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와나선원

왜 탁발법회라 하는가? 새로 개원한 담마와나 선원

담마다사 이병욱 2018. 5. 6. 18:39

 

왜 탁발법회라 하는가? 새로 개원한 담마와나 선원

 

 

빨강가사를 보면

 

빨강가사입은 스님들이 있습니다. 테라와다 스님들이라 합니다. 불과 십여년 전까지만해도 보기 힘들었으나 요즘은 종종 행사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행의 나라 미얀마, 계율의 나라 태국, 교학의 나라 스리랑카에서 수학하고 계를 받은 스님들이 대부분입니다.

 

빨강가사 스님들을 보면 회색승복과 비교하여 차별화 되는 것 같습니다. 테라와다 불교전통에서 수학하고 계를 받았기 때문에 빨강가사를 보면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남방스님들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새로 개원한 담마와나 선원

 

5 6일 비내리는 아침에 한국테라와다불교 교단 소속 담마와나 선원으로 향했습니다. 최근 용산구 청파동에 새로 선원을 개원했습니다. 입주한지 일주일 가량되고 첫번째 정식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남영역에서 하차 하여 주소지로 찾아 갔습니다. 선원은 숙대입구에 있습니다. 도로 안쪽에 있는 3층 건물인데 2층과 3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선원의 명칭 담마와나(dhammavaa)라는 말은 우리말로 담마의 숲을 의미합니다. 가르침의 숲이라는 뜻도 됩니다. 숲을 뜻하는 바나(vana)가 들어가는 명칭은 초기경전에도 여럿 보입니다. 죽림정사를 뜻하는 벨루바나(Veluvana)가 대표적입니다. 대나무숲을 뜻합니다. 이밖에도 마하바나(Mahāvana)가 있는데 큰숲이라는 의미로 베살리에 있는 대림정사를 말합니다.

 

선원은 개원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일요일 처음 열리는 법회는 개원법회는 아닙니다. 아직 불상도 마련 되어 있지 않아 정식으로 개원법회가 열리려면 6월달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식순에 따라 여법하게

 

처음 열리는 일요법회는 테라와다 식순에 따라 여법하게 거행되었습니다. 이를 탁발법회라 하는데 순서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전)

1. 탁발법회 시작 개회

2. 삼보에 대한 큰절

3. 스님께 삼배

4. 탁발공양게송

5. 탁발

6. 스님께 삼배

7. 청법게송 및 청오계문

8. 법문

9. 스님께 삼배

(오후)

10. 스님께 삼배

11. 법문

12. 스님께 삼배

13. 회향

 

 

모두 13단계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스님은 떼자사미 빅쿠를 말합니다. 테라와다교단의 서울 마하와나 선원장입니다. 선원의 홈페이지라 볼 수 있는 다음 카페 담마와나(담마의 숲) 선원실려 있는 떼자사미비구 선원장 소개를 보면, 1993년부터 명상수행을 시작 했고 2010년 미얀마의 우 떼자니야 사야도를 은사로 비구계를 수지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2016년에는 호두마을 수행지도법사로 수행지도 했고 현재 한국테라와다불교 담마와나선원 선원장입니다.

 

왜 탁발법회라 하는가?

 

법회명칭은 탁발법회입니다. 탁발이 강조 되어 있습니다. 테라와다불교 전통에서는 탁발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에서 남방불교 국가에서처럼 탁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열리는 탁발법회는 한국의 현실에 맞도록 최적화 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탁발법회이다 보니 열두 시 이전에 점심 식사를 해야 합니다. 하루 한끼만 먹는 테라와다불교 전통에서 열두 시 이후에는 식사를 할 수 없습니다. 신도들이 준비한 음식을 공양함으로서 탁발법회가 시작 됩니다. 이날을 위하여 공양물을 준비했습니다. 불교명상음악 및 치유음악씨디 20장입니다.

 

 


 

오전 10시에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오전 법회는 별도의 법문은 없었고 약 50분간 입정이 있었습니다. 입정이 끝나고 11시 반부터는 준비한 공양물을 함께 나누어 먹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3층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2층은 법당으로 활용되고 3층은 숙소와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떼자사미 선원장의 아비담마 강연

 

오후 일정은 12시 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2시 반부터 1시 반까지 아비담마 강연을 떼자사미 선원장이 진행했습니다. 이전부터 진행하던 것의 연장선상입니다. 이날 강연한 것은 마음부수(cetasika)에 대한 것입니다. 마음과 마음부수와의 관계에 대하여 칠판을 이용하여 설명했습니다.

 





신도들의 힘으로

 

담마와나 선원이 개원 된 후 처음 열린 일요탁발법회에는 20명 가량의 불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작년 7월에 방문하여 법회 참석한 바 있는데 안면 있는 법우님들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신도들의 힘으로 선원이 건립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카페에 실려 있는 내용에 따르면 선원은 재가불자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가불자들이 선원운영위원회를 통하여 재가불자들의 자율보시로 운영되는 수행처입니다. 한국불교 현실에서 본다면 가장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사찰운영시스템입니다.

 

테라와다불교가 창립된지 10년 가량 됩니다. 그러나 전국민의 반 가량이 몰려 사는 서울과 수도권에 거점 하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신도들의 힘으로 선원이 건립되어 숙원이 해결된 듯합니다. 한국테라와다 불교가 뿌리를 내려 성장하고 번영하기 바랍니다.

 

 

2018-05-0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