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는 담마를 따르는 자를 보호한다
새벽에 초록등이 켜질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차도 다니지 않는 인적 없는 도로에서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은 준법정신이 투철한 사람입니다.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법을 지키는 자는 어느 곳에서나 법을 지킬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가 법을 지킴으로 인하여 법이 그를 보호해 줄 것입니다. 부처님 가르침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테라가타에 이런 게송이 있습니다.
Dhammo have rakikhati dhammacāriṃ
Dhammo suciṇṇo sukhamāvahāti,
Esānisaṃso dhamme suciṇṇe
Na duggatiṃ gacchati dhammacārī.
“가르침은 가르침을 따르는 자를 수호하고
잘 닦여진 가르침은 행복을 가져온다.
가르침이 잘 닦여지면, 공덕이 있다.
가르침을 따르는 자는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는다.”(Thag.303, 전재성님역)
테라가타 사련시집에 있는 담미까존자의 게송 중의 하나입니다. 게송에서 가르침은 담마(Dhamma)를 말합니다. 담마의 뜻이 여러가지 있지만 여기서는 부처님이 설한 가르침을 말합니다. 주석에 따르면 담마는 잘 설해진 세간적-출세간적 가르침을 뜻합니다. 그런데 “가르침은 가르침을 따르는 자를 수호한다. (Dhammo have rakikhati dhammacāriṃ)”라 했습니다. 가르침을 따르는 자는 ‘dhammacāri’의 번역어로서 ‘one who walks in the righteousness’의 뜻입니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면 부처님 가르침이 우리를 보호 해 줄 것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것일까요? 주석에 따르면 “가르침을 실천하는 자를 지옥의 괴로움, 윤회의 괴로움에서 보호한다.”라는 뜻이라 합니다. 이 구절과 관련하여 타닛사로빅쿠는 “The Dhamma protects those who live by the Dhamma”라 하여 “담마는 담마로 살아 가는 자를 보호한다.”라는 뜻으로 번역했습니다.
법은 지킬 때 법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습니다. 법을 지키지 않을 때 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합니다. 불법과 탈법을 일삼다가 적발 되면 처벌 받게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면 부처님 가르침이 우리를 보호하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삿된 견해를 가진다면 고통을 가져 올 것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구절에서는 “잘 닦여진 가르침은 행복을 가져온다. (Dhammo suciṇṇo sukhamāvahāti)”라 했습니다. 빠알리어 ‘suciṇṇa’는 준수(遵守)의 뜻이고, sukhamāvahāti는 ‘sukham(happiness) +āvahāti(brings)’의 뜻입니다. 따라서 “법을 준수하면 행복을 가져온다”라는 뜻이 됩니다. 주석에 따르면 이 구절과 관련하여 타닛사로빅쿠는 “The Dhamma well-practiced brings bliss”라 하여, “담마를 잘 닦으면 축복을 가져온다”라는 뜻으로 번역했습니다.
법을 지키면 이점이 많듯이 가르침을 따르면 여러가지 이점이 많습니다. 게송에 따르면 보호받을 수 있고, 행복을 가져온다고 했습니다. 또한 공덕짓는 행위라 합니다. 그래서 “가르침이 잘 닦여지면, 공덕이 있다. (Esānisaṃso dhamme suciṇṇe)”라 합니다. 여기서 Esānisaṃso는 ānisaṃso의 형태로서 ‘Advantage, profit, good result, blessing’의 뜻입니다. 법을 준수하면 이득이 있음을 말합니다. 이 구절과 관련하여 타닛사로 빅쿠는 “This — the reward when the Dhamma's well-practiced”라 하여 “담마를 잘 수행하면 보상이 따른다”로 번역했습니다.
항상 가르침과 함께 하면 부처님이 보호해주고, 부처님이 축복해주고, 부처님이 이득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부처님 가르침과 함께 살면 악처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가르침을 따르는 자는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는다. (Na duggatiṃ gacchati dhammacārī)”라 했습니다. 여기서 빠알리어 ‘duggati’는 ‘woeful course’의 뜻으로 나쁜 곳, 즉 지옥, 아귀, 축생 등과 같은 악처를 말합니다. 이구절과 관련하여 타닛사로빅쿠는 “one who lives by the Dhamma doesn't go to a bad destination”라 하여 “담마로 사는 자는 나쁜 곳에 가지 않는다.”라고 번역했습니다.
테라가타 인연담에 따르면 위 Thag.303게송은 담미까존자가 읆은 것이 아니라 부처님이 읊은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다른 초기경전에서 발견할 수 없습니다. 다만 법구경 Dhp.368게송 인연담에서 부처님이 읊은 게송으로 되어 있습니다.
법구경 368번 인연담에 따르면 수행승 꾸띠깐나의 어머니가 아들의 법문을 들었을 때 도둑으도부터 재산이 수호되는 이야기에 대한 것입니다. 도둑이 재산을 모두 가져가더라도 아들의 법문을 듣는 것이 더 낫다며 “도둑들이 원하는 것을 가져가도록 하라. 나를 위해 가르침을 방해 하지 말라.”라고 말합니다. 이에 도둑의 우두머리는 “우리가 이러한 여자의 재산을 훔친다면, 제석천의 번개가 떨어져서 우리의 머리를 부술 것이다.”라며 훔친재산을 원래 그 자리에 가져다 놓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부처님은 “무릇 진리가 여법하게 행하는 자를 수호하는 것은 법성(dhammata)이다.”라고 말하시면서, “진리는 여법하게 행하는 자를 수호한다. 여법한 삶은 행복을 가져온다. 여기에 여법한 사람의 이익이 있다. 여법하게 행하는 자는 괴로운 곳에 가지 않는다.”라고 게송으로 말씀 하십니다.
Na hi dhammo adhammo ca
ubho samavipākino,
Adhammo nirayaṃ neti
dhammo pāpeti suggatiṃ.
“가르침과 가르침이 아닌 것은 양자가
동일한 과보를 갖지 않는다.
가르침이 아닌 것은 지옥으로 이끌게 하고
가르침은 하늘나라를 얻게 한다.”(Thag.304)
2017-05-0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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