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은 조금만 묻어도, 천장사 송년법회(4)
이 세상에서 선물 싫어할 사람이 없습니다. 주는 마음과 받는 마음이 모두 기쁨이 가득할 때 최상의 선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절에서 주는 선물은 받기가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보시한 것도 없는데 받기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천장사에서 그랬습니다.
절에서 받은 선물
12월 25일 일요법회를 마치고 저녁공양까지 한 일요법회팀은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자리를 사산시내로 옮겨 ‘차담’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신임주지 스님은 선물을 한보따리씩 안겨 주었습니다. 큰 절이라 불리우는 수덕사에 가져온 과일과 김을 나누어 준 것입니다. 이전 허정스님 마지막 법문이 있던 날에는 보이차를 무려 세 개씩이나 받았습니다. 선물받아 놓고 쌓여 있는 것을 일요법회 법우님들에게 모두 나누어 준 것입니다. 귀한 보이차가 생겼으니 앞으로 몇 년간은 차를 사지 않아도 될 정도의 양입니다.
또하나 선물을 받았습니다. 허정스님과 진월거사님이 미얀마 순례 갔습니다. 한달 동안 같이 순례했습니다. 한달이 지나자 진월거사님은 먼저 귀국하고, 허정스님은 미얀마 어느 수행센터 꾸띠에서 내년 2월까지 보낸다고 합니다.
진월거사님은 천장사에서 수 년간 절일 했던 법우님입니다. 그런데 귀국한 진월거사님이 천장사를 방문했는데 선물을 놓고 갔다고 합니다. 일요법회 법우님들에게 줄 선물이라 합니다. 미얀마에서 산 목각 불상 등을 가져 왔습니다. 그 중에 목각불상을 보니 미얀마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주는 것은 아름다운 행위입니다. 선물 받아서 싫어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일까 청정도론 자애명상수행편을 보면 최종단계가 보시입니다. 보시에 대하여 이런 게송이 있습니다.
“보시는 조어되지 않은 사람을 조어하고
보시는 모든 이로움을 성취시킨다.
보시와 상냥한 말씨를 통해서 [시주자는]
편안해지고 [시물을 받는 자는] 머리를 숙인다.”
(Vism.9.39)
보시하는자와 보시받는 자의 관계에 대한 게송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시물을 받는 자는 고개가 숙여진다는 사실입니다. 선물을 하면 고개를 숙여서 받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원한 맺힌 자에 대하여 백번, 천번 자애의 마음을 내는 것 보다 한번 찾아가 선물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음을 말합니다.
호랑이가 튀어 나올 듯
서산시내까지는 십여키로 걸립니다. 연암산 산중에 있는 천장사에서 서산시내까지 이십여분 소요됩니다. 목표는 김화백님 작업실입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작업실을 구경할 좋은 기회입니다. 김화백님 작업실에서 ‘송년차담’하기로 했습니다.
김화백님 작업실은 서산시내에서 약간 벗어난 외곽에 있습니다. 동지가 지난지 3일 밖에 되지 않아서 깜깜한 밤입니다. 도착하니 커다란 일자모양의 하우스가 나타납니다. 예전에 우사라 합니다. 우사를 개조하여 작업실 겸 주거용으로도 사용됩니다.
작업실에 들어가 보니 화판과 그림도구 등으로 가득합니다. 본래 작업실이라는 곳은 작업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깔끔하게 정리된 사무실 개념과는 다릅니다. 일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작업실 중앙에는 난로가 피워져 있습니다. 바깥 공기는 차갑지만 난로가 있어서 훈훈합니다. 여기에 독특한 맛의 차까지 준비 되어 있습니다. 난로를 중심으로 차담이 이루어졌습니다.
작업실을 둘러 보았습니다. 커다란 작업실에는 각종 유화 그림으로 가득합니다. 크고 작은 캔버스에는 유화가 그려져 있는데 모두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그림에는 어떤 메시지가 실려 있는 것 같습니다. 설명을 들으면 어떤 메시지를 전달코져 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작업실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커다란 호랑이 그림입니다. 작업실을 대표하는 그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접하던 그림입니다. 김화백님이 카톡방에 소개한 적이 있어서 여러 번 써 먹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호랑이 그림은 한쪽 벽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달려 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개와 위엄이 넘칩니다. 단지 벽이 허전해서 그려 놓은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김화백님에 따르면 호랑이 그림을 그려 놓으니 잠이 잘 온다고 합니다. 이전에 이곳에 우사가 있었고 소들이 도축되기도 한 곳이라 합니다. 또 약간 외진 곳에 있어서 무서움 타는 사람은 밤에 두려움을 느낄 정도라 합니다. 그런데 호랑이 그림을 그려 놓자 잠을 잘자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위눌림 등과 같은 현상이 없다고 합니다. 호랑이가 일종의 수호신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한국불교는 비정상
밖에는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차가운 겨울밤입니다. 그러나 작업실에는 난로가 있어서 따뜻합니다. 차를 마시면서 일요법회님들과 세상돌아 가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최순실이야기를 비롯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불교계 이야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절 신도들과 달리 천장사일요법회팀은 독특한 컬러가 있습니다. 그것은 할말은 하고 산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과격한 방법이나 수단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가르침의 범위 안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하여 토론 했습니다. 정치일정과 맞물려 내년에는 불교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특히 총무원장선거를 앞두고 무언가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것은 한국불교가 매우 비정상적으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촛불집회에 여러 번 참석했습니다. 마침내 국민들은 탄핵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것은 비정상의 정상화입니다. 이제까지 정상적이지 않았던 것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비정상은 불교계에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불교계는 비정상적입니다. 가장 비정상적인 것이 소유문제입니다. 사부대중 중에서 일부중, 즉 일부비구중에 의한 소유가 일반화 되었을 때 비정상적인 불교로 된 것입니다.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중에 두 가지를 들라면 입장료수입과 국고보조금입니다.
자금줄을 끊어야
한국불교에서 종단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일부 비구중은 돈이 되는 목좋은 사찰을 독차지 하고 있습니다. 은사나 사형사제 등 문중을 만들어 그들끼리 나누어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닭들이 모이를 ‘해쳐 먹듯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그결과 한국불교는 크게 퇴보 했습니다.
이번 2015년 종교인구 총조사에서 불교인구가 300만명이 줄어 들고, 더구나 기독교에 역전 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그럼에도 반성은 커녕 ‘남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돈’인 것 같습니다.
오늘날 한국불교에 대하여 주지불교, 재산을 관리하는 불교, 권승불교라 합니다. 마치 육칠십년대 정화한다는 명목으로 절빼앗기 하듯이 특정 문중의 일부중들이 돈이 되는 절을 차지 했습니다. 차지해서 입장료 수입과 국고보조금을 챙기고 있습니다.
산에 가면 입장료를 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절에서 징수하는 것입니다. 사유지를 지나간다고 하여 등산로를 막아 놓고 문화재관람료 명목의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입장료를 냈다고 해서 문화재를 관람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등산하러 왔음에도 절땅을 지난다고 하여 돈을 받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벌써 10년 째입니다. 국민들 대다수가 이런 ‘불쾌’를 경험했을 것입니다. 불교인구 300만명이 빠진 큰 이유 중의 하나로 봅니다.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에서는 국고보조금을 받습니다. 문화재를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들어 가는 비용을 국가로부터 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투명하게 관리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입장료와 국고보조금은 든든한 ‘자금줄’입니다. 목 좋은 사찰을 차지 하고 있는 한 고정수입과 같은 것입니다. 굳이 신도들의 보시가 없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승반속의 일부중들은 목숨을 걸고 절을 차지하려 합니다.
절에서 입장료를 받는 행위는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국고보조금을 유용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돈독이 오른 일부중들을 물리치려면 ‘자금줄을 끊어야’ 합니다. 입장료 문제를 이슈화 하고 공론화 하여 부당이득 취하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 또 국고보조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따져야 합니다. 입장료와 국고보조금은 폐지되는 것이 좋습니다. 신도들의 보시에 의해서 절이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득에 눈이 먼 일부중들에게는 먹혀 들어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똥은 조금만 묻어도
돈에 대하여 집착하는 일부중이 있습니다. 마치 똥에 집착하는 똥벌레와 같습니다. 경에 따르면 “어떤 똥벌레가 똥을 먹고 똥으로 배를 채우고 똥으로 충만하고도 그 앞에 큰 똥덩이가 남아 있다면, 그 똥벌레는 ‘나는 똥을 먹고 똥으로 배를 채우고 똥으로 충만하고도 내 앞에 큰 똥덩이가 남아 있다.’고 다른 똥벌레들을 무시한다.” (S17.5)라고 했습니다. 목 좋은 사찰을 차지 하고 사유재산을 축적한 일부중들이 청정한 수행승들을 무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돈을 사랑하는 일부중들은 똥을 사랑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똥은 조금만 묻어도 악취가 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수행승들이여, 예를 들어 아주 소량만 있어도 똥은 악취를 풍긴다.” (A1.348) 라 했습니다. 돈을 향한 일부중들의 열정은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최근 불교포커스에 보도된 GBC관련 기사가 그렇습니다.
일부중들은 무엇을 원하나?
불교포커스에 연재 기사가 실리고 있습니다. 제목은 ‘조계종과 한전부지’입니다. 제2편 제목은 “조계종, 무엇을 원하나”입니다. 조계종에서는 현대자동차에 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요?
기사에 따르면 놀라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조계종에서 보상금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조계사 주변에 고층빌딩이 들어 섰는데 그중에 한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입니다. 기사에서는 이렇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과거 조계사 인근에 한 고층 건물이 들어설 당시, 교계에는 “조계사가 수행환경 침해를 지적해 건설사로부터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후 불교포커스는 취재를 통해 관련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 조계사 관계자는 인근에 지어진 고층 건물과 관련해 “(건설사로부터) 50억 원을 받았다. 시주금 형태였다”고 증언했다. ‘시주금’을 강조하던 이 관계자는 재차 이어진 물음에 “(조계사가) 50억 원 이하는 안 된다고 (하한선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돌연 말을 바꿨다. 증언대로라면 명목을 시주금으로 포장했을 뿐, 사실상 보상금을 받아낸 셈이다.”
(조계종, 무엇을 원하나, 불교포커스 2015-12-26)
조계사에 가면 주변에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 있습니다. ‘두산위브빌딩’입니다. 두산위브빌딩에는 각종 불교단체가 입주해 있습니다. 건물 높은 곳에서 조계사쪽을 보면 조계사가 한눈에 들어 옵니다. 눈이 좋은 사람이라면 누가 걸어 가는 것까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계종에서는 건설사로부터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건설사에 압력을 가해서 무려 ‘50억원’을 타낸 것이라 합니다.
금년 들어 조계종에서는 현대자동차에서 추진하고 있는 105층 짜리 ‘GBC’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105층짜리 빌딩이 봉은사를 가리기 때문에 수행환경이 지장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도들을 동원하여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대체 조계종에서는 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요? 혹시 ‘수천억’에 달하는 ‘보상금’을 노리는 것은 아닐까요?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모르는
오늘날 한국불교는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모릅니다. 돈냄새가 나면 어디든 달려 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개발보상금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반승반승의 일부중들에 의하여 한국불교는 점점 망가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정치권의 변혁과 함께 한국불교에도 변화의 거센바람이 불 것입니다. 현명한 소비자는 불량품을 사지 않듯이, 현명한 불자는 똥냄새 나는 일부중들을 멀리합니다.
2016-12-27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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