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이미지 세탁의 시대에

담마다사 이병욱 2019. 2. 13. 17:07

 

이미지 세탁의 시대에

 



 

경사와 조사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예전에는 친소관계에 따라 참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별로 갈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사건을 계기로 적극 참여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조사에는 적극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흔히 하는 말 중에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라고 합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이런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세상은 살 만한 곳이 될 겁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 않습니다. 그 반대가 될 수 있습니다.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넘나들며 살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 봅니다. 카톡, 밴드, 페이스북 등 에스엔에스(SNS)가 대세입니다. 블로그와 카페는 이제 고전이 된 듯합니다. 현실과 가상이 구분 안되는 공간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나를 드러냅니다.

 

불특정다수의 공간에서 과연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말이 통할까? 그 반대가 되기 쉽습니다. 아마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라는 말이 되기 쉬울 겁니다. 현실공간에서는 물론 가상공간에서는 자기자랑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일까 말하기나 글쓰기 등 자신을 표현할 때 유리한 것은 드러내고 약점은 감추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가 짜장면 한그릇이라도 사 주었다면 좋은 이미지 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나를 비판했다면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 이름을 보면 과거 경험했던 이미지가 떠 오를 겁니다. 이를 오온 중에 산냐(知覺)’라 합니다. 산냐는 단지 결과로서 나타난 것일 뿐 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정말 나쁜 사람인지 좋은 사람인지는 단편적인 경험을 보고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과보로서 나타난 것일 뿐이기 때문에 호불호(好不好)나 쾌불쾌(快不快)로 반응하기 보다는 그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판단을 유보하는 겁니다.

 

정치인들은 이미지관리의 귀재들입니다. 아니 이미지 관리를 넘어 이미지 세탁까지 합니다. 그들의 이력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좀처럼 약점이나 불리한 점을 일부러 말하지 않습니다.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미지 관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은 가족에게나 통용되는 말입니다. 가족을 넘어서는 순간 기쁨은 질투가 되고 슬픔은 약점이 됩니다. 아주 친한 친구가 아닌 한 대중들에게 기쁨을 나누려 하면 자랑질이 되고 슬픔을 나누려 한다면 어리석은 것이 되어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화 됩니다.

 

어리석은 자와 길을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상대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말을 섞지 않되 자비의 마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대중은 오해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급적 기쁨과 슬픔은 가족이나 절친과 나누어야 합니다. 그 외 먼 사람들, 나와 무관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비의 마음, 즉 자애와 연민의 마음만 내면 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사무량심(四無量心)과 사섭법(四攝法)으로 대하면 무난합니다. 현시대 사람들은 이미지 관리시대, 이미지 세탁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2019-02-1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