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서 즐겁고 받아서 기쁜
아파트 경비실 앞에 무게가
나가는 박스가 보였습니다.
동과 호수를 보니 우리 것입니다.
발신자가 낯익은 이름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귤박스를
보내 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해남으로 귀농한 친구입니다.
귀촌 5년차의 대학친구입니다.
매년 6월과 10월에
친구를 위해 글을 써줍니다.
6월에는 밤호박,
10월에는 꿀고구마입니다.
친구에게 글을 써 준지 3년 되었습니다.
블로그와 카페, 밴드, 카톡에 올렸습니다.
이제 자리가 잡혀 가는 것 같습니다.
선구매 받아 직거래가 정착되었습니다.
친구는 작년에도 이맘때
감귤을 한박스 보내 주었습니다.
딸네가 제주도에서 감귤농장합니다.
지난번 북한으로 보냈던 그 귤입니다.
귤을 하나 꺼내 맛을 보았습니다.
이제 갓 수확해서인지 싱싱합니다.
혀의 미각 세포를 자극하는 듯
상큼한 신맛과 단맛이 납니다.
귤은 시중에 파는 것과 맛이 다릅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합니다.
제주산 감귤은 북한에 선물할 정도로
제철에 나는 별미중의 별미입니다.
선물은 주어서 즐겁고 받아서 기쁩니다.
선물은 주고 받는 것입니다.
매번 받기만 해서 미안합니다.
모든 것이 스러져 가는 계절에
마음이 풍족하고 훈훈해졌습니다.
2018-11-22
담마다사(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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