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사라지지 않는 일곱 가지 재물
정신적으로 형성된 재물
한번 형성된 재산은 오래갈까?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돈을 버는 것 같지만 늘 통장 잔고는 부족하듯이 재산 역시 누가 가져 갈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돈벌기 선수가 되어 돈버는 일에 올인하는 삶을 살아 갑니다. 그러나 현자들은 물질적 재물 보다 정신적 재물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정신적 재물은 절대 빼앗을 수도 없고 빼앗기지도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믿을 만한 것이 정신적으로 형성된 재물입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씀 했습니다.
Saddhādhanaṃ sīladhanaṃ
hiri ottappiyaṃ dhanaṃ
Sutadhanaṃ ca cāgo ca
paññā ve sattamaṃ dhanaṃ.
“믿음의 재물, 계행의 재물,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재물,
배움의 재물, 보시의 재물,
일곱 번째로 지혜의 재물이 있네.
Yassa ete dhanā atthi,
itthiyā purisassa vā;
Adaliddoti taṃ āhu,
amoghaṃ tassa jīvitaṃ.
여인이나 남자에게
이러한 재물이 있다면,
그는 빈궁하지 않은 자이고
그 생활은 곤궁하지 않네.
Tasmā saddhañca sīlañca
pasādaṃ dhammadassanaṃ
Anuyuñjetha medhāvi
saraṃ buddhāna sāsananti.
그러므로 슬기로운 자는
믿음과 계행,
청정한 신뢰와 진리에 대한 봄,
부처님 가르침에 새김을 확립한다네.”(A7.6, 전재성님역)
부처님은 일곱 가지 재물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믿음의 재물(saddhādhanaṃ), 계행의 재물(sīladhanaṃ),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재물(hiri ottappiyaṃ dhanaṃ), 배움의 재물(sutadhanaṃ), 보시의 재물(cāgadhanaṃ), 지혜의 재물(paññādhanaṃ) 입니다. 이와 같은 일곱 가지 재물에 대하여 부처님은 “불이나 물이나 왕이나 도둑이나 원하지 않는 상속자에 의해 약탈될 수 없는 것입니다.”(A7.7) 라 했습니다.
자신의 팔의 힘과 이마의 땀으로 형성된 재산이 있습니다. 또 시류를 잘 타서 불로소득으로 형성된 재산이 있습니다. 어느 경우에서든지 재산을 지켜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 천문학적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100세 시대까지 가져 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도중에 도둑 맞을 수 있거나 불이 나서 타버리거나, 천재지변으로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 사라지지 않는 재산이 있습니다. 그것은 믿음 등 일곱 가지 재산입니다.
믿음과 계행,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것, 배움, 보시, 지혜를 가지고 있으면 재물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든든하다고 했습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른 것과 같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부자도 따라 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재물이 있다면 신들과 인간의 세계에서 그는 실로 대부호이고 정복 될 수 없다네.”(A7.7) 라 했습니다. 믿음 등 일곱 가지 재물을 가진 자는 ‘대부호 (mahaddhana)’와 같다고 했습니다.
축적해도 되는 재물
사람들은 돈벌기에 올인 합니다. 설령 그가 돈버는 재주가 있던 없던 간에 돈벌기 선수가 되어야 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막론하고 돈을 벌어야 합니다. 설령 그것이 불법적인 것이고 또한 탈법적이고 편법적인 것이라 해도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지 다 합니다. 부동산투기 등으로 형성된 불로소득도 자신의 실력이라 믿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재산으로 안락한 노후를 지내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돈벌기 선수가 되는데 있어서 출재가의 구별이 없는 듯합니다. 어른 스님이나 젊은 스님 구별 없이 개인사찰이나 개인토굴 갖기가 대유행이라 합니다. 출가자는 사유재산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계율을 어긴 것입니다. 출재가를 막론하고 재산축적에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축적해도 되는 재물을 말했습니다. 그것은 금과 은과 같은 재물이 아니라 믿음, 계행 등과 같은 일곱 가지 재물입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일곱 가지 재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했습니다.
1.
Katamañca bhikkhave, saddhādhanaṃ:
Idha bhikkhave, ariyasāvako saddho hoti. Saddahati tathāgatassa bodhiṃ: itipi so bhagavā arahaṃ sammāsambuddho vijjācaraṇasampanno sugato lokavidū anuttaro purisadammasārathi satthā devamanussānaṃ buddho bhagavā"ti idaṃ vuccati bhikkhave, saddhādhanaṃ.
수행승들이여, 믿음의 재물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고귀한 제자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거룩한 님,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 지혜와 덕행을 갖춘 님, 올바른 길로 잘 가신 님, 세상을 아는 님, 위없이 높으신 님, 사람을 잘 길들이시는 님, 하늘사람과 인간의 스승이신 님, 깨달은 님, 세상에 존귀하신 님이다'라고 여래의 깨달음을 믿는다. 수행승들이여, 믿음의 재물이란 이와 같다.
2.
Katamañca bhikkhave, sīladhanaṃ:
Idha bhikkhave, ariyasāvako pāṇātipātā paṭivirato hoti, adinnādānā paṭivirato hoti, kāmesumicchācārā paṭivirato hoti, musāvādā paṭivirato hoti, surāmeraya majjapamādaṭṭhānā paṭivirato hoti. Idaṃ vuccati bhikkhave, sīladhanaṃ.
수행승들이여, 계행의 재물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고귀한 제자는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삼가고, 주지 않은 것을 빼앗는 것을 삼가고, 사랑을 나눔에 잘못을 범하는 것을 삼가고, 어리석은 거짓말을 하는 것을 삼가고, 곡주나 과일주 등의 취기있는 것에 취하는 것에 삼간다. 수행승들이여, 계행의 재물이란 이와 같다.
3.
Katamañca bhikkhave, hiridhanaṃ:
Idha bhikkhave, ariyasāvako hirimā hoti. Hiriyati kāyaduccaritena vacīduccaritena, manoduccaritena, hirīyati pāpakānaṃ akusalānaṃ dhammānaṃ samāpattiyā. Idaṃ vuccati bhikkhave, hiridhanaṃ.
수행승들이여, 부끄러움을 아는 재물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고귀한 제자는 부끄러움을 안다. 그는 신체적인 악행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알고, 언어적인 악행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알고, 정신적인 악행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알고,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을 행한 것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안다. 수행승들이여, 부끄러움을 아는 재물이란 이와 같다.
4.
Katamañca bhikkhave, ottappadhanaṃ:
Idha bhikkhave, ariyasāvako ottappī hoti. Ottapati kāyaduccaritena, vaciduccaritena, manoduccaritena, ottapati pāpakānaṃ akusalānaṃ dhammānaṃ samāpattiyā. Idaṃ vuccati bhikkhave, ottappadhanaṃ.
수행승들이여, 창피함을 아는 재물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고귀한 제자는 창피함을 안다. 그는 신체적인 악행에 대하여 창피함을 알고, 언어적인 악행에 대하여 창피함을 알고, 정신적인 악행에 대하여 창피함을 알고,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을 행한 것에 대하여 창피함을 안다. 수행승들이여, 창피함을 아는 재물이란 이와 같다.
5.
Katamañca bhikkhave, sutadhanaṃ:
idha bhikkhave, ariyasāvako bahussuto hoti sutadharo sutasannicayo. Ye te dhammā ādikalyāṇā majjhekalyāṇā pariyosānakalyāṇā sātthaṃ savyañjanaṃ kevalaparipuṇṇaṃ parisuddhaṃ, brahmacariyaṃ abhivadanti, tathārūpāssa dhammā bahussutā honti, dhatā vacasā paricitā manasānupekkhitā diṭṭhiyā suppaṭividdhā, idaṃ vuccati bhikkhave, sutadhanaṃ.
수행승들이여, 배움의 재물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고귀한 제자는 많이 배우고 배운 것을 기억하고 배운 것을 모아서, 처음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마지막도 훌륭한, 내용을 갖추고 형식이 완성된 가르침을 설하고 지극히 원만하고 오로지 청정하고 거룩한 삶을 실현시키는 그 가르침을 자주 듣고, 기억하고, 언어로써 외우고, 정신으로 성찰하고, 바른 견해로 꿰뚫는다. 수행승들이여, 배움의 재물이란 이와 같다.
6.
Katamañca bhikkhave, cāgadhanaṃ:
Idha bhikkhave, ariyasāvako vigatamalamaccherena cetasā agāraṃ ajjhāvasati, muttacāgo payatapāṇī vossaggarato yāvayogo dānasaṃvibhāgarato. Idaṃ vuccati bhikkhave, cāgadhanaṃ.
수행승들이여, 보시의 재물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고귀한 제자는 마음속에 인색의 때를 제거하여 관대하게 주고 아낌없이 주고 기부를 즐기고 요구에 응하고 베풀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며 집에서 사는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보시의 재물이란 이와 같다.
7.
Katamañca bhikkhave, paññādhanaṃ:
Idha bhikkhave, ariyasāvako paññavā hoti udayatthagāminiyā paññāya samannāgato ariyāya nibbedhikāya sammā dukkhakkhaya gāminiyā. Idaṃ vuccati bhikkhave, paññādhanaṃ.
수행승들이여, 지혜의 재물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고귀한 제자는 생성과 소멸에 대한 지혜를 갖추어 고귀한 꿰뚫음으로 올바로 괴로움의 종식으로 이끄는 지혜를 지닌다. 수행승들이여, 지혜의 재물이란 이와 같다.
(A7.6, 전재성님역)
왜 최상의 재물인가?
일곱 가지 지혜 중에서 믿음(saddhā)과 계행(sīla)과 보시(cāga)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믿음으로써 계를 지키고 보시를 하면 하늘나라에 태어난다는 가르침입니다. 지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려도 죽어서 하늘나라에 태어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믿음, 보시, 지계의 재물을 가지고 있다면 하늘나라는 보장 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지상에서 왕족과 같은 삶을 누리는 자라 할지라도 하늘나라의 즐거움에 비하면 십육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부끄러움(hiri)과 창피함(ottappa)을 아는 것도 재물이라 했습니다. 돈벌기에 올인하는 사람들은 양심을 속이기 쉽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돈벌기 선수가 되었을 때 양심은 잠시 접어 두어야 합니다. 탈법과 불법, 그리고 편법을 동원하여 투기 등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취득 하였을 때 양심에 어긋난 것입니다. 과도한 이득을 취하는 것도 일종의 도둑질입니다. 막대한 부를 축적 했다는 것은 양심과 수치심을 내려 놓았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배움(suta)의 재물이 있습니다. 학위를 취득 하거나 자격고시에 합격하면 늘 이력에 따라 붙기 때문에 든든한 재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러나 부처님 가르침을 아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 가르침을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늘 기억하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가르침을 자주 듣고, 기억하고, 언어로써 외우고, 정신으로 성찰하고, 바른 견해로 꿰뚫는다.”라 했습니다. 이는 다름 아닌 ‘청정한 삶(brahmacariya)’을 실현하기 위함입니다
최상의 재물은 지혜(paññā)의 재물일 것입니다. 가르침을 듣고 기억하고 사유했다면 이번에는 실천해야 합니다. 이에 대하여 ‘생성과 소멸에 대한 지혜 (udayatthagāminiyā paññāya)’라 했습니다. 괴로움의 종식에 대한 지혜입니다. 다름 아닌 사성제의 지혜입니다. 사성제를 실천하여 괴로움을 종식하는 것입니다. 괴로움의 종식은 결국 윤회의 종식과 같습니다.
조용히 때를 기다릴 뿐
재물은 아무리 모아도 내 것이라 볼 수 없습니다. 합법적이든 비합법적이든 많은 재산을 모았다고 하더라도 내 손에서 벗어나 있으면 내 것이 아닙니다. 돈을 은행에 맡겨 두었다면 은행 것입니다. 은행에서는 돈을 활용합니다. 돈은 활용하는 자의 것입니다. 은행에 맡겨 둔 돈은 통장상으로 내 것일 뿐입니다. 은행에 장기간이든 단기간이든 은행에 맡겨 두었다면 은행 것입니다.
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 것일까? 분명히 장부상으로 내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그 땅을 활용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분의 집이 있어서 세를 놓았다면 그 집은 세 든 자의 것입니다. 땅이나 집이나 내가 활용해야 내 것입니다. 활용하기 전에는 내 것이 아닙니다. 다만 장부상으로만 내 것일 뿐입니다.
은행에 넣어 둔 돈이나, 사놓은 땅이나 임대한 집은 내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것입니다. 활용하지 않으면 ‘잉여(剩餘: Surplus)’에 지나지 않습니다. 결국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합법이든 불법이든 막대한 재산을 형성했어도 죽어서 가져 가지 못합니다. 죽어서 가져 갈 수 있는 것은 재산형성 과정에서 ‘행위(kamma: 業)’입니다. 불법과 탈법과 편법으로 불로소득을 형성했다면 그 행위를 가져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곱 가지 재물은 가져 갈 수 없습니다.
믿음의 재물, 계행의 재물,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재물, 배움의 재물, 보시의 재물, 지혜의 재물 이렇게 일곱 가지 재물은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일곱 가지 재물을 가진 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자입니다. 죽어서는 천상이 예약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혜의 재물만한 것이 없습니다. 생성과 소멸의 지혜를 알아 사성제를 통찰한 자입니다. 번뇌다한 아라한입니다. 아라한은 완전한 열반이 보장 되어 있습니다. 아라한은 다만 조용히 때를 기다릴 뿐입니다.
Nābhinandāmi maraṇaṃ
nābhinandāmi jīvitaṃ,
Kālaṃ ca paṭikaṅkhāmi
nibbisaṃ bhatako yathā.
“죽음을 기뻐하지 않고
삶을 환희하지도 않는다.
일꾼이 급여를 기다리듯,
단지 나는 때를 기다린다.”(Thag.606)
Nābhinandāmi maraṇaṃ
nābhinandāmi jīnitaṃ,
Kālaṃ ca paṭikaṅkhāmi
sampajāno patissato'ti.
“죽음을 기뻐하지 않고
삶을 환희하지도 않는다.
올바로 알아차리고 새김을 확립하여,
일꾼이 급여를 기다리듯,
단지 나는 때를 기다린다.” (Thag.607)
2017-01-30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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