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안되면 그곳을 떠나라, 현각스님의 탈한국불교를 보며
중관학을 전공한 K교수에 따르면 획기적 포교방법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외국인 스님들이 포교일선에 나서게 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이라면 ‘꿈벅 죽는다’고 하는데, 그것도 눈푸른 고학력의 외국인 스님들이 대중 앞에 섰을 때 그 파괴력은 대단할 것이라 했습니다. 유튜브동영상 중론강좌에서 들은 이야기 입니다.
현각스님이 한국불교를 떠나겠다고 했습니다. 송담스님의 조계종 탈종소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메가톤급 뉴스입니다. 조선, 동아, 중앙, 한겨레 등 중앙일간지는 물론 sbs, jtbc 등 방송에서도 보도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나 불교신문, 불교방송 등 교계 메이저언론에서는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각스님이 한국불교를 떠나는 이유에 대하여 가장 큰 이유로 기복불교를 들고 있습니다. 회계사 국제선원에서 외국인 스님들이 정진하고 있는데 그 자리를 기복의 장소로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현각스님이 말하는 기복은 ‘기복 = 돈’라 했습니다. 기복이란 무엇일까요? 한국불교에서 기복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천도재’입니다. 다음으로 ‘납골당’입니다. 한국불교에서 사찰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주요수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각스님이 자신의 SNS에 남긴 글. /현각스님 SNS 캡쳐(조선일보)
초기경전에 ‘공부가 안되면 그곳을 떠나라.’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부처님은왜 떠나라고 했을까요? 맛지마니까야 ‘우거진 숲의 경’에 다음과 같은 부처님 말씀이 있습니다.
“수행승들이여, 그 수행승은 이와 같이 ‘나는 이 숲속에 의지해서 지낼 때에 나는 아직 이루지 못한 새김을 새기지 못하고, 아직 집중하지 못한 마음을 집중하지 못하고, 아직 소멸하지 못한 번뇌를 소멸하지 못하고, 아직 도달하지 못한 위없는 안온에 도달하지 못하고, 또한 출가생활에서 조달해야 할 의복, 음식, 깔개, 필수약품을 조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수행승들이여, 그 수행승은 밤이건 낮이건 그 숲속에서 떠나는 것이 좋으며, 그 곳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M17)
수행승이 수행처에 머물 때 수행의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조건이라면 미련없이 떠나야함을 말 합니다. 심지어 주석에서는 “그가 이 모든 것을 밤에 숙고하여 안다면, 바로 그날 밤에 떠나야 한다.”라 했습니다. 그러나 머물기에 적합한 장소라면 계속 남아있으라고 했습니다. 특히 의지할 만한 스승이 있어서 지혜의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그 수행승은 목숨이 붙어있는 한 그 사람에게 머무는 것이 좋으며, 쫓겨날지라도 그 사람을 떠나서는 안 된다.” (M17) 라 했습니다.
현각스님이 한국불교를 떠나려 하는 것은 수행풍토가 맞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이는 2년 전 송담스님이 말하는 수행풍토와 다른 것 입니다. 송담스님은 조계종과 수행풍토가 다르다고 탈종했지만 그 이면에는 재산과 관련된 문제가 얽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각스님은 재산 없이 한국불교의 수행풍토와 맞지 않아 떠난다고 한 것이기 때문에 파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불교에서 볼 수 있는 전근대적 모습과 갖가지 모순과 위선과 거짓을 본 것입니다.
현각스님이 한국불교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어느 네티즌이 남긴 댓글에서 “한국 불교는 죽었다!”라 했을 때 “아니다. 살아있다”라 했습니다. 살아 있는 증거로서 “계룡산 국제선원에 올바르게 실천하는 화두선 공동생활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곳은 외국인들의 수행도량 무상사 입니다.
무상사선방
무상사는 외국인 스님인 대봉스님이 조실로 있습니다. 조계종 소속의 화계사와는 다릅니다. 숭산스님이 창종한 관음선종 소속입니다. 그래서 외국인스님들의 수행도량이고 해마다 안거철이 되면 전세계 사람들이 찾는 국제선원이기도 합니다.
2015년 5월 무상사 순례 갔었습니다. 그때 대봉스님과 차담을 했습니다. 숭산스님과의 인연을 들려 주면서 자신의 수행담도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런 무상사에서 기복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무상사에 10년 다녔다는 법우님에 따르면 출가자와 재가자는 평등한 관계라 했습니다. 수행을 하고 나서 토론 시간이 있는데 이때 점검이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모두 영어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안거철이 되면 전세계각국에서 수 많은 외국인들이 오는데 사용되는 언어만 20개국에 이를 것이라 합니다.
무상사에서 출재가의 구별이나 차별은 없다고 했습니다. 철저하게 수행능력과 멘탈파워가 존중되기 때문에, 출가자일지라도 더 높은 정신적 능력을 가진 재가자를 존중하는 풍토가 있다고 합니다.
무상사는 세계 각국에서 고학력의 수준 높은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수행환경이 매우 좋다고 합니다. 이미 자신의 나라에서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향상 되는 듯 하다고 합니다.
현각스님과 무상사법우님 아야기를 접하니 한국불교의 선맥은 관음선종에서 계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어 갑니다. 숭산스님으로 부터 인가제자가 나오고, 인가제자가 또 인가 하면서 관음선종은 이제 스스로 굴러 가는 듯 합니다. 그것도 전세계가 무대 입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 수 십개에 달하는 관음스쿨(관음선종)이 있으며 파악되지 않은 것만도 부지기 수라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만약 조계종에서 무상사를 관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아마 화계사 짝 났을 것입니다. 다행히 무상사는 관음선종 소속이고 더구나 숭산스님의 전법제자 대봉스님이 조실로 있기 때문에 넘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일 무상사마저 조계종으로 넘어간다면 제2의 화계사가 될 것 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무상사는 외국인 스님들을 위한 마지막 보루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6-07-30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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