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이 생에서 위빠사나 수행한 공덕으로, 직지사 위빠사나 집중수행4

담마다사 이병욱 2019. 7. 17. 22:45

 

이 생에서 위빠사나 수행한 공덕으로, 직지사 위빠사나 집중수행4

 

 

2일차 2019 7 3일 새벽, 우 에인다까 사야도 새벽법문

 

직지사 위빠사나 집중수행 2일차이다. 5 6일 일정에서 본격적으로 수행이 시작되는 날이다. 첫날은 늦은 오후부터 시작 되었기 때문에 절반에 해당된다. 오리엔테이션과 저녁법문으로 첫날을 보냈다. 2일차 일정은 새벽부터 시작되었다. 새벽 3 30분에 기상하여 4시부터 시작되는 새벽좌선에 참석했다.

 

9계를 받아지니고

 

새벽좌선과 저녁 마지막 좌선에 참석하는 것은 선원에서 기본적인 예의라고 한다. 마지막 좌선은 저녁 8시부터 9시까지를 말한다. 시작과 끝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다 빼 먹어도 이 두 타임만큼은 꼭 참석하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새벽 4시가 되자 수행자들이 하나 둘 모여 들기 시작하여 너른 만덕전 법당에 칠십명 가량 되었다. 산중이라 기온이 낮아서인지 긴팔과 겉옷을 입은 수행자들이 많았다.

 




새벽 5시부터 예불이 시작되었다. 순수한 미얀마식이다. 미얀마 담마마마까 국제선원에서 하던 식 그대로이다. 하일라이트는 9계를 받는 것이다. 선원에서는 8계를 받는다. 여기에 자비계를 하나 더 하여 9계를 받는 것이다. 9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6번째 항 오후불식에 대한 것이다.

 

오후불식과 관련하여 미얀마식 빠알리어로 윗깔랏 보잣나 왜랏맛닛 때이깟빳당 땃마딧야미라고 합송한다. 이 말은 정오이후( 12~ 다음날 동틀 때까지) 음식 먹지 않는 계를 잘 지키겠습니다.”라는 뜻이다. 한국의 경우 겨울에 늦게 동이 트는데 미얀마에서 온 스님들은 아침 식사를 늦게 할 수밖에 없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 겨울은 동이 트려면 오전7시는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얀마에서는 오전 6시 전후로 하여 동이 튼다.

 

위빠사나에서 말하는 팔정도는

 

새벽예불이 끝나고 사야도 새벽법문이 시작되었다. 법문은 위빠사나를 닦아야 해탈한다라는 내용이다. 사야도는 먼저 계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장애없이 수행하려면 계를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은 마음이 청정하고 계행이 청정하고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이른바 계정혜 삼학을 잘 닦은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야도는 사띠를 강조했다. 사띠를 유지하려면 사띠를 안놓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정정진이라고 했다. 한순간도 사띠를 놓치지 않으려면 집중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정정이라고 한다. 사띠를 성성하게 유지하는 것이 정념이라고 한다. 이렇게 대상에 대하여 사띠를 놓치지 않고 관찰하면 정정진, 정념, 정정 세 가지를 모두 갖추게 된다고 했다.

 

선원에서 살면 계는 자동적으로 지켜진다. 매일 새벽에 9계를 받아 지니며 선원에 살면 정어, 정업, 정명 이 세 가지는 자연스럽게 지켜진다. 남은 것은 정견과 정사유이다. 그런데 위빠사나 선원에서 정견과 정사유는 경전에서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우리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신-물질 작용을 아는 것을 정견이라고 한다. 일어나면 일어난 줄 알고, 강해지면 강해지는 줄 아는 것이다. 정진-물질 작용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을 정견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사유란 무엇일까? 아주 빠르게 순발력 있게 주관찰 대상으로 돌아 오는 것을 정사유라고 한다. 이 두 가지가 잘 지켜 지면 지혜가 있다고 말한다.

 






깨달음의 조건 네 가지

 

사야도는 깨달음의 조건에 대해서도 말했다.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1)사람으로태어나야 하고, 2)살아 있어야 하고, 3)불법을 만나야 하고, 4)배운대로 실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졌을 때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사야도는 이렇게 네 가지 조건을 말하면서 여기 있는 수행자들은 깨달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야도는 이 생에서 도와 과를 성취할 수 있다고 했다. 설령 이 생에서 성취하지 못해도 걱정할 것이 없다고 했다. 이것을 인연으로 언젠가는 성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들으니 법화경 방편품의 한구절이 떠올랐다. 법화경 방편품에 따르면 어린 아이가 막대기로 불상을 그려도 그 인연으로 성불할 것이라 했다. 마찬가지로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그 인연공덕으로 언젠가는 도와 과를 이루어 해탈할 것이라고 했다.

 

다섯 가지 해탈 시기가 있는데

 

사야도는 위빠사나 해탈에 대하여 다섯 가지로 설명했다. 준비된 프린트물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1) 열심히 수행하다 보면 어느 한순간에 점점 장애(, , 사견)가 소멸하여 성인이 된다.

2) 임종직전에 아라한이 될 수 있다.

3) 천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법을 성취할 수 있다.

4) 정법을 만날 수 없는 시대에 나서 스승이 없어도 자연을 보고 자신의 몸을 관찰하여 벽지불이 된다.

5) 다음 부처님이 출현할 때 인간에 와서 성인이 된다.

 

다섯 가지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첫번째 항이다. 이 몸이 살아 있는 지금 이때 실천수행하여 도와 과를 이루어 성인이 되는 것이다. 이 생에서 아라한이 되어 완전한 열반을 성취한다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임종직전에 아라한이 되어 완전한 열반에 드는 것

 

두 번째는 임종직전에 아라한이 되어 완전한 열반에 드는 것이다. 이 생에서 아라한이 못 되었다고 하더라도 포기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 임종직전까지 가 보아야 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임종직전에 아라한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사야도에 따르면 쁘띠갓따띳사(Putigattatissa) 장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장로는 임종직전에 병을 관찰하여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임종직전에 아라한이 되어 완전한 열반에 드는 것에 대하여 사마시시(samasīsī)라고 한다. 한꺼번에 두 가지가 성취된다고 하여 사마시시라 하고, 이를 이룬 자에 대하여 사마시신(samasīsīn)이라고 한다.

 

쁘띠갓따띳사 장로는 임종직전에 자신의 병을 관찰하여 사마시신이 되었다. 이와관련하여 법구경 41번 게송에 인연담이 있다. 인연담에 따르면 장로는 종기가 나서 버려진 채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를 안 부처님이 임종하는 장로에게 의식은 그대를 떠나고 몸은 쓸모 없이 통나무처럼 땅위에 버려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이어서 , 머지않아 쓸모 없는 나무 조각처럼 의식 없이 버려진 채, 이 몸은 땅위에 눕혀지리라.”(Dhp.41)라고 가르쳤다. 장로 띳싸는 그 가르침을 듣고 거룩한 경지(阿羅漢)를 성취하고 열반에 들었다고 한다.

 

천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아라한이 되어 완전한 열반에

 

세 번째는 천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아라한이 되어 완전한 열반에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사야도는 천상에 태어난 어느 빅쿠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도와 과를 원해서 열심히 정진하던 빅쿠가 갑자기 죽었는데 천상에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것도 천녀들에게 둘러 쌓여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런 상황은 결코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는 것이었다. 빅쿠는 너무 실망했다. 빅쿠는 부처님이 천상에서 설법할 때 법문을 듣고 도와 과를 이루었다고 한다.

 

사야도의 이야기를 보면 상윳따니까야에 실려 있는 요정의 경’(S1.46)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경을 보면 어느 하늘사람이 “요정들의 노래가 메아리치고 유령들이 출몰하는 숲은 무명의 숲이라 불리는데, 어떻게 그곳에서 벗어나랴? (S1.46)라고 되어 있다. 이 게송은 삼십삼천 ‘환희의 동산(nandana)’을 묘사한 것이다.

 

주석에 따르면 어느 빅쿠가 숲에서 해탈과 열반을 목표로 고행을 했는데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 뇌졸증으로 죽었다고 한다. 눈을 떠 보니 삼십삼천 환희의 동산에 화생하여 천상의 무희들에 둘러싸여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이것은 빅쿠가 원했던 것이 전혀 아니다. 빅쿠는 해탈과 열반을 서원했음에도 풍병이라 불리우는 뇌졸증으로 죽어서 곧바로 천상에 화생한 것이다.

 

주석에서는 빅쿠가 천상에 화생한 이야기만 나와 있다. 사야도는 이후의 이야기까지 들려 주었다.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사야도 법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불법이 없는 시대에 태어나 벽지불이 되어

 

네 번째는 불법이 없는 시대에 태어나 벽지불이 되어 완전한 열반에 드는 것이다.이번 생에서 도와 과를 얻지 못하고 죽었을 때 어떤 세계에 태어날지 없다. 그러나 수행자들은 수행을 한 공덕으로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 여기서 천상은 범천을 말한다. 색계와 무색계천상이다. 그런데 천상의 수명은 엄청나게 길다는 사실이다. 색계 천상의 경우 가장 낮은 초선천은 수명이 1겁이다. 1겁의 세월이라면 우주가 성주괴공하는 주기와 같은 것이다.

 

수백겁을 범천에서 산다면 그 사이에 부처가 출현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법이 머무는 기간은 매우 짧기 때문에 윤회하여 다시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불법이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 어느 생에서인가 위빠사나 수행한 공덕이 있기 때문에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도와 과를 이룰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사야도는 낙엽이 지는 등 자연무상을 보고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여 무상의 지혜, 고의 지혜, 무아의 지혜를 이룹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불법이 사라진 시대에 태어나서 스스로 연기법으로 깨달아 아라한이 된 자에 대하여빠쩻까붓다(paccekabuddha)’라고 한다. 한역으로는 연각승, 벽지불, 독각승 등으로 불리운다.

 

벽지불은 법을 설할 수 없다. 벽지불이 스스로 연기법을 깨달아 정각(sambodhi)을 이루었다고 할지라도 바르게 깨닫는 삼마(sammā)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로지 부처님만이 법을 설할 수 있다. 부처가 되기를 서원하여 4아승지 10만겁 동안 10바라밀을 닦으면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깨달음에 대하여 삼마삼보디(sammā-sambodhi)라고 한다. 이처럼 삼보디와 삼마삼보디는 다른 것이다. 지극히 원만하고 바른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에 대하여 삼마삼붓다, 즉 정등각자라고 한다.

 

부처님이 출현할 때 인간으로 태어나

 

다섯 번째로 다음 부처님이 출현할 때 인간으로 태어나 도와 과를 이루어 완전한열반에 드는 것이다. 이와 같은 예로서 사리뿟따, 목갈라나 등 부처님 제자를 들 수 있다. 부처님이 출현 했을 때 부처님 제자가 되어 부처님의 설법을 한번만 들어도 도와 과를 이루어 아라한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냥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수없는 겁동안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도와 과를 이루는 성인에 대하여 성문제자라고 한다. 성문제자는 혼자힘으로도 바른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여 그냥 간단히 보디(Bodhi: ) 라고 한다. 이는 부처님의 깨달음에 대하여 삼마삼보디(sammā-sambodhi: 正等覺)라고 하고, 벽지불의 깨달음에 대하여 삼보디(sambodhi: 正覺)라고 칭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생에서 위빠사나 수행한 공덕으로

 

사야도는 새벽법문에서 다섯 가지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소개 했다. 가장 좋은 것은 이 생에서 열반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차선은 죽음에 임박했을 때이다.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관찰했을 때 아라한이 되어 완전한 열반에 들 수 있는데 한번에 두 가지를 성취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천상에 태어나서 부처님 설법을 듣는 것이고, 그 다음은 불법이 완전히 사라진 시대에 자연의 변화를 보면서 스스로 연기법을 깨달아 부처가 되는 벽지불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부처님이 출현한 시기에 태어나 부처님 제자가 되어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인 살아 있을 때 도와 과를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도와 과를 이루지 못하고 죽었을 때 어느 세계에 태어날지 모른다. 수명이 한량 없이 긴 범천에 태어나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 왔을 때 불법이 완전히 자취를 감출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제 다음 부처가 출현할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 있어서 불법이 있을 때 실천수행하여 깨닫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사야도는 기죽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수행하라고 했다. 설령 이 생에서 깨닫지 못한다고 해도 이생에서 위빠사나 수행한 공덕으로 언젠가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데 다섯 가지 시기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부처님 당시에 제자들이 숲속에서 살며 어려운 환경에서 될 때까지 수행했듯이,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될 때까지 열심히 수행하면 도와 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19-07-17

담마다사 이병욱