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네 가지 좋아하는 길이 있는데, 우 에인다까 사야도 초청 서울특별법회 첫날

담마다사 이병욱 2019. 6. 18. 12:14

 

네 가지 좋아하는 길이 있는데, 우 에인다까 사야도 초청 서울특별법회 첫날

 

 

거사님 덕분에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어제 저녁 늦게 문자 받은 것이다. 담마와나선원 수계동기 9명 단체카톡방이 있는데 막내에 해당되는 법우님이 남긴 메시지다. 법우님은 이어서 내일도 갈 수 있음 좋겠습니다. 느낀 점이 꽤 있습니다.”라고 써 놓았다. 무언가 감명과 감동을 받았음에 틀림 없다.

 

2019 6 17일 미얀마 담마마마까(Dhamma mamaka) 선원장 우 에인다까 사야도의 서울법회가 동국대 대각적에서 열렸다. 오후 7시부터 9시 반까지 두 시간 반 동안 열린 법회는 한마디로 충만했다. 충만이라는 표현은 미얀마 수행기를 작성할 때도 쓴 바 있다.

 

2019 1 4일 미얀마 양곤 외곽 담마마마까 국제선원에서 법문축제가 열렸다. 그날 에인다까 사야도가 법문했다. 처음 접한 사야도 법문에 대하여 청정도론에 실려 있는 개구리 만두까(maṇḍūka)이야기’ (Vism.7.51)를 예로 들면서이날 사야도의 법문을 들은 불자들 역시 충만한 듯 보였다. 그들의 진지한 표정에서 알 수 있었다.”라고 써 놓았다. 이에 대하여 블로그에 법문축제, 담마마마까 수행기10’(2019-01-24)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놓은 바 있다.

 

축복이나 충만이라는 말은 교회에서나 사용하는 용어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불교법회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 에인다까 사야도의 법문이 그렇다. 그러나 미얀마 말을 알아 들을 수 없다. 담마마마까 창건주 혜송스님이 통역을 해 주어서 내용을 알 수 있다.

 

법문 내용도 좋지만 무엇 보다 분위기이다. 사야도가 게송을 운율을 넣어서 말하는데 마치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특히 마지막 구절을 길게 빼는데 그 운율 자체에 충만 되어서 부처님도 이런 운율로 설법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개구리 만두까가 부처님 음성에 인상을 취해 충만한 마음상태가 되었을 때 목동의 막대기에 짓눌려 죽었는데 곧바로 삼심삼천 천상에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실감날 정도이다.

 

서울법회가 열리기 까지

 

서울법회 이야기가 나온 것은 한달전쯤이다. 부처님오신날 전날에 직지사 백련암에 담마마마까에서 수행했던 재가요기들이 모였다. 우 에인다까 사야도가 내한 하여 백련암에 머물고 있는데 찾아 뵙기로 한 것이다. 사야도는 약 두달 가량 한국에 머물다가 712경에 미얀마에 돌아 갈 예정이다. 그 사이에 한국불자들을 위하여 법회와 위빠사나 집중수행 지도도 예정 되어 있다. 특히 위빠사나 집중수행은 큰절이라 볼 수 있는 직지사에서 템플스테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7 2()부터 7 7()까지 5 6일 일정이다. 법회는 6월 중에 갖기로 했다. 서울법회 담당자로 이학종선생이 정해졌다.

 

서울법회가 열리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처음에는 불교관련 방송사에 맡기려고 했다. 방송사에서는 정기적으로 법회를 하기 때문에 맡기면 자동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 방송사에서는 법당을 소유하고 있는 주체가 법당을 허락하지 않아 무산됐다. 또 어느 방송사에서는 법당일정이 꽉 잡혀 있어서 불가능하다고 했다. 방송사 힘을 빌어 법회를 추진하려 했으나 모두 무산된 것이다. 방법은 단 하나 자체적으로 추진 하는 것이다. 자비명상으로 유명한 마가스님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주최자가 직지사 백련암과 사단법인 자비명상이 되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십일도 남지 않은 법회이다. 최대한 알려야 했다. 가지고 있는 주소록에서 그래도 올 만한 사람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그러나 회신율은 반의 반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바쁘신데 불구하고, 좋은 정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준 선생도 있다. 또 어떤 선생은 감사합니다. 참석하겠습니다.”라며 답장을 주었다. 의외로 관심이 높은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법회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웹자보는 이희선선생이 만들었다. 요즘은 인터넷과 정보통신시대라 웹자보를 만들어 널리 유통시키면 매우 효과적이다. 블로그와 페이스북, 카페, 단체카톡방, 밴드 등에 알렸다. 어느 단체 카톡방에는 홍보 하나 하겠습니다.”라며 양해를 구하고 올렸다. 그래서일까 홍보 글 보고 찾아 온 사람도 있었다.

 




염치불구하고 이곳저곳에 올렸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꼭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왕이면 두 손 잡고 오라고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마가스님에게 크게 의지했다. 마가스님은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힐링멘토 중의 하나이다. 사단법인 자비명상과 53선지식 순례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법회준비를 하면서

 

법회장소는 대각전으로 정했다. 이학종선생이 이전에 대각전에서 여러 차례 행사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최적의 장소로 선정된 것이다. 무엇보다 교통이 좋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내려 6번출구로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바로 현장이다.

 

이해랑예술극장 안에 대각전이 있다. 대각전은 걸작중의 걸작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개천 교수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마치 석굴암을 연상시키듯, 돔이 있는 커다란 동굴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

 




현수막을 두 개 준비했다. 하나는 사야도의 법회를 알리는 현수막이고, 또 하나는 직지사 템플스테이에 대한 것이다. 서울법회를 알리는 현수막에는 미얀마 담마마마까 국제선원장 우 에인다까 사야도 초청 서울특별법회라고 썼다. 그리고 6 17() 18() 두 차례 열리는 것도 알렸다. 이해랑예술극장 로비에 부착했다. 이틀간 사용할 현수막이다.

 



 

직지사 템플스테이를 알리는 현수막은 대운동장 입구에 부착했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거기까지 간 것이다. 우 에인다까 사야도가 직접 지도하는 위빠사나 집중수행기간은 7 2() 부터 7 7()까지 5 6일 동안이다. 이 집중수행에 참여한다. 해외여행 가거나 휴가 가는 대신 신청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1월 미얀마를 다녀 온 후에 찬먜사야도의 위빠사나 수행 28을 읽고 그대로 실천해 보고 싶었다. 이 현수막은 기간이 있기 때문에 거의 2주간 게시된다.

 




준비는 착착 진행되었다. 한가지가 염려 되었다. 그것은 봉사에 대한 것이다. 일찍 도착하여 방석을 까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 온 사람들에게 서비스가 필요했다. 손님이 오면 커피나 차를 대접하는 것이 예의이다. 마찬가지로 먼 길을 힘들게 찾아 온 사람들에게 그냥 들여 보낼 수 없다. 그래서 다과와 음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마가스님에게 지원 요청했다. 스님은 흔쾌히 받아 주었다. 현성정사 자비명상팀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담당자와 통화했다. 늦어도 5시 반까지는 도착해서 세팅하기로 했다. 자원봉사들 5명이 도착했다. 법당 입구에 탁자에 마실 것과 먹을 것을 마련했다.

 

오후 6시가 되자 한사람 두사람 입장하기 시작했다.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하나 빠진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방명록이다. 임시로 유인물 뒷면을 활용하여 리스트를 만들었다. 성명과 전화번호와 오게된 경위를 적도록 했다. 오게 된 경위를 보면 매우 다양하다.

 




150명 정원 법당 가득히

 

법회가 끝나고 리스트를 보니 놀랍게도 132명이 서명 되어 있었다. 대각전 법당 수용인원이 150명이라고 하는데 서명하지 않은 사람까지 합하면 이 보다 훨씬 더 많이 온 것이다. 7시 이후 늦게 온 사람들이나 스님들은 서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렇게 본다면 이날 온 사람들은 150명이 넘는다.

 




법회에 150명 이상 왔다. 이런 숫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이학종 선생에 따르면 미얀마 사야도가 방한 했을 때 60명 가량 모이는 것이 보통이라고 했다. 이학종 선생은 80년대 말부터 법보신문에서부터 기자생활을 했으니 훤히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150명 왔다니 놀라운 숫자라고 했다.

 




방송사에서 주최하는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재가불자들과 사단법인에서 주최한 것이다. 그럼에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래서일까 준비한 9페이지짜리 프린트 75부가 동나버렸다. 적개는 50명 많아야 100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보아 그 중간 값을 취하여 75부 가져 온 것이다. 그런데 예상외로 많이 왔기 때문에 이날 법문 내용이 요약되어 있는 자료집이 부족하였다. 법회 할 때 두 사람이 함께 보아야 했다.

 

 



사야도가 입장했다. 법당안은 꽉 차 있다. 두 시간 전에 방석 백개를 깔아 놓았는데 부족하여 더 필요로 했다. 스님들도 약 30명 가량 왔다. 검붉은 가사를 입은 테라와다 스님도 보였다.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 한분은 10년만에 보았다. 능인불교교양대학 법우님이다. 어떻게 알고 찾아 왔냐고 묻자 블로그를 보고 왔다고 했다. 무척 놀랐다. 십년전에 주유소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기 때문에 근황에 대하여 여쭈어 보았다. 사업을 접고 쉬고 있다고 했다. 오랜만에 만난 것도 놀라운 것이지만 무엇보다 초기불교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놀랐다. 동기들 중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미얀마식으로 진행된 법회

 

법회는 준비된 자료집대로 진행되었다. 혜송스님이 만든 것이다. 혜송스님이 메일로 주어서 문구점에서 대량 복사한 것이다. 자료집이 부족해서 두 사람이 함께 보았다. 법회는 미얀마식으로 진행되었다. 담마마마까에서 법회 진행하는 순서대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료집은 미얀마식 빠알리어와 한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스승을 모시는 예경의식부터 시작됐다. 미얀마식 발음으로 오까-땃 오까-땃 오까-하며 세 번 청했다. 우리말로 예경함을 허락해 주십시오.”라는 말이다. 이어서 모두 함께 미얀마식 빠알리어로 까얏깡 와시깡 마노-깡 디후또라며 따라 했다. 이는 몸으로 지은 업, 입으로 지은 업, 마음으로 지은 업 등이라는 뜻이다. 신구의 삼업으로 지은 모든 허물이 사라지고, 오래 살고, 병이 없으며 위험과 원수가 사라지고 행복이 오기를 바라며 불, , 승 삼보에 예경하는 의식에 대한 것이다.

 




사야도는 미얀마어로 축원을 해 주었다. 참석자들은 사야도폐야 뻬렛 수ㅎ닌 삐송 얏밧로이 아신폐야라며 따라 했는데 이는 스승님께서 축원해 주신 대로 성취되기를 원합니다.”라는 뜻이다.

 




축원이 끝나자 정식으로 예경이 시작 되었다. 역시 미얀마식 빠알리어로 낫모 땃따 밧갓왓또 앗랏핫또 땀마 땀복닷따라며 세 번 합송했다. 이어서 띠사라나(삼귀의)를 사야도가 선창하면 대중은 따라 하는 식으로 합송했다.

 




파워가 있는 사야도 법문

 

법문은 7 20분부터 시작 되었다. 혜송스님은 법문에 앞서 간단하게 진행 경과를 소개 했다. 이 법회가 있기 까지 수고해 준 사람들을 소개 했다. 가장 먼저 사단법인 자비명상을 이끌고 있는 마가스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서 홍보소임을 담당한 이병욱 작가의 노고를 칭찬하고 이학종 선생이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진행한 노고에 칭찬 했다. 이런 칭찬은 법회가 말미에 한번 더 했다. 책한 권 낸 적이 없는 블로거임에도 작가라고 소개한 것은 과찬이라 본다.

 

이날 법문 제목은 좋아는 하는 길을 선택하세요, 길은 네 개 있습니다.’이다. 이 법문은 논장에 실려 있는 것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아비담마 논장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부처님이 도솔천에서 천인들에게 90일동안 설한 것으로 되어 있다. 아비담마 논장은 중생의 근기를 고려 하지 않고 설한 것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설하면 모두 도망가 버릴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근기가 수승한 천상계의 존재들에게 먼저 설했다. 인간에게는 법의 장군이라고 불리우는 사리뿟따가 부처님이 설한 것과 똑같이 설했다. 사리뿟따를 따르는 500명의 아라한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사야도 법문은 게송과 함께 진행되었다. 마치 한국의 선사가 법문할 때 도중에 게송을 읊어서 핵심을 요약해 주는 것과 같다. 한국의 선사들은 게송을 읊은 다음에 나무아미타불~”한다. 대중들도 따라서 한다. 미얀마 사야도는 짤막한 게송을 두 번 읊는다. 그러면 혜송스님이 두 번 더 읊는데 이 때 대중은 두 번 따라 한다.

 

법문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자애에 대한 게송을 읊었다. 미얀마 법문은 자애관으로 시작해서 자애관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문을 여는 자애관이라고 볼 수 있는데 미얀마어로 -송미아-수아 땃뜨와 찬-다 꼬쌔이 미에바세라고 두 번 읊는다. 이는 시방의 모든 생명이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행복하기를!”라고 바라는 내용이다.

 



 

사야도는 7 20분부터 9 30분까지 2시간 10분 동안 쉬지 않고 법문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대중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한두 사람 빼고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는 사람이 없었다. 법문에 몰입한 것이다.

 

사야도 법문은 파워가 있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내용도 힘이 있다. 미얀마어로 법문하지만 통역이 있어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마치 동시통역하는 것처럼 혜송스님이 그대로 알려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문을 들어 보면 전에 접하지 못한 내용이 많다. 그것은 아마도 미얀마의 교학과 수행전통이 그대로 실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려서 출가하여 교학을 배우고 익힌 것과 수행한 것이 법문의 힘으로 나타난 것이다.

 

네 가지 좋아하는 길이 있는데

 

법문 주제 네 가지 좋아하는 길은 무엇에 대한 것일까? 그것은 사악도의 길, 인간과 천상의 길, 색계와 무색계의 길, 그리고 열반의 길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네 가지 길이 있다. 그런데 이 네 가지 길에는 열차나 배나 비행기와 같은 탈 것이 없다는 것이다. 탈 것은 선업과 불선업이다. 몸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지은 행위에 따라 네 가지 길로 가는 것이다. 그래서 불선업을 행하면 사악도의 길로 가고, 보시와 지계를 하면 인간과 천상의 길로, 사마타선정을 닦으면 색계와 무색계의 길로 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열반의 길로 간다고 했다.

 

사야도는 한가지 주제에 대한 법문이 끝날 때마다 게송으로 마무리 했다. 대중은 따라 했는데 혜송스님이 이끌었다. 이렇게 대중이 따라하며 합송했을 때 충만해지는 것 같다. 앞서 법우님이 말한대로 축복의 시간이 되는 듯 했다.

 

2시간 10분 동안 사야도는 거침 없이 파워풀 하게 법문했다. 이를 통역하는 혜송스님 역시 충만된 마음으로 전달했다. 150명 가량 되는 대중이 모두 일체가 되는 듯 했다. 주의집중하며 몰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야도는 10바라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을 바치는 것이라고 했다. 깨달음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버릴 수 있음을 말한다. 석가모니부처님이 보살로 살 때 4아승지하고도 10만겁동안 바라밀을 닦아 붓다가 되었는데 부처님이 전하고 하는 법문이 바로 네 가지 좋아하는 길이라고 했다.

 

불선업을 행하면 사악도의 길로 간다. 교도소에 가는 것도 사악도의 길일 것이다. 그런데 교도소에 가고 싶다고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업공덕이 있는 사람은 악업을 지으라고 해도 못 짓는 것이다. 선업을 행하면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난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한 것은 선업공덕 탓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누구나 행복하고 싶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부처님은 “선한 자가 선을 행하는 것은 쉽다. 악한 자가 선을 행하는 것은 어렵다. 저열한 자가 악을 행하는 것은 쉽다. 고귀한 자가 악을 행하는 것은 어렵다.(Ud.60)라고 말했다. 누구나 각자 갈 길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열반의 길에 대하여

 

사야도는 네 가지 길을 차례로 설명하면서 게송으로 마무리 했다. 혜송스님의 선창에 따라 대중은 두 번 따라 했다. 대중의 합송이 울려 퍼질 때 법당안은 충만되는 것 같았다. 앉아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축복 받은 기분이다. 그래서 법우님이 거사님 덕분에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했을 것이다.

 

사야도는 가장 마지막으로 열반의 길에 대하여 설명했다. 사마타를 닦은 공덕으로 색계와 무색계에 태어나지만 결국 윤회할 수밖에 없다. 완전한 행복이 아니다. 위빠사나를 닦아야 완전한 행복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열반은 고통이 없는 순도 100프로 행복입니다.”라고 말했다.

 

열반의 길은 위빠사나를 닦는 것으로 완성된다. 사야도는 먼저 신, , , 법 사념처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대상으로 하여 오롯이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마음이 한번이라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죽 안에서 관찰했을 때 이를 사띠빳타나 위빠사나라고 했다. 사띠에 토대를 둔 위빠사나라는 뜻이다.

 

사마타는 오로지 하나의 대상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위빠사나는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관찰대상이 된다. 몸의 경우 행주좌와가 모두 대상이 된다. 그 중에 복부관찰이 있다. 호흡과 함께 일어나는 복부에 집중하는 것이다. 숨을 쉴 때 배가 불러지는 것에 집중하여 부품이라고 관찰하고, 꺼지면 꺼짐이라고 관찰한다. 복부를 관찰하면 복부의 움직임과 관찰하는 마음만 남게 된다. 그 어디에도 사람, 중생, , 너와 같은 개념이 발 붙이지 못한다.

 

느낌에 대한 것은 세 가지가 있다. 즐겁거나 괴롭거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이다. 이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알기 어려운 것은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이다. 그것은 지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느낌을 관찰할 때는 쑤시고, 쓰리고, 시리고, 찌르는 등 구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가장 강한 대상 하나를 잡아서 관찰하면 생멸을 볼 수 있다. 느낌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마음관찰은 어떤 것일까? 탐욕과 성냄 같은 것이다. 이 밖에도 질투, 인색, 지루함 등 갖가지 현상이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났을 때 일어나는 족족 알아차리고 호흡으로 가는 것이다. 여기서 호흡은 주관찰 대상인 배의 호흡을 말한다. 배에서 일어나고 꺼지는 것을 말한다.

 

법념처란 무엇일까? 사야도는 앞의 세 가지에 대하여 생멸(生滅)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생멸을 본다는 것은 다름 아닌 성품을 보는 것이다. 다른 말로 실재를 본다고 한다. 그래서 사야도는 세 가지 생멸의 경지를 보는 것이 법관찰입니다.”라고 말했다.

 

혜송스님은 사야도의 법문을 통역하면서 위빠사나의 핵심은 생멸을 보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몸과 느낌, 마음을 관찰하는 것도 결국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멸을 보기 위한 것이다. 복부의 움직임도 생멸에 대한 것이고, 경행 할 때 발을 움직이는 것도 생멸에 대한 것이다. 좋은 것이든 괴로운 것이든 느낌도 일어난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성냄도 일어나고 사라진다. 일어나고 사라지고 말 것에 목숨 걸 필요 없다.

 

생멸을 관찰하면 지혜가 생겨난다. 생겨난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항상하지 않음을 알아 무상의 지혜가 생겨난다. 무상한 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괴로움에 대한 지혜가 생겨난다. 무상한 것에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무아의 지혜가 생겨난다. , , , 법으로 사념처를 닦으면 무상, , 무아의 위빠사나 지혜가 생겨나서 적멸에 들 수 있음을 말한다. 온천지가 무상하고, 온천지가 괴로운 것이고, 온천지에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적멸이 되어 수다원 도와 과에 들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위빠사나를 닦는 것에 대하여 열반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사야도는 네 가지 길 중에서 열반으로 가는 길이 가장 수승하다고 말했다. 그것은 위빠사나를 닦아서 완성된다. 그래서 마무리 게송으로 윗빳따나, 뿌아--ㅎ마, 또아-, 내이반랑하며 두 번 읊었다. 혜송스님이 다시 두 번 더 읊었다. 대중들도 두 번 따라 읊었다. 법당이 충만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사아야도는 네 가지 길을 말했다. 악행을 하여 사악도로 갈 것인지, 보시와 지계를 하여 인간과 천상의 길로 갈 것인지, 사마타를 닦아서 색계와 무색계의 길로 갈 것인지, 위빠사나를 닦아서 열반의 길로 갈 것인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래서 짜잇야- 유에-, 랑엣-뚜에, 까웅-뿌에, 야욱폿ㅎ만하며  두 번 읊었다. 우리말로 네 가지 길 중에 좋아하는 길을 선택해서 가세요. 잘 도착할 것입니다.”라는 뜻이다.

 

공덕은 아무리 나누어도

 

사야도 법문이 모두 끝났다. 9 30분에 끝났는데 그때까지 일어서서 나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두 진지하게 경청하는 분위이기였다. 사야도가 비록 미얀마어로 말하지만 이를 통역한 혜송스님이 잘 전달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공덕회향 시간이 되었다. 오늘 법문을 듣고 지은 공덕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물질을 나누면 내 몫이 자꾸 줄어 들어 남아 나는 것이 업지만, 공덕은 아무리 나누어도 줄지 않는다.

 

정신적 공덕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 그래서오늘 지금 지은 모든 고귀한 공덕을 부모님, 스승님, 권속, 이웃과 자신을 보호해 주는 모든 존재와 이 우주 31세계에 윤회하고 있는 깨달을 분이 있는 모든 존재에게 회향합니다.”라고 게송을 읊었다.

 

공덕을 지으면 회향을 한다. 사야도의 법문을 듣고 마음이 충만해졌다면 이 충만한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짤막한 공덕회향 게송이 있다. 사야도가 -ㄹ롱 짜-짜 땃미야 으ㅎ미야 으ㅎ미야 으ㅎ미야 유도무짜 바-공로 따-둣 따-둣 따-하자 대중들은 모두 세 번 따라 했다. 이 게송은 이 소리를 듣는 모든 존재에게 회향합니다. 모두 가지세요. 훌륭합니다, 훌륭합니다, 훌륭합니다.”라는 뜻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애관 게송

 

지난 1월 미얀마 담마마마까에 있었다. 보름동안 선원에서 살면서 매일 8계를 받아 지녔다. 팔정도에서 바른 언어, 바른 생활, 바른 생계 세 가지는 자동적으로 지켜지는 것 같았다. 나머지 팔정도는 좌선과 행선, 일상에서 사띠를 하면 닦여지게 된다. 그런데 새벽 예불시간과 마지막 좌선시간, 그리고 아침과 점심을 먹을 때 늘 외는 게송이 있다. 그것 다름아닌 자애관 게송이다. 미얀마어로 되어 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합송하다 보니 운율이 익었다. 그런데 이날 법회에서 자애관 게송으로 마무리 했다.

 

자애관 게송을 합송하면 미얀마 현지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담마마마까에서 통용되는 자애관 게송이다. 그런데 대중들은 너무나 잘 따라 부른다는 것이다. 사야도와 혜송스님이 이끄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프린트물에 나와 있기 때문에 잘 따라 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미얀마 담마마마까에서 수행했던 요기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애관 게송을 들으면 저절로 충만되는 것 같다.

 

 

아얏새 미앳나네 아-ㄹ롱도 땃뜨와 두위,

베이양 낀짜바-세.

쌔이싱예 낀짜바-세.

꼬싱예 낀짜바-세.

꼬 쌔이 ㅎ넛피아 찬-다 스와핑,

미미도 칸다 윙고 유앳사웅 나잉짜 바-세.(3)

-둣, 따-둣, 따-둣.

 


시방에 있는 모든 생명들

위험과 해악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마음의 근심이 사라져서 행복하기를!

몸의 고통이 사라져서 건강하기를!

몸과 마음이 평화롭게

자신의 업을 잘 실어 나를 수 있기를!

기쁩니다, 기쁩니다, 기쁩니다.”

 


 

2019-06-1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