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지만
예전에는 망년회라 했습니다.
요즘에는 송년회라 합니다.
한해를 잊어 버리는 것과
보내는 것의 차이 일 것입니다.
갖가지 모임이 연일 열립니다.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입니다.
얼굴을 내 비치는 것은
게으르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두 개의 모임이 겹쳤습니다.
하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일년에 한번뿐인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같은 학번 같은 학과
동기 송년회가 열렸습니다.
늘 그렇듯이 나오는 사람들이
매번 빠짐없이 참석합니다.
새로운 얼굴도 보였습니다.
그 동안 잠수 탔던 것입니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참석
못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참으로 긴 만남입니다.
큰 틀에서 변화는 없지만
세월 앞에 장사(壯士)없습니다.
얼굴의 변화가 말해줍니다.
슬픈 일 기쁜 일을 함께 했습니다.
서로서로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각자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지만
만나면 하나가 되었습니다.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이제까지 그렇게 해 왔던 것처럼
내년에도 또 그렇게 할 것입니다.
만나면 반가운 얼굴들입니다.
2017-12-15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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