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명상음악

야소다라 비와 라훌라가 발코니에서, 싱할리어 나라시하가타

담마다사 이병욱 2018. 8. 21. 17:01

 

야소다라 비와 라훌라가 발코니에서, 싱할리어 나라시하가타

 

 

재가신자가(upāsaka)가 되려면

 

마하나마가 부처님에게 세존이시여, 재가신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마하나마여, 부처님에게 귀의 하고 가르침에 귀의 하고 참모임에 귀의합니다. 마하나마여, 이렇게 재가신자가 됩니다.(S55.37)라고 말했습니다.

 

재가신자가(upāsaka)가 되려면 삼보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내야 합니다. 깃발의 경에서는 이를 삼보예찬이라 하여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특히 부처님에 대해서는 이처럼 세존께서는 거룩한 님,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 명지와 덕행을 갖춘 님, 올바른 길로 잘 가신 님, 세상을 이해하는 님, 위없는 님, 사람을 길들이시는 님, 하늘사람과 인간의 스승, 깨달은 님, 세상에 존귀하신 님이옵니다.”라 하여 여래십호로 예찬하고 있습니다.

 

인간 부처님에 대한 찬탄

 

대승불교권에서는 역사적으로 실존하였던 석가모니 부처님은 삼신불 중의 하나입니다. 대승불교에서는 삼신불이라 하여 법신, 보신, 화신을 말합니다. 법신불을 비로자나불이라고, 보신불을 아미타불이라 하고, 화신불을 석가모니불이라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삼신불 중에서 세 번째 위치에 해당됩니다.

 

테라와다불교에서는 오로지 석가모니 부처님 한분만 모십니다. 과거 칠불이나 더멀리는 과거 이십오불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정법은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실존하였던 인간 부처님에 대한 찬탄을 초기경전 도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부처님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숫따니빠따 보배의 경을 보면 이 세상과 내세의 어떤 재물이라도, 천상의 뛰어난 보배라 할지라도, 여래에 견줄 만한 것이 없습니다.”(Stn.223)라 했습니다. 또 앙굿따라니까야 까라나빨리의 경에 따르면 최상의 맛있는 음식을 포식하면 포식할 때 마다, 다른 열등한 맛은 바라지 않듯이”(A5.194)라 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의 맛을 알면 다른 가르침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나라시하가타 (Narasīhagāthā)

 

부처님에 대한 찬탄은 수 많은 불전문학 속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구전되어온 부처님의 외모와 덕성에 찬탄의 노래가 있습니다. 이를 나라시하가타 (Narasīhagāthā)라 하는데 우리말로 인간사자의 게송이라 합니다. 전재성박사는 예경지송에서 나라시하가타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부처님이 바르고 원만한 깨달음을 얻은 이후에 처음으로 까삘라밧투 시를 방문하고 그 다음 날 거리에서 탁발을 했는데, 그 소문이 퍼지자 라훌라의 어머니 야쏘다라 비가 그 소문을 듣고 창문을 열고 그 광경을 보았는데, 부처님의 인격으로부터 나오는 광명을 보고, 어린 라훌라의 아버지였던 부처님을 사자에 비유해서 찬탄하는 아름다운 노래를 지었다. 출처는 다음과 같다: ApA.I.49”(예경지송, 26p)

 

 







발코니에서 본 탁발장면은 장엄했을 것입니다. 천이백오십명의 수행승이 눈을 아래로 하여 사띠하며 조용히 탁발하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야소다라 비는 어린 아들 라훌라와 함께 탁발모습을 지켜 보면서 부처님의 탁월한 32상과 고결한 덕성에 대해 게송으로 찬탄했습니다. 그러나 율장대품을 보면 이와 다릅니다.

 

라훌라가 일곱살 때

 

나라시하가타의 배경은 까삘라성 발코니입니다. 부처님이 정각을 이루고 일년만에 까삘라밧투 시를 방문한 것입니다. 부처님이 출가하고 난 다음 칠년만입니다. 라훌라의 나이가 일곱살 때 입니다.

 

율장대품에 따르면 부처님이 까삘라밧투를 방문한 이야기가 라훌라에 대한 이야기(rāhulavatthukathā)’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습니다. 부처님이 라자가하 시에서 계실만큼 계시다가 점차로 유행하다 까삘라밧투에 이른 것입니다.

 

부처님은 까삘라밧투에서 아버지 숫도다나 왕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 라훌라의 어머니의 야소다라 비도 있었습니다. 그때 야소다라 비는 라훌라 왕자에게 라훌라야, 이 분이 아버지이다. 유산을 달라고 해라.”(Vin.I.82)라고 말했습니다.

 

라훌라는 부처님 앞으로 갔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부처님 앞에 서서 수행자여, 당신의 그늘이 즐겁습니다.”라 말했습니다. 시켜서 한 말입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을 떠났습니다. 왕자 라훌라는 부처님을 뒤따라 가며 수행자여, 저에게 유산을 주십시오. 수행자여, 저에게 유산을 주십시오.”라며 말했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사리뿟따에게 싸리뿟따여, 그렇다면 그대가 왕자를 출가시켜라.”라고 말했습니다.

 

일곱가지 고귀한 유산

 

부처님은 유산을 달라고 졸졸 따라다니는 라훌라를 왜 출가시키라고 했을까? 법구경 주석에 따르면 “이 젊은이가 찾는 부계의 유산은 윤회에 얽혀들어 파멸을 가져 올 것이다. 보라, 나는 내가 보리수 아래서 깨달은 일곱가지 고귀한 유산을  베풀것이다. 나는 그를 세상을 뛰어넘는 상속의 주인으로 만들리라.(DhpA.I.115-125)라고 되어 있습니다.

 

일곱 가지 고귀한 유산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일곱 가지 고귀한 재물일 것입니다. 앙굿따라니까야 재물에 대한 상세의 경(A7.6)’에 따르면 수행승들이여, 믿음의 재물, 계행의 재물, 부끄러움을 아는 재물, 창피함을 아는 재물, 배움의 재물, 보시의 재물, 지혜의 재물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곱 가지 재물은 불이나 물이나 왕이나 도둑이나 원하지 않는 상속자에 의해서 약탈될 수 없는 것입니다.”(A7.7)라 했습니다.

 

부처님은 세상에서 말하는 황금과 같은 재물을 라훌라에 주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이 라훌라에게 준 것은 믿음, 계행, 부끄러움, 창피함, 배움, 보시, 지혜라는 고귀한 일곱 가지 고귀한 재물을 주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부처님이 깨달은 것을 라훌라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서일까 부처님은 숫따니빠따에서 세상을 아주 싫어하여 떠나라.”(Stn.340)라고 했습니다. 완전한 열반으로 이끄는 가르침이야말로 부처님이 라훌라에 준 진정한 유산일 것입니다.

 

숫도다나 왕의 청원

 

부처님은 싸리뿟따에게 라훌라를 출가시키라고 했습니다. 이에 싸리뿟따가 세존이시여, 제가 어떻게 라훌라를 출가시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삼귀의로써 사미의 출가를 허용하라고 했습니다.

 

라훌라는 삼귀의를 세 번 함으로써 사미로서 출가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숫도다나 왕이 부처님에 찾아 왔습니다. 찾아와 서 한가지 소원을 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숫도다나 왕은 부처님에게 이렇게 청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출가할 때, 적지 않은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난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었습니다. 라훌라에 이르러서는 심대합니다. 세존이시여, 자식에 대한 사랑은 피부를 찢고, 피부를 찢은 뒤에 가죽을 찢고, 가죽을 찢은 뒤에 살을 찢고, 살을 찢은 뒤에 힘줄을 찢고, 힘줄을 찢은 뒤에 뼈를 부수고, 뼈를 부순 뒤에 골수를 뚫어 버립니다. 세존이시여, 부모의 허용으로 자식을 출가시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Vin.I.83)

 

 

숫도다나 왕은 세 명의 왕자를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이복동생 난다, 그리고 부처님의 외아들 라훌라입니다. 숫도다나 왕은 자식에 대한 사랑은 피부를 찢는 듯이 아픈 것이라 했습니다. 더구나 뼈를 부수는 것처럼 골수를 뚫어 버리는 것처럼 괴로운 것이라 했습니다.

 

숫도다나 왕은 부모심정을 해아려서 어린이를 출가 시킬 때는 부모의 허락을 받고 출가 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수행승들이여,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고 어린아이를 출가시켜서는 안된다. 출가시키면 악작죄가 된다.” (Vin.I.83)고 했습니다.

 

싱할리어 나라시하가타

 

부처님과 라훌라가 처음으로 만난 것은 부처님이 칠년 만에 까삘랍밧투를 방문하고 나서의 일입니다. 그때 야소다라 비도 칠년만에 부처님을 만났습니다. 율장대품에 따르면 야소다라 비는 라훌라를 시켜서 유산을 받아 오라고 말했습니다.

 

나라시하가타에서는 야소다라 비가 부처님의 탁발하는 장면을 보고서 아름다운 게송을 지었다고 합니다. 발코니에서 라훌라와 함께 탁발하는 모습을 보고서 지은 게송으로 현재 테라와다 불교권 국가에서 애송되고 있습니다.

 




나라시하가타는 십년 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소개 해 왔습니다. 이번에 유튜브에서 아름다운 영상을 접했습니다. 싱할리어로 된 Yashodhara Naraseeha Gatha입니다. 스리랑카에서 2018년에 만든 ‘Bimba Devi alias Yashodhara’라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유튜브에 소개된 나라시하가타는 영화 ‘Bimba Devi alias Yashodhara’의 일부입니다. 야쇼다라 역은 인도의 유명한 여배우 Pallavi Subhash Shirke’가 맡았습니다.

 

영화속의 야소다라 나라시하가타 를 보면 야소다라 역을 맡은 배우가 싱할리어로 부처님의 아홉 가지 덕성을 싱할리어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영어 자막이 있어서 게송의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나라시하가타는 한국불자에게 생소합니다. 2007년부터 블로그 불교명상음악방에서 지속적으로 소개해 왔습니다. 이번에 스리랑카에서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게송의 분위기를 잘 나타낸 것 같습니다. 전재성박사가 예경지송에 실어 놓은 나라시하가타, 인간사자의 게송을 소개합니다.

 

 

 

인간사자의 게송(Narasīhagāthā)

 

1.

Cakkavarakitarattasupādo,       짝까와란끼따랏따수빠도

lakkhaamaṇḍita-āyatapahī,     락카나만디따 아야따빤히

cāmarachattavibhūsitapādo,       짜마라찻따위부시따빠도

esa hi tuyha pitā narasīho.      에사 히 뚜이하 삐따 나라시호

 

거룩한 붉은 두 발은 탁월한 법륜으로

훤출한 발꿈치는 고귀한 징표로 새겨지고

발등은 불자와 양산으로 장엄되었으니

바로 이분이 당신의 아버지, 인간의 사자이옵니다.

 

2.

Sakyakumāravaro sukhumālo,       사끼야꾸마라와로 수쿠말로

lakkhaacittikapuṇṇasarīro,     락카나찟띠까뿐나사리로

lokahitāya gato naravīro,        로까히따야 가또 나라위로

esa hi tuyha pitā narasīho.      에사 히 뚜이하 삐따 나라시호

 

우아하고 고귀한 싸끼야 족의 왕자님

몸은 길상의 징표들로 가득 차 있고

세상의 이익을 위하는 사람 가운데 영웅이니

바로 이분이 당신의 아버지, 인간의 사자이옵니다.

 

3.

Puṇṇasasakanibho mukhavaṇṇo,   뿐낫산깐니보 무카완노

devanarāna' piyo naranāgo,       데와나라나 삐요 나라나고

mattagajindavilāsitagāmī,        맛따가진다윌라시따가미

esa hi tuyha pitā narasīho.      에사 히 뚜이하 삐따 나라시호

 

얼굴빛은 보름달처럼 빛나고

하늘사람과 인간이 사랑하는 인간 가운데 코끼리

우아한 걸음걸이는 코끼리의 제왕과 같으니

바로 이분이 당신의 아버지, 인간의 사자이옵니다.

 

4.

Khattiyasambhava-aggakulīno,     캇띠야삼바와 악가꿀리노

devamanussanamassitapādo,        데와마눗사나맛시따빠도

sīlasamādhipatiṭṭhitacitto,      실라삼마디빠띳티따찟또

esa hi tuyha pitā narasīho.      에사 히 뚜이하 삐따 나라시호

 

왕족으로 태어난 귀족으로서

하늘사람과 인간의 존귀함을 받는 님

마음은 계율과 삼매로 잘 확립되었으니

바로 이분이 당신의 아버지, 인간의 사자이옵니다.

 

5.

Āyatatugasusaṇṭhitanāso,              아이야따뚠가수산티따나소

gopakhumo abhinīlasunetto,       고빠쿠모 아비닐라수넷또

indadhanū-abhinīlabhamūko,       인다다누 아비닐라수넷또

esa hi tuyha pitā narasīho.      에사 히 뚜이하 삐따 나라시호

 

잘 생긴 코는 길고 우뚝 솟았으며

형형한 눈동자는 어린 송아지처럼 푸르고

짙푸른 눈썹은 무지개 같으시니

바로 이분이 당신의 아버지, 인간의 사자이옵니다.

 

6.

Vaṭṭasumaṭṭasusaṇṭhitagīvo,     왓따수맛따수산티따기워

sīhahanū migarājasarīro,         시하하누 미가라자사리로

kañcanasucchavi-uttamavaṇṇo,     깐짜나숫차위 웃따마완노

esa hi tuyha pitā narasīho.      에사 히 뚜이하 삐따 나라시호

 

잘 생긴 목은 둥글고 부드러우며

턱은 사자와 같고, 몸은 백수의 왕과 같고

빼어난 피부는 아름다운 황금빛이니

바로 이분이 당신의 아버지, 인간의 사자이옵니다.

 

7.

Siniddhasugambhiramañjusaghoso,  시닛다수감비라만주사고소

higulabandhusurattasujivho,     힌굴라반두수랏따수지보

vīsativīsatisetasudanto,         위삿띠위삿띠세따수단또

esa hi tuyha pitā narasīho.      에사 히 뚜이하 삐따 나라시호

 

목소리는 부드럽고 깊고 감미로우며

혀는 주홍처럼 선홍색이고

치아는 하얗고 스무 개씩 가지런하시니

바로 이분이 당신의 아버지, 인간의 사자이옵니다.

 

8.

Añjanavaṇṇasunīlasukeso,         안자나완나수닐라수께소

kañcanapaṭṭavisuddhanalāo,     깐짜나빳따위숫다날라또

osadhipaṇḍarasuddhasu-uṇṇo,     오사디빤다라숫다수 운노

esa hi tuyha pitā narasīho.      에사 히 뚜이하 삐따 나라시호

 

머리카락은 칠흑 같은 심청색이고

이마는 황금색의 평판처럼 청정하며

백호는 새벽의 샛별처럼 밝고 아름다우니

바로 이분이 당신의 아버지, 인간의 사자이옵니다.

 

9.

Gacchati nīlapathe viya cando,   갓차띠 닐라빠테 위이야 짠도

tāragaāparivehitarūpo,         따라가나빠리웨티따루뽀

sāvakamajjhagato Samaindo,      사와까맛자가또 삼마닌도
esa hi tuyha pit
ā narasīho ti.   에사 히 뚜이하 삐따 나라시호

 

달이 많은 별들의 무리에 둘러싸여

창공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성자들의 제왕은

고귀한 제자에 둘러싸여 있으니

바로 이분이 당신의 아버지, 인간의 사자이옵니다.

 

(인간사자의 게송- Narasīhagāthā, 예경지송 일반예불품, 전재성님역)

 

 

2018-08-2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