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영광스런 한해를 보내며, 정평불송년회

담마다사 이병욱 2018. 12. 17. 11:10

 

영광스런 한해를 보내며, 정평불송년회

 

 

요즘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이 광속같다는 말입니다. 월요일인가 싶으면 금요일이고, 월초인가 싶으면 월말이고, 봄인가 싶으면 차가운 겨울입니다. 매년 연초를 맞이 하지만 늘 지는 해의 끝자락에 와 있는 듯합니다.

 

어느 단체나 모임에서든지 연말에는 송년회라는 이름으로 만납니다. 예전에는 망년회라 했습니다. 지나간 시절이 괴로웠다면 잊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 잘 보내야 될 것입니다.

 

송년회는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과 성찰,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교차하는 모임이기도 합니다.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에서 2018년 한해를 마감하는 송년회를 가졌습니다. 1215 정평법회와 함께 열린 송년회입니다.

 

정평불의 꽃, 정평법회

 

12월 정평법회는 우리함께빌딩 6우리는선우법당에서 열렸습니다. 매달 열리는 정평법회는 정평불의 꽃과 같습니다. 2017 11월에 처음 열린 이래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매달 열렸습니다. 재가불교단체에서 이런 현상은 보기 드뭅니다.

 

정평불의 꽃, 정평법회는 매달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열립니다. 대부분 사회적 실천에 대한 것입니다. 사회적 실천은 정의평화불교연대에서 추구하는 정의와 평화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정평법회는 그때 그때 시류와 관련된 주제가 선정되기도 합니다. 올한해 조계종적폐청산운동도 그런 것 중의 하나였습니다.

 

12월 정평법회는 김광수선생이 법문했습니다. 먼저 입보리행론 제4불방일품을 함께 독송했습니다. 이어서 각 게송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입보리행론은 바라밀행에 대한 것입니다. 완성을 향해 정진하는 구도자의 삶에 대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입보리행론은 주로 육바라밀행에 대한 것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날 사회적 실천과도 맞아 떨어집니다.

 



 

올 한해 정평불에서는

 

개인적 수행과 사회적 실천을 중시하는 정평불에서는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을 해 왔습니다. 매달 정평법회를 열어 사회참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불교계 내부에 만연 되어 있는 거짓과 위선과 모순을 청산하기 위해 적폐청산시민연대에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올 봄부터 시작된 보신각촛불법회가 대표적입니다. 처음에는 삼사십명 정도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설조스님 단식을 기폭제로 하여 뜨거운 여름날에는 수천명이 참가 하여 크게 관심을 끌었습니다.

 

정평불에서는 불교개혁운동에 빠짐 없이 참석하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촛불법회는 물론, 기자회견, 동조단식, 삼보일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그러나 적폐의 층은 무척 두터웠습니다. 이익으로 똘똘 뭉쳐진 범계승집단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만의 리그에 균열을 내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습니다. 온갖 비리와 의혹으로 가득찬 총무원장을 몰아 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정평불의 지난 일년동안의 활동상에 대해서는 책의 형태로 소량 발간할 예정입니다. 이날 12월 정평법회에 참석한 사람은 23명입니다.

 

오신채 없는 사찰음식으로

 

정평송년회는 자리를 문화살롱 기룬으로 옮겨 5시부터 7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사회는 조현덕선생이 보았습니다. 송년회와 관련하여 특별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사찰음식과 3분스피치와 선물나누기입니다.

 

첫째, 사찰음식입니다. 사찰음식전문가 유병화선생이 준비했습니다. 오신채와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음식입니다. 또한 무공해 친환경의 재료로 만든 음식입니다. 그래서일까 맛이 깊고 그윽합니다. 먹어 본 사람들에 따르면 몸이 정화되는 듯 하다고 합니다.

 









 

십인십색의 3분 스피치

 

둘째, 3분 스피치시간입니다. 이날 송년회에는 37명이 참석했습니다. 바쁜 일정으로 불참한 사람들도 있지만 예정에 없이 참석한 사람들도 있어서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3분 스피치는 문자그대로 3분 동안에 말하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에 대한 성찰이 될 수도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다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날 사회는 조현덕샘이 맡았습니다.

 



 

3분 스피치 시간에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덕권샘은 자신의 수행담에 대하여 이야기 했습니다, 테라와다불교에서 아비담마을 알고 충격받았다고 했습니다. 수행하면서 체험 했던 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수행하지 않는 불교는 불교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또 수행담과 관련하여 김명관샘은 초기불교를 알고나서부터 석가부처님이 보였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십인십색입니다. 각자 준비한 발언을 했는데 모두 다 다릅니다. 지구과학 교사이기도 한 박금재샘은 지구환경을 염려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지구는 멸망할 것이 명확관화하다는 것입니다, 너무도 빨리 악화 되고 있기 때문에 일이십년안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하고 말 것이라 합니다.

 

3분이라는 시간은 짧은 시간입니다. 너무 짧다 보니 할 말이 있어도 다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수십명이 3분동안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을 지켜 주어야 합니다. 3분이 초과하면 마무리 유도하는 말로 환기 시켜 주었습니다. 대체로 3분을 잘 준수한 것 같습니다.

 



 

3분스피치 시간에는 노래자랑도 있었습니다. 3분동안 해야 할 이야기 대신에 노래를 부른 것입니다. 박병기샘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 다음 노래를 하나 멋지 불렀습니다. 무반주임에도 뜨거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정열적인 노래를 불러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Y샘의 출가선언에

 

Y샘은 3분 스피치시간에 출가를 선언했습니다. 샘은 제가 아무래도 머리를 깍아야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혹시 훌륭한 스님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참석한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Y샘은 나이가 오십세라 했습니다.

 

Y샘의 출가이야기는 단체 카톡방에서도 계속 되었습니다. Y샘은 대상이 되는 스님으로 설조, 법륜, 금강, 일묵스님을 거론 했습니다. 그러자 카톡방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금강스님에 대해서는 2명이 추천했고, 일묵스님은 5명입니다. 한국테라와다불교의 빤냐와로 스님도 1명이 추천했습니다. 차라리 미얀마나 태국과 같은 외국으로 출가하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추천스님을 보면 모두 이 시대에 존경받는 스님들입니다. 공통적으로 계행이 청정합니다. 또한 포교를 잘 하는 스님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따와나선원의 일묵스님이 가장 많이 추천되었습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대중들이 보는 눈은 매우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 출가에 대한 우려의 글도 많았습니다. 현재 한국의 불교현실이 만족스럽지 않음을 말합니다.

 

출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승가를 잘 알고 있는 L샘은 출가하더라도 주변환경을 잘 고려해야 할 것이라 주문했습니다. L샘에 따르면 훌륭한 스님이라면 자기에게 출가하지 않았다 해도 가르침을 줄 것입니다. 그러니 스님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 등을 고려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무런 기반이 없는 사찰에 출가하면 나중에 활동하기 어려워집니다.”라 했습니다. 출가를 하더라도 탄탄한 기반이 있는 사찰에 출가하는 것이 낫다고 했습니다.

 

동국대 불교대학을 졸업한 M샘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국불교의 승가의 현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녹록치가 않음을 말합니다. M샘은 장문의 글에서승려가 되어 목적하는 원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왜 꼭 출가여야 하는지가 먼저 분명해야 된다 생각합니다.”라 했습니다. 무작정 출가하고 보는 것이 아니라 먼저 깨닫고 난 다음에 출가해도 늦지 않음을 말합니다.

 

불교적페청산운동을 하고 있는 P샘은 출가에 대하여 노골적으로 반대했습니다. 한국적 불교현실이 출가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음을 말합니다. P샘은 단도직입적으로 출가하지 마십시오. 절대로 출가하지 마십시오.”라 했습니다. 이어서 출가를 결심할 정도의 결연한 의지와 각오시라면 재가에서 훨씬 더 빛나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 했습니다.

 

P샘은 왜 이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것일까? 이는 한국불교의 현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P샘은 우리가 요 몇 년간 그토록 한국불교의 적폐청산을 외친 것은 드러난 몇몇 타락한 출가사문들의 일탈행위만을 질타한 것이 아닙니다. 한국의 출가불자들은 불교의 정체성을 상실해 버린지 오랩니다. 이것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의 문제이기에 매우 심각한 상태입니다.”라 했습니다.

 

P샘은 출가만류 하는 이유에 대하여 출가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출가자집단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계행이 청정하지 않은 승단에 출가하면 거기에 물들고 말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Y샘의 출가에 대하여 다양한 견해가 있었습니다. 금강스님과 일묵스님과 같이 계행이 청정하고 수행이 있는 스님에게 출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었고, 한국적 현실에서 출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이상이 높아도 현재와 같은 출가승 그룹에 들어가면 오염되기 쉬움을 말합니다. 차라리 재가로 살면서 재가법사로서의 길을 가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선물나누기


셋째, 선물나누기시간입니다. 누구에겐가 무엇을 주는 행위는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선물을 하게 되면 그 순간 선한 마음이 되어 선업공덕이 됩니다. 원한 맺힌 자라도 선물을 하면 마음이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시는 길들여지지 않은 자를 길들이고 보시는 일체의 이익을 성취하게 하는 것, 보시하는 것과 사랑스로운 말로써 머리를 들고 그리고 머리를 숙인다.”(Vism.9.39)라 했습니다.

 

시물을 받은 자는 시주(施主)에게 고개가 숙여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거든 선물을 해야 합니다. 백번 자애의 마음을 내는 것 보다 한번 선물한 것 보다 못합니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에 선물 나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선물과 관련해서는 미리 공지했습니다. 참석자는 각자 만원안팍의 선물을 준비해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따로 선물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따로 포장할 필요도 없습니다. 집에 있는 것 가져와도 됩니다.

 

선물을 탁자 위에 모아 놓았습니다. 각자 가져온 선물로 가득합니다. 김과 같은 먹을 것도 있고 비누와 같은 생필품도 있습니다. 책도 있고 우산도 있습니다. 쇼핑백에 포장되어 있는 선물은 열어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선물나누기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회자가 퀴즈를 내서 알아맞히면 먼저 선물을 고르는 선택권이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3분 스피치가 끝난 후에 선물을 고르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내년에는 큰 일을 해낼 것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 합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입니다. 정평불에 있어서 2018년 올 한해는 묵은 해, 잊어야 할 한 해가 아니라 어쩌면 영광스런 한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송년회는 정평불이 창립된 이래 공식적으로 처음이라 합니다.

 




정평불에서는 매월 빠짐 없이 정평법회를 개최 해 왔습니다. 재가불교단체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현상입니다. 또한 수련회와 정평포럼을 개최 했습니다. 여기에도 불교적페청산 운동에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108명의 회비를 내는 회원이 달성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은 더욱 더 도약하는 한해가 될 것입니다.

 

흔히 백명이 모이면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천명이 모이면 종단이 생겨난다고 합니다. 사회적 실천을 하기 위해서는 모여야 합니다. 그러나 모임에는 이득이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 수행과 사회적 실천을 하면서 동시에 정진의 모임이 되어야 합니다.


정진의 모임과 관련하여 정평불에서는 법회 할 때 삼귀의와 함께 오계를 반드시 받아지닙니다. 또 공식적 회식자리에서는 불음주계(不飮酒戒)를 선언했습니다. 정평불에서 재가불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불교지식인들과 현장활동가들, 그리고 의식있는 불자들로 이루어진 정평불에서 내년에는 큰 일을 해낼 것입니다.

 

 

2018-12-17

정평불사무총장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