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제대로, 직지사 위빠사나 집중수행1
1일차 2019년 7월 2일 오후, 입소
미얀마어로 된 자애관 게송은 귀에 쟁쟁하다. “아얏새 미앳나네 아롱도 땃뜨와 드위~”로 시작되는 게송은 귀에 매우 익숙하다. 지난 1월 미얀마에서도 들었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 불렀다. 이번 직지사 템플스테이에서도 아침 저녁으로 법회가 끝날 때 불렀다. 이제 책을 보지 않고도 따라 부를 정도가 되었다.
자애관 게송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인 것 같다. 그것은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자애의 노래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애관 게송 합송이 끝나면 “싸두! 싸두! 싸두!”하며 법회가 끝난다.
직지사에서 2019년 7월 2일부터 7월 7일까지 5박6일 동안 템플스테이 했다. 미얀마 담마마마까 선원장 우 에인다까 사야도가 지도하는 사띠빳타나 위빠사나 집중수행에 참가한 것이다.
이번 집중수행을 앞두고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 그것은 좌선과 행선에 대한 것이다. 관련서적으로 ‘위빳사나 수행 28일’과 ‘11일간의 특별한 수업’을 읽었다. 특히 ‘위빳사나 수행 28일’ (한국빠알리성전협회)이 많이 도움 되었다. 이 책은 찬먜 사야도가 호주에서 28일 동안 법문한 것이다. 좌선과 행선을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지에 대한 방법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책은 책일 뿐이다. 이해는 되지만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아는 것과는 다르다. 내 것으로 만들려면 똑 같은 행위를 끊임 없이 계속 반복해야 한다. 몸에 붙게 만드는 것이다. 반복숙달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러나 생업을 가진 생활인에게는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방법도 잘 모른다. 누군가에게 지도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집중수행이 필요하다.
2019년 7월 2일 아침 안양에서 9시반에 출발하여 오후 2시경에 도착 했다. 직지사는 언젠가 와 보았다.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인 것 같다. 서울에서 경주로 갔었는데 도중에 들른 것 같다. 기억이 나지 않아서 사실상 처음 온 것이나 다름 없다. 템플스테이 사무국으로 향했다.
각지에서 수행자들이 왔다. 경상도 지역이어서일까 경상도 억양이 많았다. 남자 보다는 여자가 월등히 많았다. 방을 배정받았다. 일인일실을 기대 했으나 네 명이 한방을 쓰게 되었다. 수행복이 지급 되었다. 사이즈별로 구비 되어 있어서 골라 입으면 된다.
숙소는 템플스테이사무국 바로 위에 있다. 전통한옥으로 지어진 것이다. 숫자가 많아서인지 한방에 여러 명이 사용했다. 낯선 사람들과 방을 함께 쓰는 것이다.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불편할 것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집과 같은 편안한 기대는 접어야 한다. 편안하고자 온 것은 아니다. 휴식이나 휴양하고자 온 것도 아니다. 수행하고자 온 것이다.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 해야 한다.
모든 것이 미얀마와 비교된다. 미얀마 담마마마까에서는 어느 수행자에게든지 일인일실이 제공된다. 더구나 욕실까지 있다. 그래서 ‘일인일실일욕실’이 된다. 그것도 방이 매우 넓다. 많게는 열명도 잘 수 있는 너른 공간이다.
미얀마에서는 왜 이렇게 넓은 공간이 제공되는 것일까? 이는 담마마마까 창건주 혜송스님의 원력에 따른 것이다. 두 명 또는 세 명이 한방을 쓰게 되었을 때 불편함이 따른다. 한방을 쓰면 말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말을 하면 사띠가 깨진다고 했다. 일인일실이 제공되는 이유중의 하나일 것이다.
일인일실이 제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수행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수행은 명상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명상홀을 떠나서 개인 숙소에서도 수행할 수 있다. 누군가 명상홀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개인숙소에서 좌선과 행선 등 수행을 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편안하게 방에만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이겨내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기도 한다.
수행자에게는 일인일실이 마땅히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숫자가 많을 때에는 여러명이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다. 가장 염려 되는 것은 대화이다. 여럿이 있어도 혼자 있는 것처럼 살아야 하지만 둘 이상 있다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방법은 잠자는 시간 외에 숙소를 떠나 있는 것이다. 명상홀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보내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오후 3시부터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된다. 첵크인을 마친 수행자들은 만덕전으로 향했다. 마치 고래등처럼 거대하고 우람한 위용을 자랑하는 만덕전이다. 족히 천명은 들어갈 정도로 넓은 공간이다. 공간이 넓어서일까 각종 큰 행사에 사용된다.
만덕적은 1994년 건립되었다. 디긋(ㄷ)자 형태로 직지사 최대건물이다. 무려 83칸이라고 한다. 만덕전은 부처님의 만가지 덕을 선양하기 위해 지은 전각으로 연수를 위한 공간이다. 5박 6일동안 사띠빳타나 위빠사나수행을 위한 명상홀로 사용되었다.
큰 마음 먹고 왔다. 이번에는 제대로 해 보자는 마음으로 왔다. 나름대로 준비도 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 것이다. 지난 1월 미얀마에 간 것은 일종의 맛보기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무언가 이루어 내고자 했다. 그렇다고 욕망을 내는 것은 아니다. 노력으로 이루어내고자 한 것이다.
가장 취약한 것이 행선(行禪)이다. 미얀마에 있을 때에는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에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행선이 좌선보다 더 볼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행선위주로 하고자 했다. 짧은 일정이지만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빡세개 하면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행선은 물론 좌선도 제대로 하고자 한다. 여기에 일상사띠까지 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어떤 이는 이번 집중수행기간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오로지 수행에만 전념하라고 충고했다. 과연 나는 잘 할 수 있을까?
2019-07-08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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