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나의 마음이여, 그대의 지배에 복종하지 않으리”통제불능 마음 길들이기

담마다사 이병욱 2017. 9. 8. 14:11


나의 마음이여, 그대의 지배에 복종하지 않으리통제불능 마음 길들이기

 

 

평소 즐겨 찾는 식당이 있습니다. 안양 중앙시장 부군에 있는 식당입니다. 몸에 기운이 빠졌을 때 세 정거장을 슬슬 걸어서 찾는 곳입니다. 점심 때만 영업하는 식당은 늘 만원입니다. 술도 팔지 않습니다. 식사를 하려면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합니다. 주로 나이 든 노인들이 즐겨 찾습니다. 그날 바로 옆 테이블에서 삼대가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팔순이 넘은 할머니인데 허리는 구부정하고 몹시 쇠약해 보였습니다. 옆에서 나눈 이야기를 들어 보니 요양원에 모신 할머니입니다. 몸보신 해 준다고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갈비탕을 반도 먹지 못합니다. 먹는 것도 힘겨운 것 같습니다.

 

통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

 

몸이 아프면 몸이 내 것이 아님을 실감합니다. 몸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나이가 들었음을 역시 실감합니다. 몸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은 초기경전에도 실려 있습니다. 상윳따니까야 다섯 명의 경에 다음과 같이 실려 있는 가르침입니다.

 

 

수행승들이여, 물질은 내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만약 이 물질이 나라면 이 물질에 질병이 들 수가 없고 이 물질에 대하여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라.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지 말라.’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물질은 내가 아니므로 수행승들이여, 만약 이 물질이 질병이 들 수 있고 이 물질에 대하여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라.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지 말라.’라고 말 할 수 없는 것이다.”(S22.59)

 

 

상윳따니까야 다섯 명의 경은 일반적으로 무아상경(無我相經)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부처님이 오비구에게 설했다고 하여 다섯 명의 경이라 합니다. 내용은 무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오비구가 부처님으로부터 설법을 듣고 지혜의 눈(法眼)이 생겨나 모두 수다원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 부터는 아라한이 되는 단계입니다. 아라한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무아상경을 설한 것입니다. 오비구는 부처님의 무아에 대한 가르침을 듣고 모두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오온이 무아인 것을 말합니다. 인용된 것은 오온 중에 물질, 즉 우리 몸에 대한 것입니다.

 

부처님은 오비구에게 나의 몸이 나의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몸이 나의 것이라면 내 뜻대로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몸은 나의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몸에 병이 나면 안타깝게 지켜만 볼 뿐입니다. 몸이 늙어 가서 기능이 약해지면 역시 지켜만 볼 뿐 입니다. 어느 것 하나 내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나는 내 몸에 대하여 통제권이 없습니다. 내몸이라 하지만 내몸이 아닙니다. 내뜻대로 되어야 내몸입니다. 내몸에 대하여 아무런 통제권이 없다면 내몸이 아님에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맛지마니까야 삿짜까에 대한 작은 경에 따르면 그대에게 그 물질에 관하여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어야지 이렇게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까?”(M35) 라 했습니다. 통제불능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몸은 통제불능입니다. 통제불능은 몸뿐만 아니라 느낌, 지각, 형성, 의식도 마찬가지 입니다. 오온은 내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제불능입니다. 왕은 자신의 영토에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통제권을 가지고 있지만, 나는 오온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통제권이 없기 때문에 오온이 내것이 아닙니다. 오원이 내것이 아니어서 무아라 합니다.

 





통제불능 마음 길들이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대하여 내몸이라 합니다. 물질을 자아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느낌도 나의 자아이고, 지각도 나의 자아이고, 형성도 나의 자아이고, 의식도 나의 자아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합니다. 오온이 나의 자아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오온이 나의 것이 아님을 초기경전 도처에서 말씀 했습니다. 가장 쉬운 예가 통제불능입니다. 오온에 대하여 권한을 행사할 수도 없고 지배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테라가타에 통제불능인 마음에 대한 긴 시가 있습니다. 딸라뿟따 존자의 마음에 대한 게송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 해 동안 그대에게 나는 청원을 받았다.

‘재가의 생활은 너에게 이것으로 충분하다.’라고

그래서 내가 지금 출가한 수행자인데.

마음이여, 왜 그대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가?(Thag.1113)

 

마음이여, 그대로부터 나는 나는 청원을 받았다.

산곡성에 갖가지 날개를 지닌 새들,

크나큰 번개의 소리, 천둥의 울림이

숲속에서 선정에 든 그대를 기쁘게 하리라.” (Thag.1114)

 

가정에서는 친구와 사랑하는 이와 친지들,

세상에서는 유희의 즐거움과 감각적 쾌락을,

일체를 버리고, 여기에 도달했으나,

마음이여, 그대는 나에게 만족하지 않는다.” (Thag.1115)

 

자신을 위해서지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니,

무장을 하는 때에 이르러 왜 슬퍼하는가?

모든 것이 동요한다는 것을 관찰하며

불사의 경지를 구하려고 출가한 것이다.” (Thag.1116)

 

탁월한 선설자, 인간 가운데 최상의 님,

위대한 능력자, 인간을 길들이는 님께서

마음은 동요하는 것이 원숭이와 같다.’라고 했으니,

탐욕을 여의지 않으면, 그것을 제어하기 어렵다.” (Thag.1117)

 

감각적 쾌락의 욕망은 다채롭고 감미롭고 즐거워

거기에 속박되어 무지한 일반사람들은

다시 태어남을 구하며 괴로움을 원하니,

그들은 마음에 이끌려 지옥으로 던져진다.” (Thag.1118)

 

“ ‘공작새와 백로가 울부짖는 작은 숲에

표범과 호랑이에 둘러싸여 살며

몸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실패하지 말라.’라고

마음이여, 이처럼 그대는 예전에 나를 설득했다.” (Thag.1119)

 

“ ‘선정을 닦고 능력을 닦고 힘을 닦고

깨달음의 고리를 닦고 삼매를 닦아서

깨달은 님의 교법에서 세 가지 명지에 닿아라.’

마음이여, 이처럼 그대는 예전에 나를 설득했다.” (Thag.1120)

 

“ ‘해탈로 이끌고, 모든 괴로움의 종식에 뛰어들게 하고,

일체의 오염을 정화시키는, 여덟 고리로 이루어진,

불사의 성취에 이르는 길을 닦아라.’

마음이여, 이처럼 그대는 예전에 나를 설득했다.” (Thag.1121)

 

“ ‘존재의 다발은 괴로움이라 이치에 맞게 보고,

괴로움을 일어나게 하는 것, 그것을 버리고,

이 세상에서 바로 괴로움의 종식을 이루라.’

마음이여, 이처럼 그대는 예전에 나를 설득했다.” (Thag.1122)

 

“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이라고

텅 빈 것,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사악한 자, 살해하는 자라고

이치에 맞게 통찰하고, 정신적 방황을 그치라.’

마음이여, 이처럼 그대는 예전에 나를 설득했다.” (Thag.1123)

 

“ ‘머리를 깍고 남루한 모습으로 저주를 받더라도

손에 발우를 들고, 집집마다 탁발하라.

위대한 선인의 스승으로서의 말씀에 전념하라.’

마음이여, 이처럼 그대는 예전에 나를 설득했다.” (Thag.1124)

 

“ ‘집들 사이에서 마을길을 걸으면서

자신을 잘 제어하고 감각적 욕망에 물들지 말고

보름날 밝은 달밤의 달처럼 되라.’

마음이여, 이처럼 그대는 예전에 나를 설득했다.” (Thag.1125)

 

숲에서 사는 자가 되라. 탁발하는 자가 되라.

시체를 버리는 곳에서 사는 자가 되라.

분소의를 입는 자, 장좌불와하는 자가 되라.’라고

마음이여, 이처럼 그대는 예전에 나를 설득했다.” (Thag.1126)

 

나무를 심고 열매를 원하는 자가

나무를 뿌리째 자르려 하듯,

마음이여, 그대가 그같이 하는 것이니,

그대는 나를 무상과 불안으로 내몬다.” (Thag.1127)

 

형상 없는 자여, 멀리 미치고 홀로 움직이니,

나는 이제 그대의 말을 따르지 않으리.

감각적 욕망은 괴롭고 쓰라리고 두렵기 때문에

열반만을 참으로 지향하며 유행하리라.” (Thag.1128)

 

불운 때문이 아니고 몰염치해서가 아니고

마음의 변덕 때문도 아니고 추방당해서도 아니고

생계 때문에 출가한 것도 아니다.

마음이여, 나는 그대의 제안을 따랐을 뿐이다.” (Thag.1129)

 

“ ‘욕망을 버리는 것과 위선을 버리는 것과

괴로움의 종식은 참사람이 칭찬하는 것이다.’라고

그대는 당시에 나를 설득했으나,

마음이여, 이제 그대는 이전의 습관으로 돌아간다.” (Thag.1130)

 

갈애, 무명, 여러 가지 사랑스러운 것,

아름다운 형상, 즐거운 느낌,

마음에 드는 감각적 쾌락의 대상을 토해냈으니,

토해서 버려진 것을 내가 다시 삼킬 수 없으리.” (Thag.1131)

 

마음이여, 어떠한 경우이든 그대의 말을 들었다.

다생에 걸쳐 그대는 내게 항복하지 않았다.

내부에서 생겨난 것은 그대의 은혜를 입었고,

그대로 인한 고통 속에서 나는 오래도록 윤회했다.” (Thag.1132)

 

마음이여, 그대가 우리를 사제로 만들고,

그대가 전사도, 왕도, 선인도 만드는 것이니,

언젠가 우리가 평민이 되고 노예가 되고

하늘사람이 되는 것도 오로지 그대 때문이다.” (Thag.1133)

 

우리가 그대 때문에 아수라가 되고

그대 때문에 지옥에 떨어진 존재가 되는 것이니,

언젠가 축생의 존재가 되고

아귀의 존재가 되는 것도 오로지 그대 때문이다.” (Thag.1134)

 

시시각각 가면놀이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대는 거듭해서 나를 해치려 하지 않겠는가?

광인을 희롱하듯, 나를 희롱하지 않겠는가?

마음이여, 어찌해야 그대가 내게 항복하겠는가?” (Thag.1135)

 

일찍이 바라는 대로 원하는 대로

이 마음은 즐거움을 쫓아 다녔다.

사나운 코끼리를 조련사가 갈고리로 제어하듯,

오늘 나는 그것을 철저히 제어하리라.” (Thag.1136)

 

스승께서는 나에게 세상을

무상, 무견실, 무실체로서 시설하셨다.

마음이여, 승리자의 교법에 나를 들게 하라.

건너기 어려운 크나큰 거센 흐름을 건너게 하라.” (Thag.1137)

 

마음이여, 이제 예전과 같지 않으니,

그대의 지배 아래 나는 돌아갈 수 없다.

위대한 선인의 교법에 나는 출가했으니,

나와 같은 자들은 파멸을 겪지 않으리.” (Thag.1138)

 

산들과 바다들과 강들과 땅들,

사방사유와 위와 아래, 그리고 천상계,

일체 삼계의 존재가 무상하고 고통을 겪는다.

마음이여, 어디로 가서 안락을 즐기겠는가?” (Thag.1139)

 

마음이여, 끔찍하고, 끔찍하니, 무엇을 하려는가?

나의 마음이여, 그대의 지배에 복종하지 않으리.

결코 양쪽에 입이 달린 풀무를 건드리게 하지 않으리.

부끄럽다. 아홉 구멍으로 넘쳐흐르는 것!” (Thag.1140)

 

멧돼지들과 산양들이 출몰하는,

천연적일 뿐만 아니라 기묘한 동굴이나 암자

신선한 물로 비 내려 적셔진 숲속,

그대는 그 곳 암자로 가서 즐기게 되리.” (Thag.1141)

 

심청색의 목, 아름다운 관, 멋진 날개

다양한 깃털에 싸여 공중을 나는 새들이

승묘한 목소리를 뇌성처럼 울리니,

숲속에서 선정에 든 자를 기쁘게 하리.” (Thag.1142)

 

하늘이 비 내려 풀이 네 손가락마디로 크고

숲은 아름답게 꽃피어나 구름과 같을 때,

나무처럼 실로 나는 산 속에 누우리니,

그 곳은 나에게 포근하고, 솜털과 같으리라.” (Thag.1143)

 

이제 나는 주인으로서 행세하리라.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충분하다.

부지런한 자가 유연한 고양이가죽 풀무를 만들 듯,

나는 그대를 아주 유연하게 만들리라.” (Thag.1144)

 

이제 나는 주인으로서 행세하리라.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코끼리조련사가 미친 코끼리를 길들이듯,

그대를 힘으로 나의 지배 아래 두리라.” (Thag.1145)

 

조련사가 곧바로 달리는 말을 길들이듯,

그대를 잘 길들이고 확고하게 정립시켜

마음을 수호하는 님들에 의해 항상 섬겨지는

지복의 길에 내가 들어설 수 있으리라.” (Thag.1146)

 

코끼를 강한 밧줄로 기둥에 묶듯,

그대를 힘으로 명상대상에 붙들어 매리니,

잘 방호하고 새김으로 잘 닦아서

그대에게 일체 존재에의 의착이 없게 하리라.” (Thag.1147)

 

삿된 길을 따르는 자를 지혜로써 물리치고

노력으로 제어하고, 바른 길에 들어서게 하고,

원인이 사라지고 생겨나는 것을 보아서,

그대는 위없는 것을 설하는 님의 상속자가 되라.” (Thag.1148)

 

마음이여, 네 가지 전도에 지배되어

야인처럼, 그대는 나를 끌고 다녔다.

그대는 결박의 밧줄을 끊어주는

연민의 위대한 성자를 섬기지 않겠는가?” (Thag.1149)

 

아름다운 숲을 마음대로 가는 사슴처럼,

구름의 화환을 두른, 즐길만한 산으로 들어가

인적이 드문 그 곳에서 즐겨야 하리라.

마음이여, 그대는 틀림 없이 피안에 이르리라.” (Thag.1150)

 

“남자들이나 여자들의 어떠한 행복이든

그대의 욕망과 기호를 좇아서 누린다면,

마음이여, 그들은 무지한 자들, 악마에 사로잡힌 자들,

존재에 환희하는 자들, 그대의 노예들이다.(Thag.1151)

 

 

딸라뿟따존자의 38연시입니다. 이전 1097에서 1112번 시까지는 그것은 언제쯤일까?”라는 후렴구가 붙었습니다. 출가하여 언제 해탈하여 깨달음을 이룰 것인가에 대한 시입니다. 그런데 1113번 시부터는 마음이여라며 마음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마음, 통제할 수 없는 마음에 대한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이여, 어찌해야 그대가 내게 항복하겠는가?”(Thag.1135) 라며 하소연하듯이 말합니다. 결국 마음을 조복받습니다. 마치 야생마를 조련하듯이 마음을 자신의 지배하에 마침내 나의 마음이여, 그대의 지배에 복종하지 않으리.” (Thag.1140) 라며 마음의 항복을 받아 내고 맙니다.

 

 

2017-09-0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