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하고자 하는 일에 헌신(獻身)했을 때

담마다사 이병욱 2019. 5. 8. 11:04

 

하고자 하는 일에 헌신(獻身)했을 때

 

 

쉐다곤파고다에 가면 보물이 있다. 최상층부에 보석이 가득 차 있다. 엄브렐라 (umbrella)라 불리는 우산형태의 탑 꼭대기에는 목거리, 귀걸이, 팔찌 등 장신구 등이 있는데 모두 값비싼 보석으로 치장 되어 있다. 보리수잎파리 모양으로 된 금박도 있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신도들이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을 보시한 것이라 한다. 오랜 옛날부터 쌓이고 쌓여서 황금대탑을 이룬 것이다. 전시실에서 사진으로 볼 수 있다.

 















보시는 가장 아끼는 것을 보시하는 것이라 한다. 가장 값나가는 것을 아낌없이 아무 조건없이 주는 것이다. 그것이 패물이 될 수도 있고 재산이 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어느 법우님은 빈곤한 삶에도 수천만원을 승가에 보시했다고 한다. 존경하는 스승을 위해 아낌없이 보시한 것이다. 미얀마 스승과 미얀마 승가에 보시한 것이다. 누가 들으면 미친짓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스승으로 인하여 인생의 좌표가 결정되었다면 조금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가장 아끼는 것을 보시하는 것에 대하여 십바라밀에서는 일반적 초월의 길(pāramī)’이라 한다.

 

가장 아끼는 것이라면 자신의 목숨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정법이 널리널리 퍼지기를 바란다면 신체의 일부도 보시할 것이다. 손가락을 태워 소지공양(燒指供養) 하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이를 우월적 초월의 길(upapāramī)’이라 한다. 그렇다면 최고의 보시는 무엇일까?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것이다. 설산동자 같은 케이스이다. 야차로 부터 조건지어진 것은 무상하여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법이니라는 전송를 듣고, “생성하고 또한 소멸하는 그것들의 그침이 행복이네.”라는 후송을 듣기 위해 절벽에서 투신했다. 진리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목숨을 바쳐 십바라밀을 완성하는 것에 대하여 승의적 초월의 길(paramatthapāramī)’이라 한다.

 

열가지 초월의 길이 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다. 부처가 되기를 서원하여 부처의 길을 가는 자들이 가는 길이다. 무려 사아승지하고도 십만겁동안 보살도를 닦아야한다고 말한다. (1)보시바라밀(dāna-pāramī), (2)계행바라밀(sīla-pāramī), (3)출리바라밀(nekkhamma-pāramī), (4)지혜바라밀(paññā-pāramī), (5)정진바라밀(viriya-pāramī), (6)인내바라밀(khanti-pāramī), (7)진실바라밀(sacca-pāramī), (8)결정바라밀(adhiṭṭhāna-pāramī), (9)자애바라밀(mettā-pāramī), (10)평정바라밀(upekkhā-pāramī) 이렇게 열가지 바라밀이 있다.

 

십바라밀을 보면 육바라밀과 겹치는 것이 있다. 보시, 지계, 지혜, 정진, 인내 바라밀이다. 이중에 인내 바라밀에 대하여 대승에서는 인욕바라밀이라 한다. 금강경에서는 가리왕에게 사지를 잘렸어도 원망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청정도론 자애수행편에서는 오히려 자애와 연민, 평정의 마음을 내야 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인욕도 목숨바쳐 하는 것이다.

 

십바라밀은 아무나 닦는 것이 아니다. 부처가 되기를 서원하는 자만이 초월의 길로 갈 수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보살의 길이다. 자신의 깨달음의 길을 유예하고 공덕의 길로 가는 것이다. 공덕의 힘으로 부처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무량심을 닦아야 한다. 그래서 십바라밀은 사무량심을 바탕으로 한다.

 

초월의 길을 가려 하는 자는 자애, 연민, 기뻐함, 평정이라는 네 가지 무량한 마음을 내야 한다. 이런 마음 없이는 보살의 길을 갈 수 없다. 그렇다면 사무량심과 십바라밀은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을까? 놀랍게도 청정도론에서는 이 양자의 관계를 밝혀 놓았다.

 

 

초월의 길을 가는 자는 1)중생의 이익을 바라고(자애), 2) 중생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연민), 3) 이미 얻은 수승한 행복이 오래 지속되길 바라고(기뻐함), 4) 일체중생에게 편견이 없고 평등하게(평정)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이와 같은 마음바탕에서 다음과 같이 열가지 바라밀을 닦아야 한다.

 

(1) 보시를 실천한다. 그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을 회피하기 때문에 (2) 지계를 실천한다. 지계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3)출가를 실천한다. 뭇삶들의 이익과 불익에 미혹하지 않기 위해서 (4) 지혜를 닦는다. 뭇삶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항상 (5)정진에 매진한다. 최상의 정진으로 용맹을 얻었지만, 뭇삶들의 여러 다양한 허물에 대하여 (6)인욕한다. ‘그대들을 위해 이것을 내가 주겠다. 내가 하겠다.’라고 (7)서원을 하면 어기는 일이 없다. 그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흔들림 없는 (8)결정을 한다. 그들에 대해서 흔들리지 않는 (9) 자애로운 은혜를 베푼다. (10) 평정을 통해서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Vism.9.124)

 

 

여기서 여섯 번째 인욕에 주목한다. 여기서 인욕에 대하여뭇삶들의 여러 다양한 허물에 대하여 인욕한다.”라고 했다. 다양한 허물이란 무엇을 말할까? 그것은 중생들의 업()일 것이다. 업의 더러움이라 볼 수 있다. 그의 잘못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아도 감내 하는 것이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고 견디는 것이다. 가리왕이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도 원망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인욕도 목숨바쳐 하는 것이다.

 

살다보면 억울한 일을 종종 겪는다. 사소한 것도 있고 목숨을 잃을 정도로 큰 것도 있다. 시간 지나면 해결되는 것도 있고 평생 안고 가야 하는 것도 있다. 이럴 때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 억울하더라도 참고 견디는 것이다. 신체의 일부가 손상될 수도 있고 장기가 망가질 수도 있다. 목숨까지 버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인내하라고 한다.

 

욕됨을 참고 견디어 냈을 때 바라밀은 완성된다. 그렇게 되었을 때 엄청난 파워()를 갖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인욕한 사람들이다. 참고 견디어 왔기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인욕의 힘으로 성취한 것이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이를 극복하면 엄청난 힘으로 작용된다. 왠만한 난관은 돌파할 수 있다.

 

사람들은 조금만 어려워도 포기하고 좌절한다. 현상황을 돌파하려면 파워가 있어야 한다. 그 힘은 아낌 없이 하는 것이다. 신체가 손상 될 정도로 하는 것이다. 심지어 목숨까지 거는 것이다. 목숨걸고 하는 일에 되지 않은 것은 없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헌신 했을 때 성공하지 않을 자 없을 것이다.

 

 

2019-05-0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