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자신의 업을 잘 실어 나르기를, 정평불 1월법회

담마다사 이병욱 2019. 1. 20. 09:52

 

자신의 업을 잘 실어 나르기를, 정평불 1월법회

 

 

이런 저런 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찾아 가는 모임이 있는가 하면 간곡한 권유에 의한 것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이든지 참석하고 나면 후기를 남깁니다. 보고 듣고 느낀 것에 대하여 아는 만큼 능력껏 쓰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블로그에는 수천개에 달하는 글이 쌓였습니다.

 

2018 1 19일 정평법회가 열렸습니다. 금년 들어 처음 열리는 법회입니다.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열리는 정평법회는 정평불의 정체성이자 자존심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불교에는 수많은 재가불교단체가 있지만 매주이든 매월이든 정기적으로 열리는 법회는 매우 드뭅니다. 2017 11월 창립법회가 열린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중단 없이 열려 왔습니다. 이와 같은 정평법회에 한번도 빠짐 없이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한번도 빠짐 없이 후기를 남겼습니다.

 

토요일은 행사가 많은 날입니다. 주오일제 영향으로 인하여 대부분 행사가 토요일에 몰려 있는 이유입니다. 같은 주말이라도 일요일은 쉬는 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종교행사나 등산 등 개인적인 활동이 주류를 이룹니다. 정평법회는 토요일에 열리고 있습니다. 행사가 많은 토요일에 열리는 정평법회는 불리하기 짝이 없습니다. 법회보다는 행사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이해가 갑니다. 정평법회는 매달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 달에 참석하면 되지만 결혼식과 같은 행사는 한번 있는 것이기 때문에 빠질 수 없을 것입니다.

 

정평법회날에 친구아들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하필이면 같은 시간대입니다. 반드시 가 보아야 할 친구아들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또한 정평법회도 참석했습니다. 다행히도 결혼식은 3호선 지하철과 연결되어 있는 신사역 부근의 호텔예식장입니다. 동대입구역과 신사역을 왕래하며 무사히 두 행사를 치룰 수 있었습니다.

 

정평법회는 3시부터 시작 됩니다. 2 30분에 도착하여 문을 열고 맞을 준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방석을 깔았습니다. 6 5열로 하여 30개를 깔았습니다. 그리고 법문교재인 입보리행론과 법요집을 방석 위에 올려 놓은 것으로 준비를 마무리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식장으로 달려 갔습니다.

 

해남에서 귀농해 사는 친구아들 결혼식입니다. 친구는 해남의 지역특산물인 밤호박과 꿀고구마를 생산하여 판매하는 농부입니다. 블로그와 카페, 에스엔에스 등에 특산품을 홍보해 준 바 있습니다. 그래서 친구부부와는 각별한 사이라 볼 수 있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모임에 나오는 친구들은 거의 정해져 있다시피 합니다. 경사나 조사때나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칠팔명입니다. 어쩌다 한번 얼굴을 내미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톡방에는 있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모임에 나온 적이 없는 친구도 있습니다.

 

만나면 반가운 것이 친구입니다. 얼굴이 익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주 보아야 정이 든다고 하는데 경사때나 조사때나 수십년 동안 늘 함께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친구들에게 이번에 미얀마 간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진을 보여 주면서 설명하자 어느 친구가 만원을 내라고 합니다. 자랑질한 값이라 합니다.

 

친구들을 만나면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때로 호기를 부리기도 합니다. 서로 근황을 물어 보고 잘 된 케이스라면 격려해 줍니다. 그러나 자랑이나 과시로 흐르면 어김없이 돈을 내라고 합니다.

 

결혼식장에 참석하고 난 다음 다시 장충동으로 돌아 왔습니다. 들어가 보니 석가모니불 정근 중이었습니다. 눈부처바라보기 시간부터 법회에 참석했습니다. 중간에 빠졌기 때문에 어떤 법문을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1월 법회 주제는 샨티데바 입보리행론과 불교사회교리입니다. 청전스님이 번역한 샨티데바의 입보리행론을 교재로 하여 박경준선생이 법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입보리행론은 대승보살사상에 대한 것으로 특히 육바라밀이 게송의 형식으로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정평불이 추구하는 이념이 사회적 실천이기 때문에 입보리행론에서 말하는 보살행과 잘 맞아 떨어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1월 정평법회 참석자는 16명입니다. 정평법회 평균참석자 25명에 훨씬 미치지 못합니다. 그러나 숫자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숫자가 많다고 하여 반드시 성공한 법회라고 볼 수 없습니다. 반드시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 앉아 있을 때 빛이 납니다. 그래서 초대할 때 자리를 빛내 주시기 바랍니다.”라 하는 것이라 봅니다.

 






법회에 참석하면 무언가 하나라도 건져야 합니다. 일부로 시간내서 먼 길을 왔다면 소득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법문내용일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법문도 좋고 사람도 좋다면 일석이조일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사람입니다. 모임에 참석할 때에는 그 사람을 보고 가는 경향도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저런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 사람 꼴 보기 싫어서 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하여 험담을 늘어 놓습니다. 이런 모습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갈등이 심화되면 모임이 분열되고 쇠락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서로 승리할 수 있을까?

 

미얀마에 2주 동안 다녀 왔습니다. 담마마마까 국제선원에서 집중수행에 참여 했습니다. 그런데 선원에서는 8계가 아닌 9계를 매일 받아 지녔습니다. 본래 8계는 재가자에게 있어서는 하루낮하루밤 계라 하여 하루만 지키는 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선원에서 먹고 잠을 자며 사는 재가수행자에게 있어서는 매일매일 9계를 지켜야 합니다. 여기서 아홉번 째 계는 다름 아닌 자비계입니다. 내용은 모든 생명들에게 자비심으로 대하겠습니다.”라고 번역되는 아홉 번째 계입니다.

 

정평법회에 식순에도 자애경이 있습니다. 숫따니빠따에 실려 있는 멧따숫따’(Sn.1.8)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요즘에는 어느 법회이든지 자애경을 식순에 포함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평법회에서도 처음부터 자애경을 식순에 넣어 법회가 마무리 될 때 합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애경의 핵심은 삽베 삿따 바완뚜 수키땃따라 하여, “모든 중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를 어머니가 외동아들 자애의 마음을 내라고 했습니다.

 

모든 사람에 대하여 자애의 마음을 낸다면 다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애 만으로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다면 나머지 연민, 기뻐함, 평정을 닦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평정을 닦으면 더욱더 안정이 될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일까 베이양 낀짜 바세로 시작되는 담마마마까 자비관 게송에서 가장 마지막 구절을 보면 자신의 업을 잘 실어 나르기를라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업대로 살아 갑니다. 나의 업과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을 굴복시킬 수 없습니다. 그럴 경우 사무량심에서 네 번째에 해당되는 평정(우뻬카)를 닦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업이 그 사람의 주인임을 반조 것입니다. 모든 행위가 그 사람의 업에 의한 것으로 본다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그래서일까 담마마마까에서도 자비관 게송 마지막 구절을 미미도 칸다윙고 유엣샤웅 나인짜 바세(자신의 업을 잘 실어 나르기를)”라 했을 겁니다.

 

법회가 끝나고 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늘 먹던 장소인 묵은지고등어집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습니다. 법회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법회라는 것이 반드시 법문만 듣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것 못지 않게 교류도 중요함을 말합니다.

 

 

2019-01-2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