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입이 심심한 사람

담마다사 이병욱 2018. 1. 23. 11:26


입이 심심한 사람




 

 

입이 심심한 사람이 있습니다.

잠시도 입을 놀리지 않습니다.

입을 삐죽이며 마른 침을 삼킵니다.

언제든지 뱉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손가락이 근질근질한 자가 있습니다.

잠시도 손가락을 놀리지 않습니다.

실시간 소통되는 에스엔에스(SNS)에서

자판을 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전도사가 말을 건넵니다.

피곤한 일입니다.

청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자신의 얘기만 합니다.

 

법은 청해야 설하는 법입니다.

그것도 삼 세 번입니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자,

들어서 기억하는 자,

기억한 것을 사유하는 자,

사유한 것을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에게 법을 설합니다.

 

했던 얘기를 또 합니다.

듣기에 괴롭습니다.

고장난 녹음기같습니다.

묻기 전에는 그 사람을 알 수 없습니다.

아무나 붙잡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침묵이 금일 수 있습니다.

입다물고 있으라는 건 아닙니다.

할 말은 해야 합니다.

할 말이 있음에도 침묵하면 입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고

뒤로 물러 설 때가 있습니다.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될 말을

가려 하는 지혜가 요청됩니다.

입이 심심한 사람, 손가락이

근질근질한 사람은 자제해야 합니다.

 

 

2018-01-2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