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경행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김도이선생의 위빠사나수업

담마다사 이병욱 2018. 12. 9. 09:33

 

경행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김도이선생의 위빠사나수업

 

 

위빠사나 수업 세 번째가 12 8일 저녁 우리함께빌딩 6층 법당에서 있었습니다. 이번 수업은 김도이선생이 진행했습니다. 다음주 수업은 김진태선생이 진행합니다. 수업은 7시부터 10 20분까지 3시간 20분 가량 법문, 좌선, 경행, 인터뷰 순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김도이선생의 수행담

 

김도이선생은 약 1시간 20분 가량 법문을 했습니다.  먼저 김도이선생은 자신의 수행담에 대하여 이야기 했습니다. 불교에 대한 인연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선생에 따르면 불교를 본격적으로 접한 것은 나이 60이 되어서부터라 합니다. 이전에는 교회를 다녔다고 합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궁금한 것에 대한 해법을 얻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김도이선생은 온갖 서적을 섭렵하는 등 방황을 한 끝에 60이 다 되어서 불교와 인연을 맺었는데 불교대학과 대학원을 5년 동안 다녔다고 합니다. 이후 포교사와 법사 품수를 받고나서 관음시식, 천도재 등 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는 과연 이것이 부처님 가르침인가?”라고 의문이 들었다고 합니다. 대승경전을 섭렵 했으나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보리수선원 붓다락키따스님의 법문과 한국명상원 묘원법사의 법문을 들은 끝에 길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도이선생은 2009년에 미얀마로 건너갔습니다. 그곳에서 머리를 깍고 빅쿠가 되었습니다. 일종의 단기출가라 볼 수 있습니다. 그곳 미얀마에서 법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는데 이는 미디어붓다에 연재된 도이법사의 수행기에 상세하게 실려 있습니다.

 

도이법사의 미얀마수행기는 대단히 감명 깊었습니다. 블로그에서도 2010년에 도이법사의 수행기를 인용하여 다수의 글을 쓴 바 있습니다. 글에서 인상적인 문구가 있습니다. 어느 선사로부터 화두를 받고 6개월 동안 피가 철철 나게 수행했으나 들은 것은 “거사님 수행 잘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혜가 생겨났습니까?”였다는 것입니다. 다시 찾아가 물으면 “그것을 보고 있는 의식을 깨뜨리십시요!”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알려 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친절하게 알려 주지 않음을 말합니다.

 

또 하나는 한국의 선지식들은 모두 제각각 다른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테라와다의 경우 열 명이 이야기 해도 똑 같은 말을 한다고 했습니다. 한국의 선지식들은 관념적인 것을 이야기하지만, 남방의 선지식들은 반드시 경전이나 주석서나 스승에 의하여 검증된 내용을 이야기 할 뿐이지 자신의 ‘깜냥’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도이법사는 2009년 이후 현재까지 십년동안 매년 미얀마를 왕래하면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도이법사의 미얀마수행이야기는 미디어붓다에 칼럼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아홉 가지 길이 있는데

 

도이법사는 법문에서 여기 오신분은 매우 귀한 분들입니다.”라 했습니다. 이렇게 수행의 인연을 갖기 어려움을 말합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은 0.01프로도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천명에 한명도 안됨을 말합니다. 한국이 수행의 나라라 하지만 천명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천에 한명 이하 사람들이 수행의 길을 가기 때문에 귀한 길을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도이법사에 따르면 세 가지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선의 길(jhana magga), 신의 길(bhakti magga), 업의 길(kamma magga)을 말합니다. 여기서 선의 길이란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포함한 명상의 길을 말합니다. 신의 길은 신에 의지하여 괴로움을 벗어나기 때문에 가장 쉬운 길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신에 묶이는 길이라 했습니다. 업의 길은 부처님도 강조한 것으로 미래지향적 길을 말합니다. 올바른 행위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가르침으로 부처님은 이 업의 길부터 알려 주었습니다.

 

선의 길은 다름 아닌 수행의 길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고귀한 길이라 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정법의 길이도 합니다. 도이법사에 따르면 정법에 대하여 사쌍팔배와 열반이 있는 것이라 정의했습니다. 이를 아홉 가지 길이라 합니다. 즉 수다원 도와 과, 사다함 도와 과, 아나함 도와 과, 아라한 도와 과, 그리고 열반을 말합니다. 늦은 밤 위빠사나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고귀한 길을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내가 열반으로 이끈다.”

 

1시간 20분 가량 법문이 끝나고 약 50분 동안 좌선시간을 가졌습니다. 도이법사의 나지막한 유도법문에 따라 느낌을 관찰 했습니다. 호흡은 배에 집중합니다. 마하시 방식에 따라 배에서 일어나고 사라짐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물론 강한 대상이 나타나면 그곳을 관찰하면 됩니다. 다리가 저릴 때 움직이지 말고 관찰하면 사라집니다. 그래서 보면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하여 인내가 열반으로 이끈다.”라고도 말합니다.

 

 


 

좌선을 할 때는 불을 끕니다. 가장 약한 등 하나만 남겨 두고 불을 끄면 고요한 상태가 됩니다. 50분 동안 누구 하나 움직이는 소리가 없습니다. 자세는 방석을 이중으로 포개어 앉는데 반가부좌평좌를 하게 됩니다. 반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으니 엉덩이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엉덩이 강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아직 자세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통증을 그대로 지켜 보았습니다.

 

세 번째 단계의 경행을 하고

 

좌선이 끝난 후에 경행을 했습니다. 본래 좌선 한시간에 경행 한시간 하는 것이 보통인데 시간이 없어서 약 10여분 하는 것으로 그쳤습니다. 이번 경행시간에서는 세 번째 단계를 배웠습니다. 경행은 모두 여섯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발을 들어서 나아가서 놓음입니다. 이렇게 발바닥 느낌에 집중하면 마음이 그곳에 붙게 되어 있어서 번뇌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경행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마치 학이 춤을 추듯이 천천히 주의를 기울여 내딛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습니다. 이런 경행은 수행처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갈 때 성큼성큼 아무 생각 없이 가는 것이 아니라 한발자국 뗄 때 마다 알아차림을 유지하면서 간다면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걸을 때나 등산에서도 경행을 응용할 수 있습니다. 발바닥의 감촉을 알아차리며 걷다 보면 금방 목적지에 이를 것입니다.

 

몸과 마음을 분리하는 것에 대하여

 

경행이 끝나고 인터뷰시간이 있었습니다. 한참석자가 몸과 마음을 분리하는 것이어떤 것인지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김도이선생은 위빠사나 16단계 지혜 중에서 첫 번째 단계와 두 번째 단계로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 지혜는 몸과 마음을 분리하는 지혜라 했고. 두 번째 지혜는 원인과 결과를 아는 지혜라 했습니다. 이 두 가지 지혜는 경행을 하면 드러나는 것이라 했습니다.

 

경행을 하면 발의 감촉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결과 잡념이 생겨나지 않아 번뇌번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김도이선생은 마음을 마음으로 본다라 하여 네 가지 대상에 마음을 붙이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다름 아닌 사념처를 말합니다. 마음을 몸에 붙이면 신념처가 되고, 마음을 느낌에 붙이면 수념처, 마음을 마음에 붙이면 심념처, 마음을 대상에 붙이면 법념처가 된다고 했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사념처를 닦는 수행임을 말합니다.

 

뿌듯하고 충만함을

 

이번 이번 위빠사나 수업에는 모두 13명이 참석했습니다. 영하 10도에 이르는 강추위임에도 참석한 것은 법열을 느끼기 위한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것은 수행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위빠사나 수업이 단지 법문으로 끝난다면 허전할 것입니다. 좌선과 경행이 있어서 무언가 성취해 낸 것 같은 같은 뿌듯하고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반드시 법문과 수행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라 봅니다.

 

 

2018-12-09

담마다사(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