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너지기 전에
몸이 불편하면 괴로움을 느낍니다.
손가락이 칼에 베어 상처가 나면
한손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합니다.
비로서 손가락의 존재를 실감합니다.
이빨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최근 이빨치료를 받아 양쪽으로
씹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앞쪽 아래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송곳니가 닿으면 불편합니다.
끊을 수 있는 작용을 하지 못합니다.
치과에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시에 비애감이 생겼습니다.
초기경전에“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라는
정형구가 등장합니다.
또는 “몸이 파괴된 뒤에”라고도 합니다.
죽음은 몸의 파괴로부터 시작됩니다.
씹을 수 없고 끊을 수 없다면
이빨이 무너진 것입니다.
치료하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장기가 손상 되면 치료를 합니다.
암에 걸리면 암덩어리를 제거합니다.
생명이 연장되어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치료 받지 않으면 몸이 무너져 죽게 될 것입니다.
옛날에는 오래 산 사람들이 드물었습니다.
이빨이 무너져서, 장기가 무너져서
장수하기 힘들었습니다.
환갑까지 살면 잔치를 해 주었습니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몸이 무너져 갑니다.
가장 먼저 이빨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하나 둘 몸이 무너지고 파괴 될 때
결국 모든 것이 무너질 때가 있을 것입니다.
“네 가지 광대한 존재로 이루어진
사람의 그 목숨이 끝날 때에
땅은 땅의 성분으로 돌아가고,
물은 물의 성분으로 돌아가고,
불은 불의 성분으로 돌아가고,
바람은 바람의 성분으로 돌아가고,
모든 감각능력은 허공으로 돌아간다.”(S24.5)
몸이 무너져 죽으면 정신도 소멸되어서
자연으로 돌아 가기 때문에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허무주의적 견해(斷滅論)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른이 죽으면
‘돌아가셨다’라 합니다.
지, 수, 화, 풍 사대로
‘돌아갔다’라는 의미로 봅니다.
“박깔리여, 그만두어라.
나의 부서져 가는 몸을 보아서 무엇하느냐?
박깔리여, 진리를 보는 자는 나를 보고
나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본다.
박깔리여, 참으로 진리를 보면
나를 보고 나를 보면 진리를 본다.”(S22.87)
부처님도 몸이 무너져 죽음을 맞이 했습니다.
그러나 오온에 대한 집착이 없는 자의
죽음은 죽음이 시설될 수 없습니다.
무아의 성자에게 죽음은 불사(不死: amata)입니다.
부처님은 진리의 몸이 되었습니다.
몸이 무너져 육체적 죽음을 맞이 했지만
초기경전에 가르침으로 살아 있습니다.
부처님은 법신(法身: dhammakāya)이 되었습니다.
몸이 하나 둘 무너져 갑니다.
무너지기 전에 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법신과 합일 하는 것입니다.
가르침을 받아 지녀 내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2018-04-11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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