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춘분(春分)이 되었으니
다시 겨울이 찾아 온 듯 합니다.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중무장했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습니다.
춘분의 추위는 오래 가지 못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구청 앞 작은 공원에 진달래가 피었습니다.
남쪽 양지바른 곳에 있는
산수유에서는 노란꽃이 피었습니다.
해마다 춘분 무렵 봄의 전령사입니다.
구청공원에는 나무들이 옷을 입고 있습니다.
작년 낙엽이 질 때 옷을 입었습니다.
모진 추위와 눈과 바람과 비에 옷이 헤어졌습니다.
이제 춘분이 되었으니 옷을 벗어야 할 때 입니다.
남녘에서는 매화소식이 들려 옵니다.
머리가 통째로 떨어진 처참한 모습의 동백꽃도
실시간 통신시대에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쪽에는 여전히 겨울입니다.
분홍 진달래와 노랑 산수유를 보니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반갑습니다.
올 처음 보는 꽃에 마음이 누그러들었습니다
세파에 지친 거친 마음이 부드러워졌습니다.
2018-03-2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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