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열등한 자의 자만

담마다사 이병욱 2018. 3. 22. 08:43


열등한 자의 자만

 

 




종종 이런 얘기를 듣습니다.

얼굴도 출신도 공개하지

않는 사람은 믿지 않는다.”라고.

페이스북에서 본 것입니다.

 

얼굴도 출신도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름과 사는 곳만 알리고 있습니다.

신상정보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페이스북 정책에 위반 되는 것입니다.

 

사실 공개할 것이 없습니다.

출신도 그렇고, 학교도 그렇고, 경력도 그렇고

그저 그렇고 그래서 내 놓을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열등감의 발로일 것입니다.

 

 

“세 가지 교만 곧,

내가 우월하다는 교만,

 내가 동등하다는 교만,

내가 열등하다는 교만이 있습니다.”(D33)

 

 

열등감은 우월감과 동등감과 함께 자만에 속합니다.

자만(mana)은 기본적으로 자아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자아관념이 아주 미세하게나마 남아 있다면

우월감, 동등감, 열등감으로 표출됩니다.

 

자만은 매우 뿌리가 깊습니다.

탐욕과 성냄이라는 오염원이 뿌리 뽑혔어도

내가 누군데라며 최후까지 남아 있는 오염원입니다.

무아의 성자인 아라한이 되어서야 없어집니다.

 

우월한 자중에서 우월한 자의 자만이 있습니다.

대개 왕족과 같은 태생의 자만,

학식이 높은 배움의 자만,

많은 재산을 가진 부자의 자만이기 쉽습니다.

 

왕은 태생적으로 자만이기 쉽습니다.

왕국은 자신의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모든 것을 소유한 왕은

‘누가 나 같은 자 있으랴?라고

우월한 자중에서 우월한 자의 자만을 만듭니다.

 

수행자도 태생적으로 자만이기 쉽습니다.

계율을 철저히 지키고 금계합니다.

두타행과 같은 고행을 통하여

‘누가 나 같은 자 있으랴?’라고

우월한 자중에서 우월한 자의 자만을 만듭니다.

 

열등한 자에게도 자만이 있습니다.

노예출신 중에는

“나는 태생에 의해서 노예상태이다.

그러나 나에게 부모의 노예의 지위는 없다.

내가 왜 노예라고 불리는가?”라고

열등한 자중에서 열등한 자의 자만을 만듭니다.

 

태생적으로나 배운 것으로나 가진 것으로나

별로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신상공개를 하지 않습니다.

열등중의 열등의 자만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8-03-2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