182미터의 일출봉에 다녀 오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갖가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일출봉은 역사가 매우 짧다. 고작 5천년 전에 형성된 것이다. 5천년 전 얕은 바다에서 화산분출이 일어나 만들어진 화산도이다. 분출직후 하나의 섬이었으나 수천년 동안 파도에 깍이어 육지와 연결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지형이 만들어진 것이다.

 

 

 

 

 

 

 

 

 

 

 

 

 

 

 

 

일출봉에 올라서니

 

동암사에서 일출봉까지는 도보로 688미터이다. 20분 걸린다. 일출봉에 올라서니 사람들로 가득하다. 중국인들이 거의 반이다. 날씨가 쾌청하여 멀리까지 시야가 확보 된다. 크라운 모양의 분화구 안에는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다.

 

 

 

 

 

 

 

 

 

 

 

 

 

 

 

 

 

 

 

 

 

 

 

 

 

 

 

 

 

 

 

 

 

 

중국인들은 왜 제주도에

 

제주도는 세계적인 관광지이다. 그래서인지 입간판도 국제적이다. 한국어와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쓰여 있다.

 

 

 

 

 

 

중국인들은 왜 제주도에 많이 올까? 서울이나 경주 등 관광지가 있음에도 제주에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공기때문일 것이다. 이는 중국의 환경과 관련이 있다. 중국의 도시는 매연과 공해로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이다. 이에 비하여 제주는매우 좋은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에 공장이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

 

제주도민의 약 60%가 관광관련업에 종사하고 있다. 공기가 오염될 염려가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공기가 맑은 제주에 중국인들이 몰려 든다고 한다. 물론 비자없이 들어 올 수 있는 것도 큰 이유에 해당된다. 그래서 제주에는 연간 천만명 넘게 다녀간다고 한다. 2015년의 경우 천3백여만명 다녀 갔는데 그 중에 외국인이 258만명이라 한다.

 

여행이 힐링이다

 

푸른 창공과 녹색의 초원, 그리고 넓은 바다에 마음이 트였다. 달리 힐링이 필요없다.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이 힐링이다. 그렇다고 마냥 있을 수는 없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때 내려 갈 수밖에 없다.

 

 

 

 

 

 

 

 

다시 동암사로 되돌아 왔다. 동암사순례가 목적이었지만 성산일출봉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주객이 전도된 듯 하다. 그럼에도 일출봉관광시작 점에 불교사찰이 있다는 것에 안도한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남쪽나라

 

동요에 도깨비나라가 있다. 가사를 보면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나라”라 되어 있. 제주도가 그렇다. 제주도는 육지와 자연환경은 물론 문화와 언어와 풍습이 다르다. 그래서 제주도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남쪽나라이다.

 

 

 

 

 

 

 

 

 

 

 

 

 

 

 

 

 

 

 

 

 

 

 

 

 

 

 

 

 

 

 

 

 

 

 

 

 

 

 

 

 

 

 

 

 

 

 

 

 

 

 

 

 

 

 

남국 제주도에서 추억을 만들었다. 법우님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억에 남는 순례이었다고 했다. 어느 법우님은 일박이일 순례를 한번 더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당일치기 이사 또는 삼사순례는 문제가 있다. 당일순례의 경우 차 속에서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대화할 시간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일박이일의 경우 늘 함께 하기 때문에 급속하게 가까워진다. 이런 이유로 하계사찰순례의 경우 일박이일 템플스테이가 예정되어 있다.

 

좋은 친구는 청정한 삶의 전부

 

어느 날 아난다가 부처님에게 물었다. 아난다는 “세존이시여, 이러한 좋은 친구 , 좋은 동료 , 좋은 도반을 사귀는 것은 청정한 삶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S3.18) 라 하였다 . 친구의 중요성을 말한다. 그래서 삶의 절반을 차치 한다고 했다. 이에 부처님이 동의하였을까? 놀랍게도 부처님은 “아난다여, 이와 같이 좋은 친구, 좋은 동료, 좋은 도반을 사귀는 것은 청정한 삶의 전부와 같다고 알아야 한다. (S3.18) 라 하였다. 좋은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청정한 삶의 절반이 아니라 청정한 삶의 전부라 했다.

 

법우님들은 12년 되었다. 같이 나이 들어 가고 같이 늙어 가고 있다. 언제나 만나면 반가워서 형제와 자매같다. 부처님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들로서 향상과 성장을 함께 하였을 때 좋은 친구 , 좋은 동료 , 좋은 도반이라 볼 수 있다. 그런 법우님들은 청정한 삶의 절반이 아니라 청정한 삶의 전부와도 같은 것이다. 마침 제주 성읍민속촌에서 사온 귤나무가 개화 하였다.

 

 

 

 

 

 

 

 

2016-05-0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