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쩔쩔 매었을 때, 힘겨운 재가의 삶과 세 가지 굽은 것으로부터 해방
오염(kilesa), 업(kamma), 이숙(vipaka)
잠자리가 좋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대게 부정한 음식물을 먹었을 때 입니다. 먹을 때는 좋으나 먹고 나서는 후회합니다. 마치 쥐가 쥐약을 먹은 듯 안절부절 하지 못할때가 있습니다. 신체와 정신의 부조화에 따른 고통과 괴로움이 뒤 따를 때 자신의 행위를 뒤돌아 보게 됩니다.
잠자리가 좋지 않을 때는 지나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은 행위를 했을 때 입니다. 행위를 할 때는 잘 모르지만 지나고 나면 알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행위에 대한 과보가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테라가타에 이런 게송이 있습니다.
Suddhaṃ dhammasamuppādaṃ,
suddhaṃ saṅkhārasantatiṃ;
Passantassa yathābhūtaṃ,
na bhayaṃ hoti gāmaṇi.
“순수하게 사실들의 일어남과
순수하게 형성된 것들의 상속을
있는 그대로 보는 자에게
우두머리여, 두려움은 생겨나지 않는다.”(Thag.716)
‘사실들의 일어남(dhammasamuppādaṃ)’은 조건에 의하여 발생하는 원리, 즉 ‘무명을 조건으로 형성이 생겨 나는 것’등의 연기법을 말합니다. ‘형성된 것들의 상속(saṅkhārasantatiṃ)’이란 오염(kilesa)-업(kamma)-이숙(vipaka)의 형성의 원리를 뜻합니다.
행위를 하면 반드시 과보를 받습니다. 과보는 행한 즉시 받기도 하지만 시차를 두기도 합니다. 지금 기분좋게 부정한 음식을 섭취 했을 때 소화 될 때쯤 해서 고통과 괴로움이 발현하는 것입니다. 이는 오염된 마음에 따른 것입니다.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으로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행위를 했을 때 반드시 고통과 괴로움이 따릅니다.
부정한 음식물을 먹었을 때
부정한 음식의 섭취로 인하여 고통과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이었습니다. 오염된 마음으로 저지른 행위가 당일 저녁 뿐만 아니라 다음날 아침까지 영향을 주게 됩니다. 법구경에서 “악행을 하면, 두 곳에서 괴로워하니 이 세상에서도 괴로워하고 저 세상에서도 괴로워한다.”(Dhp.17) 라 했습니다. 오염된 마음으로 행위를 했을 때 지금 이순간에도 불행하고 다음날에도 불행합니다. 그것은 행위에 대한 과보를 받기 때문입니다.
부정한 음식물의 섭취로 인하여 꿈자리까지 좋지 않았습니다. 밤새 뒤척이다 잠깐 잠이 들었을 때 대게 악몽이기 쉽습니다. 이전 날 행위에 따라 잠자리도 달라집니다. 이전날 청정한 삶을 살았다면 꿈 없이 잠을 잘 잘 수 있습니다. 내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번 생에 선업공덕을 쌓았다면 이번 생에서도 행복하게 살지만 내생에서도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이번 생에 선근을 쌓아 두면 내생의 행복을 보장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꿈속에서 쩔쩔매었는데
꿈을 꾸었는데 늘 비슷한 꿈을 꾸게 됩니다. 이전에는 군대에 끌려 가는 꿈을 많이 꾸었습니다. 군대를 갖다 왔음에도 또 다시 영장이 나와 군대에 꼼짝 없이 끌려 갔을 때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꿈을 깨고 나면 현실에 안도 한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생계에 대한 것입니다. 처음 좋았던 직장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꿈, 이후 직장을 자주 옮겨 다님에 따라 적응하지 못해 쩔쩔 매는 꿈입니다.
나이 들어 새로 옮긴 직장에서 적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오너와 부하직원 사이에 샌드위치가 되어 쩔쩔 매는 꿈을 꾸었습니다. 수 없이 직장을 옮겨 다니다 보니 점점 작고 초라한 곳에 가게 되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기술도 점차 낡은 것이 되어 젊은 세대를 따라 잡을 수 없었습니다. 나이만 먹었을 뿐 아무런 장점이 없었습니다. 과거이력과 경험을 중시하여 어렵게 들어 가긴 갔지만 늘 그렇듯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꿈속에서 쩔쩔매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태입니다. 직장가진 사람들, 월급생활자라면 누구나 이런 꿈을 꾸어 보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꿈에서 깨었을 때 안심했습니다. 마치 군대에 끌려간 꿈을 꾸다가 안심하는 것 같습니다. 일인사업자로서 생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 안도감입니다.
인쇄회로기판설계일을 하면서
가면 갈수록 일자리는 줄어들고 생계는 막막합니다. 청년들은 졸업하자 마자 대부분 실업자가 되는 세상입니다. 공무원고시라 하여 공무원시험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사회전반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 비정규직은 증가합니다. 언제 어떻게 그만 둘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런 불안은 그대로 꿈자리에서 나타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11년 전 예전에 하던 일의 일부를 맡아 하게 되었습니다.
인쇄회로기판(PCB: Printed Circuit Board))설계일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전자제품에는 인쇄회로기판이 들어갑니다. 라디오에도, 컴퓨터에도 스마트폰에도 들어 갑니다. 전자제품에 필수적인 부품입니다. 캐드(CAD)를 이용하여 설계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모니터만 보는 작업입니다. 이런 일은 이전에 전자제품 개발할 때 부수적으로 하던 일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아가씨가 하던 일이라 합니다. 대게 하급자나 여직원이 하던 일입니다. 그러나 인쇄회로기판설계는 개발과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개발능력이 떨어져 직장생활을 할 수 없었을 때 기판설계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인쇄회로기판설계일을 하면서 삶의 여유를 찾았습니다. 돈벌이는 시원치 않지만 그래도 생계는 유지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남는 시간에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 다닐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오로지 조직을 위하여 밤낮으로 주말없이 휴가없이 봉사해야만 유지 되기 때문에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일인사업자가 되어 사무실을 갖추고 일을 하다 보니 남는 시간에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벌써 11년 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전화
일이 없으면 늘 불안합니다. 하루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나 나흘쯤 되면 “왜 일이 없지?”라고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일주일되도 일이 없으면 안절부절하지 못합니다. 어디에서 달리 나올 데가 없기 때문에 일감이 없으면 그대로 손실로 이어집니다. 그러다 마침내 전화가 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전화입니다. 일감을 주는 사람만큼 고마운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일을 붙들고 있으면 안심입니다. 여기에 한 개 더 겹쳐 있다면 든든합니다. 하나 더 있어서 세 개가 돌고 있다면 행복한 비명입니다. 이럴 경우 글 쓰는데 지장을 줍니다.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글을 씁니다. 그것은 자신과의 약속입니다. 부지런해지기 위해서 쓰고 게으르지 않기 위해서도 씁니다. 그러나 일감이 네 개가 겹치면 한계에 달합니다. 그럴 경우 직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직원을 둘 정도의 일감은 없었습니다.
왜 방황하는가?
삶은 고단한 것입니다. 특히 가장의 삶은 책임감 때문에 더욱 고단합니다. 일자리가 없으면 방황하게 되어 있습니다. 남자는 가정이 없어도 방황하고 일자리가 없어도 방황합니다. 둘 중의 하나가 없어도 방황합니다. 두 개 모두 없으면 더욱 더 방황할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직장이라도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일자리가 있다는 것은 방황을 멈추게 합니다.
세 가지 굽은 것으로부터
직장은 생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직업을 잃어 버렸을 때 생계와 연결이 됩니다. 직장이 없어서 벌지 못할 때 생존의 위험을 느낄 것입니다. 이런 위험은 무의식속에 각인되어 꿈자리에서 그대로 나타납니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면 원하든 원치 않든 돈벌이 선수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세상에서 탈출을 꿈꾼입니다. 테라가타에 이런 게송이 있습니다.
Sumuttiko sumuttiko sāhu,
sumuttikomhi tīhi khujjakehi;
Asitāsu mayā naṅgalāsu,
mayā khuddakuddālāsu mayā.
Yadipi idhameva idhameva,
atha vāpi alameva alameva;
Jhāya sumaṅgala jhāya sumaṅgala,
appamatto vihara sumaṅgalā
“잘 해탈했다. 아주 잘 해탈했다.
세 가지 굽은 것에서 잘 해탈했다.
낫에서 잘 해탈하고, 쟁기에서 잘 해탈하고,
괭이에서 나는 아주 잘 해탈했다.
여기저기 있을 지라도,
쑤망갈라여, 선정에 들어야하리.
선정에 들라. 쑤망갈라여, 방일하지 말라.”(Thag.43)
게송에 따르면 세 가지 굽은 것에서 해탈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낫, 쟁기, 괭이입니다. 이 세 가지 도구는 농기구로서 재가의 삶을 말합니다.
재가의 삶에서 출가의 삶으로 바뀌었을 때 해탈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해탈은 자유일 것입니다. 고된 재가의 삶에서 자유를 성취한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테리가타에서는 “세 가지 굽은 것으로부터 절구로부터 공이로부터
그리고 곱사등이 남편으로부터 벗어나”(Thig.11) 라 했습니다. 세 가지 굽은 것은 재가의 삶을 상징합니다. 특히 남편으로부터 벗어난 것은 인습과 관습과 제도에서 벗어났음을 말합니다.
답답한 이 현실을 벗어나고자
누구나 답답한 이 현실을 벗어나고자 합니다. 그러나 생계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매여 살아야 합니다. 생계수단이 없으면 생존의 위협을 받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직장이나 일거리를 구하고자 합니다. 재가자의 삶은 절박합니다. 가족이 있다면 가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런 고민이 꿈속에서 나타납니다.
누구나 꿈을 꿉니다. 그러나 이전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그때 꿈을 꾸게 되면 쫓기는 등 악몽을 꾸게 됩니다. 잠을 잘 이루려면 이전 날 잘 보내야 합니다. 착하고 건전한 행위를 했을 때 잠도 잘 올 뿐만 아니라 꿈자리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전날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악하고 불건전한 행위를 했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과보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대게 잠자리가 불편하고 악몽을 꾸게 됩니다.
재가의 삶은 힘겹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제도와 관습과 인습에 따라 가야 합니다. 테라가타에서는 세 가지 굽은 것이라 하여 낫, 쟁기, 괭이라 하였고, 테리가타에서는 절구, 공이, 남편이라 했습니다. 힘겨운 재가생활을 상징하는 말입니다.
마음이 오염되어 있으면
세 가지 굽은 것으로 벗어나는 것은 출가일 것입니다. 그러나 게송에서는 해탈이라 했습니다. 세 가지 굽은 것은 재가의 삶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굽은 것일 수 있습니다. 마음이 오염된 채로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행위를 했을 때 그 행위에 대한 과보가 익으면 고통과 괴로움이 따릅니다.
“정신이 사실들의 선구이고
정신이 사실들의 최상이고 그것들은 정신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만약에 사람이 오염된 정신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르리.
수레바퀴가 황소의 발굽을 따르듯”(Dhp.1)
2017-05-21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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